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바꾸시겠습니까?
레트 밀러 지음, 댄 샌탯 그림, 김여진 옮김 / 오늘책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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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을 만났다.

아마도 같은 시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이나,

그 시기를 통과한 지 오래된 아이들이 자신의 솔직한 경험담을 늘어놓게 될 책,

<아기를 바꾸시겠습니까?>는 엄마, 아빠의 입장에서도 자녀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갓난 아기 동생 조가 태어난 뒤 부모님의 관심에서 멀어진듯한 열 살 제임스!

조가 태어나기 전엔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받았었는데

이젠 어른 취급 받으며 사사건건 지적받고 혼나게 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매주 한번씩 온 가족이 피자를 먹으러 식당에 간 날, 하필 조가 응가를 했다.

기저귀를 갈아주는 건 제임스의 몫이 되었고 화장실에서 본 광고 문구 하나가 제임스의 마음을 흔들었다.

아기를 바꾸시겠습니까? 원하는 아기로 바꿔드립니다.‘

 

동생만 태어나지 않았다면 엄마, 아빠에게 자신이 늘 최고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제임스는

기저귀대에 조를 눕히고 버튼을 누르고 싶어졌을 것이다.

비밀도 지켜주고 선물까지 준다고 하지 않는가?

결정에 필요한 시간은 10!

과연 제임스는 버튼을 누르고 말았을까?

 

동생이 태어난 뒤 스트레스로 인해 일시적인 퇴행을 보이는 아이들 때문에 걱정했던 부모님들이 있을 것이다. 열 살이나 차이나는 제임스는 퇴행이 아니라 환불(아이를 물건이라고 생각할 정도)이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안다.

동생은 보살피고 사랑해줘야 하는 대상이라는 것을.

 

5세와 3세였던 우리 아들 딸이 같은 유치원 다니게 됐을 때,

낮잠 시간에 꼭 여동생에게 팔베개를 해준다는 스윗한 오빠가 아들이었다.

청소년기를 지나며 데면데면 현실 남매의 모습을 보였지만 다섯 살 오빠의 마음 속엔

세 살짜리 여동생을 보호해 줄 사람이 자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부모님들이 알아준다면 동생을 둔 형, 오빠, 언니, 누나들은 본성이 시키는대로 동생들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이들의 어릴 적 앨범을 들춰보고 싶어진다.

그 속엔 대견스러운 오빠도 있고 사랑스러운 여동생도 숨어있다.

이런 때도 있었구나싶은 추억을 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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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성냥갑 - 2021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동시집
아돌포 코르도바 지음, 후안 팔로미노 그림, 김현균 옮김 / 한솔수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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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겨나는 표지 그림에 마음을 뺏기고

실린 1940년대의 시들에서 느껴지는 순수하고 맑은 기운이 좋았던

<작은 성냥갑>은 오래 사랑하게 될 것 같은 시집이다.

 

[수집] 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제목에서 연상된 1980년대의 나의 취미였던 성냥갑 모으기는 나의 20대의 추억이 담겨 있었다. 한 때 수 백개 까지 모았던 작은 성냥갑은 주로 커피숍과 카페의 광고를 담고 있었지만

다양한 크기와 모양을 갖추고 있었다. 화약 묻은 성냥개비 머리의 색깔도 다양했었다.

거주지를 옮겨 다니며 다 버려지고 없어져 버렸는데 그 성냥갑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작은 성냥갑> 책을 엮은 아돌포 코르도바의 엮은이의 말 속에서도 발견한

시를 수집하는 사람이라는 말도 참 좋았다. 그는 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는 울리고, 고동치고, 둥둥 두드립니다.

소리 내어 읽으면 좋고, 귀로 들어갔다가 눈으로 나오지요.

입에서 입으로 퍼지더니 수천 년 전 그것을 읊조리는 사람들의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로 시는 변했고 인류의 발걸음과 함께해왔습니다.”

 

<작은 성냥갑>에 실린 다양한 시대들의 시를 읽다 보면

그가 정의한 시의 의미가 그대로 전해지는 느낌이 든다.

성냥갑 안에 들어 있는 같은 듯 다른 다양한 성냥개비들처럼

다양한 나라, 다양한 시대, 다양한 주제를 담은 시들이 모여

시를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는 이 책으로 인해 다양한 감정 이입을 경험하게 된다.

 

오늘 내 마음을 빼앗은 시는 이 책에 나오는 가장 짧은 시다.

그런데 이 시가 지금 딱 내 마음이기도 하다.

2013년의 어느 날 라우라 데베타츠는 어떤 사연이 있었길래 이 시를 썼을까?

 

문득 떠오른 생각

 

내가 울면 온 세상이 젖는다.

(라우라 데베타츠, 2013, 아르헨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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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할머니 딱따구리 그림책 34
줄리 김 지음, 성기홍 옮김 / 다산기획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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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 느낌이 물씬 풍기는 <사라진 할머니>의 표지 그림을 보고

작가의 이름을 보니 줄리 김(Kim)이어서 교포 작가인가 하고 봤더니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작가였다.

 

할머니와 옛이야기는 뗄내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닌가?

특히 요즘 같은 눈 오는 밤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듣는 건

그야말로 추억의 장면으로 남겨진 장면일 것이다.

 

<사라진 할머니>의 표지를 통해 등장하는 호랑이를 보며 떠오른 옛이야기는

곶감과 호랑이와,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팥죽할멈과 호랑이 등이 있었는데

내용을 살펴보니 내 예상을 빗나간 신선한 전개였다.

