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과학 - 복잡한 세상의 연결고리를 읽는 통계물리학의 경이로움
김범준 지음 / 동아시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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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가 부분의 단순한 합보다 크다는 말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아주 오래전에 이미 한 말이다. 네트워크의 구조로 서로 연결된 사람들은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혼자서는 단 1cm도 옆으로 밀 수 없는 커다란 바위가 있다. 한 사람이 두 사람이 되고 둘이 열이 되면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결국 여럿이 함께 힘을 모으면 바위가 움직인다. 이처럼 바위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의 숫자에는 문턱값이 있다. 바위를 함께 미는 사람들의 수가 문턱값이 미치지 못할 때는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제아무리 끙끙 힘쓰며 밀어도 바위는 꼼짝하지 않는다. 사람 수가 늘어나 문턱값을 넘어야 새로운 일이 벌어진다. 우라가 함께 사는 사회도 그렇다. 소통하며 연결된 다수는 세상을 바꾼다. 민주주의의 동력은 연결이다. (p.77)

 

서로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받는 다수로 구성된 사회는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에 비해 엄청난 성과를 만들어낸다. 연결되지 않은 한 개인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아무리 힘이 세도 청동기 시대 고인돌을 혼자 세울 수는 없고, 우주의 기원을 연구하는 현대의 물리학자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론물리학자는 종이와 연필만 가지고도 연구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연구에 필요한 종이와 연필을 직접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면 이론물리학도 불가능하다. 아침식사로 먹은 토스트를 생각해보라. 밀을 키운 농부, 식빵을 구운 사람, 소를 키워 젖을 짜 버터를 만든 사람, 중간의 유통업자, 토스트기의 금속재료를 채굴한 광부, 토스트기를 만든 회사 등등, 정말로 길고 복잡한 관계의 사슬을 거쳐 눈앞의 식탁 위에 떡하니 토스트가 도달한 거다. 각자가 밀을 키우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면 어느 누구도 토스트를 먹기 어렵다.사회를 구성하는 한 사람이 하는 일은 단순할 수 있지만, 사회 전체는 복잡한 행동을 창발한다. (p.123)

 

베토벤이라고 그림에서 아름다움을 못 느낄 리 없고, 현대 유명 화가도 오페라 아리아를 들으며 눈물을 흘린다. 물리학자도 마찬가지다. 다른 모든 이와 마찬가지로 온갖 것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감동을 한다. 물리학자로서의 장점도 있다. 붉은 노을과 쪽빛 가을 하늘, 전혀 다른 하늘의 이 두 색을, 공기 중에서의 빛의 산란으로 동시에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깨달음은 이전에 느꼈던 자연의 아름다움을 조금도 해치지 않는다. 거꾸로다. 오히려 아름다움을 훨씬 더 경이롭게 만든다. 한쪽 눈으로만 보는 아름다움보다, 두 눈으로 보는 아름다움이 더 풍성하듯이 말이다. 과학은 세상의 여전한 아름다움의 다른 면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눈이다. (p.153)

 

온갖 주장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를 현혹한다. 들어서 재밌고 감동적이라 해서 진실인 것은 아니다. 비록 아름답지는 않더라도, 진실의 맨 얼굴을 쳐다볼 용기가 바로 과학이다. 과학은, 인간의 이성이라는 나약한 무기만을 들고서 거대한 무의미의 풍차에 맞서온 용감한 돈키호테다. 구름 위에서 번개를 내리치는 멋진 수염을 지닌 상상의 존재가 아니라, 두려운 진실의 맨얼굴을 용감하게 이성의 눈으로 마주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꿔왔다. 차갑고 냉정한 과학이 없다면, 지금보다 나은 아름다운 미래는 이룰 수 없는 꿈이다. (p.216)

 

 

 

 

 

 

