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시 코르차크 - 어린이들의 영원한 친구 도토리숲 평화책 8
필립 메리외 지음, 페프.쥬느비에브 페리에 그림, 윤경 옮김 / 도토리숲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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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시 코르차크의 아이들]이라는 책을 통해 코르차크를 처음 만났고

늘 아이들을 만나는 입장에서 진심으로 본받고 싶은 사람 중의 한 분이 코르차크다.

코르차크가 평소에 아이들을 얼마나 존중하며 인격적으로 대했는지

다음 문장이 잘 설명해준다.

어린이들이 작다고 해서 슬픔도 작은 것은 아닙니다.

어린이들에게도 감정이 있고 비밀이 있고, 사생활이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작다고 해서 생각도 작은 것이 아닙니다.

어린이들의 생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세요.

어린이와 관련된 문제라면 어린이들도 이야기할 자격이 있습니다.”

 

그는 늘 아이들의 가능성을 믿어주고 아이들이 삶의 행동들을

직접 깨닫고, 배우고, 익히도록 배려했다.

고아들의 집우리들의 집을 운영하면서도 어린이 의회와 법정을 운영했는데 이는

어린이들 스스로 문제를 깨닫고 해결해 가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함이었다.

 

또한 그는 어린이 인권에 관심이 없던 시대에 어린이 인권과 어린이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1924년 세계 최초 아동권리선언인 제네바 선언50개 나라가 채택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린이도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 코르차크는 1926년에는 금요일마다 [작은 비평]이라는 어린이 신문도 발행하여 어린이 통신원들의 말과 글을 실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86, 폴란드 바르샤바 거리에 초록색 깃발을 앞세우고 어린이 192명과 함께 나치의 반유대주의 정책에 따라 죽음의 강제 수용소로 가는 열차를 타러 가는 행렬에 함께 한 코르차크는 끝내 아이들의 곁을 지키며 죽음을 선택했다.

 

코르차크는 어린이를 보호 받아야 하는 약자로 보지 않고 하나의 인간으로서 존엄을 지키며 자신의 삶을 위해 권리를 행사하는 주체로 바라봤다. 그래서 어린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어린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결정할 때는 어린이 자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알고 있지만 순간순간 놓치는 부분이 많은 어린이들의 권리 보장!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만나는 어린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달았다.

부디 코르차크와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 곁에 서고 싶은 마음이 가득 들게 하는 이 책을

모든 어른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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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 시의 놀이터 상상문고 14
제성은 지음, 정은선 그림 / 노란상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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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32!

전국의 모든 학교가 새 학년을 출발하는 날이다.

오늘 같은 날 입학하는 아이를 둔 직장인 엄마, 아빠들이라면

설레임보다는 걱정, 불안, 미안함으로 하루를 시작했을 것이다.

직장에서 일하면서도 마음은 온통 아이들에게 가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사실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잘 모를 수도 있다.

 

나도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아이 둘을 키웠다.

아침에 정신없이 챙겨 유치원 종일반에 보내고

퇴근 후엔 그 시간까지 유치원에 남아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정신없이 달려 갔다.

아이가 아프기라도 한 날엔 유치원에 안 보내고 싶은데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내가 책임져야 할 또 다른 아이들이 있었으니까...

돌이켜 보면 참 아등바등하며 지냈던 몇 년의 시간이였다.

누군가에게 손 내밀 수 있었다면 좀 수월했을까?

 

[오후 네 시의 놀이터] 속에는

이런 육아의 버거움을 나눠 지신 할빠(할아버지 아빠), 할마(할머니 엄마)

이야기가 나온다.

읽는 내내 절절히 공감하며 나의 경험들이 떠올라 눈물도 훔쳤다.

자신의 힘듦은 뒤로하고 손주, 손녀들을 살뜰히 챙기는 할빠, 할마들에게 돌아오는 건

작은 실수에 대한 큰 비난일 때가 있다.

오직 자신들의 아들, 딸들의 고생을 덜어주고자 손주, 손녀의 육아까지

책임지는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 모습을 생각하면 죄송하고 또 죄송할 뿐이다.

 

출근하며 육아의 염려없이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

어린 아이들 곁에 부모가 있을 수 있도록 각종 사회보장제도들도

충분히 만들어지면 좋겠다.

더 이상 할빠, 할마의 희생만 바랄수는 없지 않겠나?

 

동화책 한 권을 읽으며 나의 힘들었던 한 때의 추억부터

우리 사회의 문제까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지금 육아의 시간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분들이나

할빠, 할마로 육아를 담당하고 있는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책,

[오후 네 시의 놀이터]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확인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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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장이
다나카 기요 지음,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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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을 때 따뜻하게 다가오는 신기한 존재, 깜장이!

담장 위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꽃집 화분 곁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알아봐 주길 기다린다.