주인공 남매 준과 누나가 사라진 할머니를 찾아 나선 길에서

옛이야기 속 주인공들을 만나 현실 세계와 마법의 세계를 넘나들며 펼치는 모험 이야기였다.

 

준과 누나가 사라진 할머니를 찾아 나선 길에서 만난 옛이야기의 주인공들,

옥토끼, 호랑이, 도깨비, 구미호는 작가가 이민을 가서 만난 우리 옛이야기의 주인공 느낌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약간의 판티지 느낌이 느껴졌다.

그림 곳곳에 힌트와 단서가 될 내용을 숨겨 놓은 작가의 의도도 좋았고

추리물 같은 긴장감도 이야기 전반에 깔려 있어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몸에 대면 웃음을 나게 하는 톡토끼의 효자손과

어느 곳이든지 대기만 하면 손잡이가 되어 길을 열어주는 도깨비의 문고리를 이용해

다시 돌아온 집에 할머니가 계셨지만....

이 할머니는 준이의 할머니가 맞을까?

준이의 누나는 또 어떻게 된거지?

 

뒷표지까지 이어지는 반전과 긴장감, 그리고 열린 결말이 주는 새로운 옛이야기 같은 책

<사라진 할머니>의 원본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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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꿀벌 한 마리가 그린이네 그림책장
토니 디알리아 지음, 앨리스 린드스트럼 그림, 김여진 옮김 / 그린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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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기후 위기 현상이 심해지면서 자연 생태계가 많이 바뀌고 있다고 한다.

특히 각종 식물들의 열매 맺기에 지극한 공을 세우는 꿀벌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

현재 야생벌의 40% 가량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고 10년 후 쯤엔 꿀벌이 완전히

멸종될지도 모른다는 <작은 꿀벌 한 마리가> 책의 번역가의 말을 읽고

정말 심각한 상황임을 확인하게 됐다.

 

<작은 꿀벌 한 마리가> 책은

작은 꿀벌 한 마리의 특별한 능력을 통해 식물들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생명력 넘치는 정원과 숲을 가꿔간다는 단순한 사실을 알려주는 내용이지만

정성 가득한 그림을 통해 더 많은 이야기 속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는 책이다.

 

그림 작업을 한 호주 작가 앨리스 린드스트럼의 작업 스타일은

종이에 채색한 뒤 자르고 오리는 방법으로 만든 종이 꼴라주로 그림을 완성해

질감과 색감을 멋지고 표현해내고 있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다.

작은 꿀벌 한 마리처럼 작은 종이 조각 하나하나가 모여 정원의 꽃들이 되고

열매가 되며 다양한 숲속의 풍경이 되는 신기한 마법이 펼쳐진다.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을 가꾸기 위해 노력하자는 간접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듯한 느낌을 그림을 통해 전달받았다.

 

그 일을 위해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정성껏 사용하고 있는 꿀벌 한 마리의

작은 움직임이 결국은 풍성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가 삶의 터전인 지구의 생명을 더 연장시킬 수 있음을 기억하고

실천을 다짐하게 하는 이 책을 덮으며 생각난 카피가 있었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그 시작은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좋다고 꿀벌이 말해주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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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도 괜찮아! - 어린이 마음 성장 액티비티북
조던 리드 지음, 에린 윌리엄스 그림, 김여진 옮김 / 시공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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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느끼는 감정 중의 대표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감정이 불안이다.

이 불안은 잘 사용하면 더 발전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심하면 병적인 증상으로 인해 치료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입학식을 앞둔 학생과 부모님들의 마음.

새 학년으로 진급한 첫날의 느낌.

시험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의 상태.

이 모든 상황을 대변할 수 있는 감정은 아마 불안일 것이다.

이런 불안한 마음이 찾아올 때를 스스로 알아채고 조절할 수 있도록 활동해보는 책,

<불안해도 괜찮아>는 실습형 액티비티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부제도 어린이 마음 성장 액티비티 북- 이라고 되어 있다.

 

이 책에는 조마라는 캐릭터와 함께 불안한 감종이 올라올 때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불안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에 대해 알아보고 직접 참여해 볼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매우 특이했지만 또 그 점이 참 좋기도 했다.

감정을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경험을 가능하게 한 책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이 책의 좋은 점은 책에 순서가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날의 감정에 따라 책의 어느 부분을 찾아 읽고 활동을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도록 구성되어 있고 어린이나 어른 모두 사용 가능한 책이기도 해서 더 좋았다.

불안이라는 감정이 찾아올 때 우리 몸의 신체적인 변화는 어떤지 설명해주고,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도 하며,

자신만의 아지트를 만들어 불안을 달래주는 장소로 활용하는 벙법은 물론

불안할 때 하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들까지도 자세히 설명해준다.

지식 정보와 재미를 함께 늘낄 수 있도록 게임, 퍼즐, 컬러링, 미로찾기 등

놀이와 접목하여 불안이라는 감정을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조절하고 극복해 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불안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하고 있으며 독자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볼 틈과 여유를 제공해 주고 있는 책인 것 같아 무척 마음에 들었다.

 

마음의 힘을 기르는 것.

코로나19 상황에서 고립과 단절의 경험으로 더 심각해진 우리 사회의 불안 지수가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던 이 시기에 딱 맞는 자신과의 소통을 위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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