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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이진송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평점 :





나는 여전히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운동의 참맛을 깨닫고 운동과 인생의 의미를 연결하는 경지에 오르지도 못했다. 생리가 시작되면 관절이 약해지니까(사실) 운동하면 안 된다며(게으름) 드러눕고, 비가 오면 갈까 말까 망설이고, 그나마 등록비가 아까워서 억지로 몸을 일으킬 때면 걸음걸음이 울고 넘는 박달재다. 그래도 이제는 안다. 내가 한없이 초라하고 남루하게 느껴지는 날, 사소한 일에 서운함이 폭발하고 누군가 원망스러운 날, 살아보겠다고 운동을 꿈지럭꿈지럭 하는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생각이 드는 날, 바로 그 순간에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려야 한다. (p.17)
낯선 감정이 벅차올랐다. 물론 나는 거기서도 직접 뛰기보다 응원하면서 얼음물이나 빨아 먹는 운동 기피자였지만. 자신이 적절하지 않은 장소에 생뚱맞게 ‘낑겨’ 있다는 감각이 운동의 즐거움이나 기회를 박탈하지 않도록, 그런 경험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 중요하다. 몇 년 뒤 나는 선배가 다니는 복싱 센터에 따라 갔다가, 홀린 듯이 (또) 3개월 치를 등록하게 된다. 땀 흘리며 복싱을 즐기는 여성들이 가득한 새로운 센터는 이전에 나를 밀어냈던 곳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과 경험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가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기꺼이 들어가 그 풍경의 일부가 되면서 깨달았다. 굿 플레이스는 찾아다니는 곳일 뿐만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었다. (p.43)
드라마틱한 감동이나 즉각적인 체중 감량을 위해서 걷거나 뛸 수도, 그걸 좋아하는 척할 수도 없다. 걷기와 뛰기는 매력적이지만 내 운동이 아니다. 그런 즐거움은 타인의 언어와 ‘피땀 눈물’로 대리 체험하고 나는 그저 나에게 맞는 운동을 골라 해내기로 했다. 세 달째 하고 있지만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호한 아쿠아로빅, 구겨지고 접힌 내 몸에게 잠시나마 펴는 시간을 선사하는 필라테스가 그것이다. 이 운동은 지금 내 몸에 필요하고, 나의 약한 부분을 보완하는 동시에 강화하고, 내가 적절하게 소화할 수 있는 강도이다. 그거면 충분하다. (p.124)
산을 오를 때 목표만 보는 사람이 있고, 눈앞의 풍경과 꽃과 풀과 흙과 나무의 냄새를 더 중시하는 사람이 있다. 운동의 궤적은 퀘스트를 깨듯 쭉쭉 나아가기만 하는 전진형보다, 어제보다 조금 더 멀어진 지점을 찍고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가는 나선형에 더 가깝다. 변화하는 몸은 ‘이미 깬 판’과 달리 ‘나’와 단절되거나 지나가지 않고, 매번 똑같은 위기나 다른 변수에 봉착하기도 한다. 그러니 얼마나 멀리 가느냐보다 얼마나 꾸준히 나가고 돌아오기를 반복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p.167)
오늘도 망설이고 있는 우리들에게 보내는 저자의 열띤 응원!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모든 운동을 3개월 이상 해본 적이 없다? 아침에 일어날 때 너무 힘들어서 지옥에서 눈을 뜨는 기분이다? 헬스클럽에서 ‘운동화 찾아 가세요’라는 문자를 받아본 적이 있다? 그마저도 찾으러 가기 귀찮아서 운동화를 버린 적이 있다?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라고 말하면서 넷플릭스를 본다? 퇴근하고 나면 피곤해서 가족에게 짜증을 낸다? 운동하기 싫어서 온갖 창의적인 핑계를 만든다.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아’ ‘오늘 가스 점검하러 온다고 했는데’ ‘선생님이랑 나랑 잘 안 맞는 듯’? 겨우 운동하러 가면 10분마다 한 번씩 시계를 본다? 다음 생은 그냥 나무늘보로 태어나고 싶다? 이 항목 중에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헬스, 지루해서 관뒀다. 복싱, 관절이 아파서 관뒀다. 수영, 수영복이 부담돼서 관뒀다. 댄스, 춤을 너무 못 춰서 관뒀다. 요가, 몸이 너무 유연해서 관뒀다. 스쿼시, 손목이 아파서 관뒀다. 스텝박스, 줌바, 에어로빅, 태보, 스피닝, 아쿠아로빅, 승마, 커브스··· 다 관뒀다. 자타 공인 ‘운동 센터 기부 천사’ 이진송, 그래도 그녀의 운동은 계속된다! 헬스클럽, 요가, 커브스, 수영, 승마, 스노보드, 댄스, 스쿼시, 복싱, 아쿠아로빅, 배드민턴, 복싱, 필라테스 등 여러 운동을 전전하며 오랜 세월을 운동 센터 ‘회원님’으로 살아온 작가의 솔직담백한 이야기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수많은 운동에 도전했지만 그녀가 매번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그럼에도 운동을 멈추지 않는 단단한 의지를 글로 차분히 써내려간다. 궁금해? 궁금해? 궁금해? 궁금해!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라. 건강은 좋을 때 지켜야 한다. 몸이 건강할 때 건강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는데 이제 와서 후회가 된다. 좀 더 새겨서 들을 걸 왜 그랬나 몰라. 2017, 2018, 2019··· 나이만 먹으면 되는데 어쩌자고 몸무게도 함께 늘어가는 것인지! 예전에는 금방 찌고 빠지더니 지금은 찌는 속도가 빠지는 속도를 추월해버렸다. 헐! 충격 제대로! 운동해야지, 이제 정말 해야지 제목처럼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몸과 마음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건 뭐니?! 하루 24시간 1년 365일 다이어트?! 다이어트~ 다이어트~ 힘들어요~♪ 거기다 이 책이 기름을 제대로 쏟아붓는다! 세상에 멋진 운동 서사는 많지만 모두가 금메달을 딸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평생 함께 살아갈 내 몸에 맞는 운동을 찾는 일! 체력은 앞으로 당신이 어떤 도전을 하든 든든한 자산이 되어줄 것이다!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아니, 오늘도 운동하러 갑니다! 시작해보자, 튼튼한 몸과 마음을 위해! 우리 건강하게 오래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