무인도에서 보내요 내 손을 잡아 줘요 1
김흥식 지음 / 씨드북(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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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식 작가의 [그렇게 나무가 자란다]를 읽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충격적인 소재의 그림책이었지만 엄연하게 현실에 존재하고 있는 상황들로

가정폭력의 무서움과 위험성 그리고 대물림되는 폭력 상황에

적잖은 마음의 울림을 느꼈던 책이었다.

 

김흥식 작가는 <무인도에서 보내요> 그림책에서도 가정 폭력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무인도에서 혼자 생활하는 아이 주변에 널려있는 쓰레기들을 보며

환경문제를 다룬 책인가? 싶었는데 괴물의 등장 장면부터

가정 폭력이 주제임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밤만 되면 나타나 지독한 악취를 풍기고

손에 잡히는건 다 던져 버리며, 발에 걸리는 건 다 차 버리는 괴물.

얻어 맞을까봐 절대 눈에 띄면 안되고

숨소리조차도 내지 않고 지새던 밤을 보내는 아이는

이런 곳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손을 내민다.

 

수없이 외쳤지만 외면 당하던 아이는

괴물이 먹고 난 술병 속에 쪽지를 넣어 바다에 던진다.

구해 줘. 부탁이야.”

 

화목한 집을 꿈꾸며 가족 여행을 떠나고

아빠 힘내세요외치고 싶은 무인도 속 아이에게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화답은 무엇일까?

책장 속에서 술병 속 편지를 꺼내는 아이의 모습이

뒷면지에 담긴 이유는 그 아이가 우리의 모습이 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 같았다.

 

도와달라는 아이의 외침이 그대로 메아리로 되돌아오지 않게

반응하며 귀 기울여주고 손잡아 주는 사회가 그 아이에겐 절실하다.

우리의 관심을 경험한 아이가 비로소 대물림되는 가정 폭력의 고리를

단호하게 끊어낼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사회가 되고 있나?

이 책을 읽고 난 후 한동안 마음이 무거웠고

내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소외되고 방치되어 있는 아이들은 없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

충분히 사랑받고 자라나야 할 아이들의 시간,

사랑과 정성으로 책임을 다하는 부모,

우리에게 모두 필요한 것들이다.

아이들이 더 이상 무인도에서 떨며 시간을 보내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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