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다람쥐의 크리스마스 바람그림책 131
도요후쿠 마키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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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면 크리스마스다.

선물을 나눠 줄 산타 할아버지를 손꼽아 기다리는 어린아이도 아니고

신앙적 의미에 더 촛점을 맞추게 되는 날일 수밖에 없다.

다행히 그림책 세계를 여행하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크리스마스 관련 책들을 통해

크리스마스를 즐기게 되는 것 같다.

 

<봄선물이 와요>, <발레리나 토끼>를 통해 만났던 작가의 크리스마스 관련 책이 나왔다.

천개의바람의 <아기 다람쥐의 크리스마스>는 작가 특유의 포근함과 귀여움을 장착해

더욱 따뜻한 모습으로 출간되어 크리스마스 시즌과 너무 잘 어울리는 책이 되었다.

 

북쪽 나라 산타 할아버지의 집 옆에 사는 아기 다람쥐는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느라 바쁜 산타 할아버지를 날마다 바라보며 지낸다.

, 여름, 가을이 지나고 드디어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산타 할아버지는

썰매 가득 선물을 싣고 길을 떠난다.

산타 할아버지를 배웅하고 난 다람쥐는 수고하는 산타 할아버지께 선물을 주고 싶어졌다.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도토리를 준비하지만 지켜보던 곰이 사과를 추천해주고,

여우는 사과보다 꽃을, 너구리는 꽃같이 평범한 것보다는 빛나는 돌을,

오리는 돌보다는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선물하기를 추천하는데 다람쥐는 결정할 수가 없었다.

드디어 돌아온 산타 할아버지께 아기 다람쥐가 선물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산타 할아버지는 아기 다람쥐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온 세상에 가져다주는 건 물건이 아니란다라고.

누군가를 생각하며 어울릴만한 선물을 고르고 준비하는 것은 전하는 물건이 아니라 그 물건에 담긴 선물하는 사람의 정성과 사랑이 담긴 마음이라는 것을 말하는 산타 할아버지가 계셔 참 다행이다.

 

요즘은 너무나 당연히 그리고 당당하게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산타 할아버지의 말을 되새겨보면 좋겠다.

작은 도토리 안에 든 아기 다람쥐의 커다란 사랑을 볼 줄 알았던 산타 할아버지는

세상 많은 사람들에게도 선물을 전해주며 산타 할아버지의 사랑 가득한 마음을 담았을 것이다,

 

때가 돼서 받는 선물이 아니라, 기념일이라서 주는 선물이 아니라

진정한 마음을 담아 전하고 받는 것이 선물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전하고 있는 이 책은

[소중한 것을 나누는 선물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번 크리스마스에 누군가에게 전해질 것 같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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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무도 고슴도치를 쓰다듬어 주지 않을까
안드레이 쿠르코프 지음, 타니아 고리시나 그림, 송민영 옮김 / 템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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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랑 고양이 그리고 말은 사람들이 쓰다듬어 주는데

왜 고슴도치는 쓰다듬어 주질 않을까?’ 라는 질문을 가진 고슴도치의 이야기가 있다.

제목도 <왜 고슴도치는 쓰다듬어 주질 않을까>.

제목을 본 순간 내 마음속에선 가시가 있어서 그렇지라고 대답했다.

표지엔 담장에 발을 올리고 부러운 눈빛으로 밖을 쳐다보고 있는 고슴도치 한 마리가 있고

, 뒤 면지 가득 고슴도치의 가시가 가득 그려져 있다.

 

고슴도치는 마을 길을 따라 걷다가 강아지, 고양이, 말이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의 곁에 아무도 없음으로 인해 울고 만다.

나도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아무도 나를 쓰다듬어 주지 않아.

 

쓰다듬어 준다라는 표현에 담긴 의미는

사랑스럽다, 내 옆에 있어 줘, 사랑받고 있구나 등의 다양한 감정들의 상호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존재가 사랑받고 있지 않다는 슬픈 감정에 빠진 고슴도치를 내가 쓰다듬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 때 나타난 회색 쥐가 고슴도치의 우는 이유에 대한 대답을 들은 뒤,

고슴도치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도 아무도 쓰다듬어 주지 않아. 그래도 나는 그렇다고 해서 울지는 않아.”