 

어느 날 깜장이를 지켜 보던 소녀가 용기를 내 말을 거니

깜장이가 말없이 먼저 앞장 서 걷는다

깜장이의 집 담장 안으로 들어가 아름다운 정원에서 꽃향기를 맡고

같이 차도 마시지만 서로 한마디 말이 없다.

차를 마신 후 깜장이를 따라 벽장문 안으로 들어간 소녀와 깜장이!

주위는 온통 까만 어둠.

소녀는 눈을 감으니 휘이~휘이~ 바람 소리가 들린다.

 

다시 다락으로 기어 올라간 소녀와 깜장이는 그곳에 펼쳐진 놀이터를 발견한다.

그리고 즐겁게 놀다가 어느 동물 털 속에서 잠을 자다 깬다.

 

돌아가는 소녀에게 꽃 한송이를 건네는 깜장이의 마음은

마치 다시 놀러 오라고 소녀를 초대하는 것만 같다.

 

자신의 존재를 알아채 주고 두려움 없이 다가온 친구에게

진심을 다해 환대하고 함께 해주는 깜장이를 통해

친구를 대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모노크롬 동판화 기법으로 만든 이 책은

흑백으로만 표현된 색감이 단순하지만 그만큼 몰입감은 좋았다.

종이 재질도 무척 매끄러워 책장을 넘기는 느낌이 너무 좋아 계속 만지고 싶기도 했다.

다락에서의 장면은 배경도 모두 검은색으로 표현하면서

깜장이와 소녀의 유대감을 더 강조한 것 같았다.

 

온통 까만색의 깜장이를 두려워 하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친구로 받아들이는 소녀의 순수함과

자신을 인정해주고 친구로 받아들이는 소녀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깜장이를 보면서

마음을 열면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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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 나라에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마리트 퇴른크비스트 그림, 김라합 옮김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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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나라에서 보내온

초대장을 받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삐삐 롱스타킹의 작가 아스트리드 린그그렌의 동화책을

그림책으로 재출간한 [어스름 나라에서]를 만났다.

 

다리가 아파 걷지 못하고 침대에만 누워 있어야 하는 예란은

해가 지기 시작하면 찾아오는 백합 줄기 아저씨 손을 잡고

하늘을 날아 [어스름 나라에] 가게 된다.

 

그 곳에서 예란은 나무에 열린 달콤한 사탕도 실컷 따 먹고

신나게 물속으로 전차도 운전하고 동물원까지 가는 버스도 운전하며

친구와 춤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렇듯 예란은 [어스름 나라]에서 아픈 다리를 까맣게 잊고

본인의 의지대로 실컷 걷고, 뛰고, 달리고, 날아다니기도 한다..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마법 같은 공간, [어스름 나라]!

나도 꼭 가보고 싶은 나라이다.

 

여러 가지 제약으로 곳곳에서 우울하고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아이들이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어스름 나라]에 초대된다면

얼마나 행복해 할까?

 

엄마조차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해 슬프고 낙담했던 예란이

[어스름 나라]에서 회복되고 치유되었던 것처럼

이 땅의 모든 아이들도 자신만의 [어스름 나라]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곳에서 듣게 되는 한 마디를 꼭 들을 수 있다면...

어스름 나라에서 그런 건 문제가 되지 않아.”

 

간절히 소망하면 백합 줄기 아저씨가 나에게도

그리고 아픔 속에 있는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찾아와 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소망이 자꾸자꾸 커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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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는…
세라 메이콕 지음, 서남희 옮김 / 해와나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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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인간)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감정이 있다는 것이다.

기쁘고, 슬프고, 화내고, 불안하고, 외롭고...

이런 감정들을 경험하며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도 함께 배워 간다.

 

[가끔 나는]을 보며 전에 읽었던 [사랑은] 이라는 책이 떠올랐는데

두 책 모두 세라 메이콕 작품이였다.

이 작가는 동물들의 감정을 그림으로 아주 잘 표현하는 뛰어난 재주가 있는 것 같다,.

두 책 모두 동물들의 그림을 보면 대범한 터치이면서도 섬세함이 잘 들어난다.

 

곰의 우람함도 자신보다 큰 기린을 만나면 작아지는 느낌,

종달새의 행복한 지저귐도 때론 조용한 시간을 찾게하고

사자의 용감한 포효 뒤엔 천둥번개 속 무섭움과 두려움이 숨어 있기도 하다.

이렇듯 누구나 가끔씩은 상반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 감정이 이끄는대로 조용히 머물다 보면

다시 원래의 감정을 회복하게 되는 과정을 동물들을 통해 잘 표현하고 있다.

 

어디 동물들 뿐이겠는다?

우리들도 어떤 날 널뛰듯 넘치는 감정의 폭풍 속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기다리면

눈물도 나고, 포기도 되고, 이해도 되며 새로운 힘이 생기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날은 그렇게 잠잠히 그 감정에서 빠져나와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면 그 감정은 분명히 지나갈 것이다.

 

불멍도 좋고, 물멍도 좋고, 반경동물멍도 좋다.

가끔식 우리는 그런 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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