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성냥갑 - 2021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동시집
아돌포 코르도바 지음, 후안 팔로미노 그림, 김현균 옮김 / 한솔수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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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겨나는 표지 그림에 마음을 뺏기고

실린 1940년대의 시들에서 느껴지는 순수하고 맑은 기운이 좋았던

<작은 성냥갑>은 오래 사랑하게 될 것 같은 시집이다.

 

[수집] 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제목에서 연상된 1980년대의 나의 취미였던 성냥갑 모으기는 나의 20대의 추억이 담겨 있었다. 한 때 수 백개 까지 모았던 작은 성냥갑은 주로 커피숍과 카페의 광고를 담고 있었지만

다양한 크기와 모양을 갖추고 있었다. 화약 묻은 성냥개비 머리의 색깔도 다양했었다.

거주지를 옮겨 다니며 다 버려지고 없어져 버렸는데 그 성냥갑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작은 성냥갑> 책을 엮은 아돌포 코르도바의 엮은이의 말 속에서도 발견한

시를 수집하는 사람이라는 말도 참 좋았다. 그는 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는 울리고, 고동치고, 둥둥 두드립니다.

소리 내어 읽으면 좋고, 귀로 들어갔다가 눈으로 나오지요.

입에서 입으로 퍼지더니 수천 년 전 그것을 읊조리는 사람들의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로 시는 변했고 인류의 발걸음과 함께해왔습니다.”

 

<작은 성냥갑>에 실린 다양한 시대들의 시를 읽다 보면

그가 정의한 시의 의미가 그대로 전해지는 느낌이 든다.

성냥갑 안에 들어 있는 같은 듯 다른 다양한 성냥개비들처럼

다양한 나라, 다양한 시대, 다양한 주제를 담은 시들이 모여

시를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는 이 책으로 인해 다양한 감정 이입을 경험하게 된다.

 

오늘 내 마음을 빼앗은 시는 이 책에 나오는 가장 짧은 시다.

그런데 이 시가 지금 딱 내 마음이기도 하다.

2013년의 어느 날 라우라 데베타츠는 어떤 사연이 있었길래 이 시를 썼을까?

 

문득 떠오른 생각

 

내가 울면 온 세상이 젖는다.

(라우라 데베타츠, 2013, 아르헨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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