나는 애완동물이 아니라 야생동물이니까

 

자기와 공통점을 가진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안심이 되고

자신의 정체성을 바로 알게 될 때 생기는 자존감과 자신감이 어떤 영향을 주게 되는지

고슴도치의 대답을 통해 알 수 있다.

, 그러면 나는...이제 괜찮아!”

 

, 그러면 나는...이제 괜찮아!”

이 고슴도치의 대답이 내 마을을 설레게 했다.

이제 됐구나. 안심이야. 정말 다행이다라고 안도하는 나를 보며 이 책이 가진 힘을 느꼈다.

 

자신을 정확히 바라보게 해주는 누군가(혹은 다양한 매체)를 만날 수 있다면

방황하지 않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며 나 자신을 탐구하는 시간이 필요한 청소년기 아이들이 이 책을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슴도치 같은 아이들 주변에 당당한 회색쥐들이 더 많이 생기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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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바꾸시겠습니까?
레트 밀러 지음, 댄 샌탯 그림, 김여진 옮김 / 오늘책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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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을 만났다.

아마도 같은 시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이나,

그 시기를 통과한 지 오래된 아이들이 자신의 솔직한 경험담을 늘어놓게 될 책,

<아기를 바꾸시겠습니까?>는 엄마, 아빠의 입장에서도 자녀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갓난 아기 동생 조가 태어난 뒤 부모님의 관심에서 멀어진듯한 열 살 제임스!

조가 태어나기 전엔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받았었는데

이젠 어른 취급 받으며 사사건건 지적받고 혼나게 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매주 한번씩 온 가족이 피자를 먹으러 식당에 간 날, 하필 조가 응가를 했다.

기저귀를 갈아주는 건 제임스의 몫이 되었고 화장실에서 본 광고 문구 하나가 제임스의 마음을 흔들었다.

아기를 바꾸시겠습니까? 원하는 아기로 바꿔드립니다.‘

 

동생만 태어나지 않았다면 엄마, 아빠에게 자신이 늘 최고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제임스는

기저귀대에 조를 눕히고 버튼을 누르고 싶어졌을 것이다.

비밀도 지켜주고 선물까지 준다고 하지 않는가?

결정에 필요한 시간은 10!

과연 제임스는 버튼을 누르고 말았을까?

 

동생이 태어난 뒤 스트레스로 인해 일시적인 퇴행을 보이는 아이들 때문에 걱정했던 부모님들이 있을 것이다. 열 살이나 차이나는 제임스는 퇴행이 아니라 환불(아이를 물건이라고 생각할 정도)이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안다.

동생은 보살피고 사랑해줘야 하는 대상이라는 것을.

 

5세와 3세였던 우리 아들 딸이 같은 유치원 다니게 됐을 때,

낮잠 시간에 꼭 여동생에게 팔베개를 해준다는 스윗한 오빠가 아들이었다.

청소년기를 지나며 데면데면 현실 남매의 모습을 보였지만 다섯 살 오빠의 마음 속엔

세 살짜리 여동생을 보호해 줄 사람이 자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부모님들이 알아준다면 동생을 둔 형, 오빠, 언니, 누나들은 본성이 시키는대로 동생들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이들의 어릴 적 앨범을 들춰보고 싶어진다.

그 속엔 대견스러운 오빠도 있고 사랑스러운 여동생도 숨어있다.

이런 때도 있었구나싶은 추억을 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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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성냥갑 - 2021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동시집
아돌포 코르도바 지음, 후안 팔로미노 그림, 김현균 옮김 / 한솔수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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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겨나는 표지 그림에 마음을 뺏기고

실린 1940년대의 시들에서 느껴지는 순수하고 맑은 기운이 좋았던

<작은 성냥갑>은 오래 사랑하게 될 것 같은 시집이다.

