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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 시의 놀이터 ㅣ 상상문고 14
제성은 지음, 정은선 그림 / 노란상상 / 2022년 1월
평점 :
오늘은 3월 2일!
전국의 모든 학교가 새 학년을 출발하는 날이다.
오늘 같은 날 입학하는 아이를 둔 직장인 엄마, 아빠들이라면
설레임보다는 걱정, 불안, 미안함으로 하루를 시작했을 것이다.
직장에서 일하면서도 마음은 온통 아이들에게 가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사실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잘 모를 수도 있다.
나도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아이 둘을 키웠다.
아침에 정신없이 챙겨 유치원 종일반에 보내고
퇴근 후엔 그 시간까지 유치원에 남아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정신없이 달려 갔다.
아이가 아프기라도 한 날엔 유치원에 안 보내고 싶은데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내가 책임져야 할 또 다른 아이들이 있었으니까...
돌이켜 보면 참 아등바등하며 지냈던 몇 년의 시간이였다.
누군가에게 손 내밀 수 있었다면 좀 수월했을까?
[오후 네 시의 놀이터] 속에는
이런 육아의 버거움을 나눠 지신 할빠(할아버지 아빠), 할마(할머니 엄마)의
이야기가 나온다.
읽는 내내 절절히 공감하며 나의 경험들이 떠올라 눈물도 훔쳤다.
자신의 힘듦은 뒤로하고 손주, 손녀들을 살뜰히 챙기는 할빠, 할마들에게 돌아오는 건
작은 실수에 대한 큰 비난일 때가 있다.
오직 자신들의 아들, 딸들의 고생을 덜어주고자 손주, 손녀의 육아까지
책임지는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 모습을 생각하면 죄송하고 또 죄송할 뿐이다.
출근하며 육아의 염려없이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
어린 아이들 곁에 부모가 있을 수 있도록 각종 사회보장제도들도
충분히 만들어지면 좋겠다.
더 이상 할빠, 할마의 희생만 바랄수는 없지 않겠나?
동화책 한 권을 읽으며 나의 힘들었던 한 때의 추억부터
우리 사회의 문제까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지금 육아의 시간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분들이나
할빠, 할마로 육아를 담당하고 있는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책,
[오후 네 시의 놀이터]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확인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