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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참방 ㅣ 보람 그림책 2
보람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9월
평점 :
<파닥파닥 해바리기>로 만났던 보람 작가의 신작 <모두 참방>!
연약한 해바라기를 배려해주는 큰 해바라기들의 따뜻한 마음이 좋았던 기억 때문에
<모두 참방>도 공연히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보람 작가만의 밝고 귀엽고 포근한 느낌의 그림이
서사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미에겐 바다
다람쥐에겐 호수
토끼에겐 연못
아이에겐 물웅덩이
그렇가면 호랑이에겐?
호랑이가 한번 넘어져 덮치면 흩어져 버릴만큼 작은 물웅덩이에서
아이도, 토끼도 다람쥐도 참방거리며 놀지만
개미는 너무너무 두려워 무섭기만 하다.
직면한 한 상황이 입장과 처지에 따라 이렇게나 다르다.
모두의 놀이터를 망친 호랑이가 가는 곳은
자기는 물론이고 모든 친구들과 함께 참방거릴 수 있는 숲 속 계곡이었다.
자기 등에 친구들을 태워 가고,
맛있는 수박 간식을 동물 친구들의 크기에 맞춰 잘라주며,
작은 체구로 물속에 들어가기 힘든 개미에게 맞춤형 퐁당 연못을 만들어 주는
호랑이는 몸집만큼 마음이 큰 어른이었다.
요즘 권력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책임은지지 않으려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며
호랑이 같은 어른이 얼마나 중요한지 감정이입을 시키며 책을 읽었다.
호랑이의 세심하고 따뜻한 배려에
작은 개미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같이 한 동물 친구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세상이 이래야 살 맛나지 않겠는가?
서로서로 돌보며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들로 다른 사람들을 돕고 섬기는 세상 말이다.
힘 있는 호랑이는 그 힘을 자신에게만 쓰지 않았다.
권력만 가진 어른들에게 화가 나 씩씩거리는 내 마음에
오늘 처방해 준 이 책 <모두 참방>이 잠깐의 진통제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