 

[수집] 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제목에서 연상된 1980년대의 나의 취미였던 성냥갑 모으기는 나의 20대의 추억이 담겨 있었다. 한 때 수 백개 까지 모았던 작은 성냥갑은 주로 커피숍과 카페의 광고를 담고 있었지만

다양한 크기와 모양을 갖추고 있었다. 화약 묻은 성냥개비 머리의 색깔도 다양했었다.

거주지를 옮겨 다니며 다 버려지고 없어져 버렸는데 그 성냥갑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작은 성냥갑> 책을 엮은 아돌포 코르도바의 엮은이의 말 속에서도 발견한

시를 수집하는 사람이라는 말도 참 좋았다. 그는 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는 울리고, 고동치고, 둥둥 두드립니다.

소리 내어 읽으면 좋고, 귀로 들어갔다가 눈으로 나오지요.

입에서 입으로 퍼지더니 수천 년 전 그것을 읊조리는 사람들의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로 시는 변했고 인류의 발걸음과 함께해왔습니다.”

 

<작은 성냥갑>에 실린 다양한 시대들의 시를 읽다 보면

그가 정의한 시의 의미가 그대로 전해지는 느낌이 든다.

성냥갑 안에 들어 있는 같은 듯 다른 다양한 성냥개비들처럼

다양한 나라, 다양한 시대, 다양한 주제를 담은 시들이 모여

시를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는 이 책으로 인해 다양한 감정 이입을 경험하게 된다.

 

오늘 내 마음을 빼앗은 시는 이 책에 나오는 가장 짧은 시다.

그런데 이 시가 지금 딱 내 마음이기도 하다.

2013년의 어느 날 라우라 데베타츠는 어떤 사연이 있었길래 이 시를 썼을까?

 

문득 떠오른 생각

 

내가 울면 온 세상이 젖는다.

(라우라 데베타츠, 2013, 아르헨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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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할머니 딱따구리 그림책 34
줄리 김 지음, 성기홍 옮김 / 다산기획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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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 느낌이 물씬 풍기는 <사라진 할머니>의 표지 그림을 보고

작가의 이름을 보니 줄리 김(Kim)이어서 교포 작가인가 하고 봤더니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작가였다.

 

할머니와 옛이야기는 뗄내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닌가?

특히 요즘 같은 눈 오는 밤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듣는 건

그야말로 추억의 장면으로 남겨진 장면일 것이다.

 

<사라진 할머니>의 표지를 통해 등장하는 호랑이를 보며 떠오른 옛이야기는

곶감과 호랑이와,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팥죽할멈과 호랑이 등이 있었는데

내용을 살펴보니 내 예상을 빗나간 신선한 전개였다.

주인공 남매 준과 누나가 사라진 할머니를 찾아 나선 길에서

옛이야기 속 주인공들을 만나 현실 세계와 마법의 세계를 넘나들며 펼치는 모험 이야기였다.

 

준과 누나가 사라진 할머니를 찾아 나선 길에서 만난 옛이야기의 주인공들,

옥토끼, 호랑이, 도깨비, 구미호는 작가가 이민을 가서 만난 우리 옛이야기의 주인공 느낌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약간의 판티지 느낌이 느껴졌다.

그림 곳곳에 힌트와 단서가 될 내용을 숨겨 놓은 작가의 의도도 좋았고

추리물 같은 긴장감도 이야기 전반에 깔려 있어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몸에 대면 웃음을 나게 하는 톡토끼의 효자손과

어느 곳이든지 대기만 하면 손잡이가 되어 길을 열어주는 도깨비의 문고리를 이용해

다시 돌아온 집에 할머니가 계셨지만....

이 할머니는 준이의 할머니가 맞을까?

준이의 누나는 또 어떻게 된거지?

 

뒷표지까지 이어지는 반전과 긴장감, 그리고 열린 결말이 주는 새로운 옛이야기 같은 책

<사라진 할머니>의 원본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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