복잡다단 세상의 회로를 독해하는 복잡계 물리학자의 유쾌한 과학 이야기. 무엇으로 전체를 읽을 것인가? 복잡계 물리학자는 부분과 전체의 연결로 세상을 읽는다! <책 읽어 드립니다>의 통계물리학자 김범준의 전체를 읽는 법. 물리학? 학창시절부터 쭉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멀리했던 학문이 바로 물리학이었는데, 여기서 이렇게 딱 마주할 줄 누가 알았을까(부들부들). 책은 우리의 일상과 친구 관계에서부터 사회 현상과 재해 등 자연현상까지 어떻게 작은 부분들이 전체로서의 사건이 되고 현상이 되는지 통계물리학의 방법으로 조명한다. 복잡한 세상의 숨은 규칙과 패턴을 연결망을 만들어 살펴보고, 연결고리를 찾아 전체의 의미를 읽는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통계물리학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관계의 과학이란? 저자가 관계라는 단어를 가지고 생각했던 개념들. 연결, 소통, 상호작용 등 관계를 일컫는 것들을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통계물리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보면 굉장히 많은 구성요소들이 다른 구성요소와 강하게 서로 관계를 맺고 있을 때, 전체가 보여주는 특성이 구성요소 하나가 보여주는 특성과는 다른 새로운 현상이 드러나는 그런 현상들이 많이 있는데, 저자는 이것을 두고 통계물리학 자체가 관계의 과학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전통적인 통계물리학뿐만 아니라 우리의 사회도 마찬가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살아가면서 우리 사회에서 뭔가 새롭고 흥미롭고 커다란 변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변화는 언제 일어나는가, 귀가 얇은 지도자를 선택하면 생기는 좋은 일, 과학적으로 절친 찾는 법, 우정의 개수를 측정하는 방법, 광장의 촛불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사라진 만취자를 찾는 과학적 방법, 과학책 vs 소설책, 베스트셀러 수명의 비밀, 미래에 우리는 어디에 있을까, 아직 우리가 가보지 못한 가능성 등 복잡한 세상의 연결고리를 읽는 통계물리학은 경이롭다 못해 새롭다. 뭐랄까, 흥미진진하면서도 은근히 재미있다. 복잡하고 어렵다며 거부 반응을 일으켜 책을 펼쳐보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것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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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트렌드 2020 -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채용 시장의 새로운 흐름
윤영돈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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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 주요 채용 키워드는 4차 산업혁명, AI 채용, 수시채용, 무경계화 구조, 애자일 조직, 플립 러닝 협력 중시, 융복합형 인재 등이다. 직업은 시대에 따라 사라기지도 하고 생겨나기도 한다. 연탄배달원 · 타이피스트 · 버스안내원처럼 없어진 직업이 있는가 하면 게임시나리오 작가처럼 새로 생겨난 직업도 있다. 마찬가지로 채용 방식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p.35)

 

최근 국내 채용 시장에서는 ‘블라인드 채용’이 가장 크게 부각된 트렌드였다. 기존에 블라인드 채용을 해오던 기업들 역시 규모를 확대했거나 확대를 검토 중인데 가장 큰 이유는 정부와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2015년부터 스펙에서 벗어나 직무수행 능력으로 평가하는 ‘스펙터클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다. ‘스펙터클’이란 ‘화려한 볼거리’라는 뜻과 ‘무분별한 스펙 쌓기에 태클을 건다’라는 뜻이 합쳐진 말이다. 블라인드 채용이 도입됐던 초기에는 우려가 컸으나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해소되는 모양새다. 블라인드 채용으로 뽑은 인재들에 만족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채용비리를 막는 역할도 하고 있는데, 결국 블라인드 채용은 확산될 가능성이 더 크다. 스펙이 아닌 역량 중심으로 인재를 뽑는 데 일정한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p.50)

 

이제는 직업도 소유권이 아니라 사용권을 생각해야 한다. 소유는 베이비부머 시대에나 유용했다. 빚을 적게 지고 더 유연한 방법으로 원하는 것을 사용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 안정적인 정규직을 얻어야 한다는 맹목적인 생각에서 벗어나라. 아무리 ‘긱워커’ 전성시대라고 해도 채용 자체를 하지 않는 기업은 없다. 기업이 어떤 패러다임으로 변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용의 특성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직무역량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취업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p.135)

 

 

 

 

채용 트렌드를 알면, 취업 시장이 보인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채용 시장의 새로운 흐름, 업종별 · 직종별 · 기업별 채용 트렌드와 미래의 유망 직업을 소개하는 <채용 트렌드 2020>. 세상에서 제일 많이 급하게 변화되는 트렌드 중에서 가장 핫한 트렌드가 바로 채용트렌드. 책은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채용 트렌드의 변화를 살펴본다. 1장 <How? 직업은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에서는 직업은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밀레니얼 세대가 직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는 가치관은 무엇인지, 2장 <Where? 불확실한 세상, 어디로 갈 것인가>에서는 장기 불황과 함께 정규직이 줄고 임시직이 늘어나는 불안한 긱워크의 시대에서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 마지막으로 3장 <What? 지금 당장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는 실행 로드맵을 제시한다. 국내 최초 취업&채용 트렌드 전망서. 국내는 물론 세계 동향 제시. 삼성 · LG · SK · GS 등 주요 기업들의 인재상. 중견 · 중소 기업 서류심사 질문과 예시.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채용 시장의 새로운 흐름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이 책을 꼭 봐야 하는 이유?! 저자는 말한다. 취업 준비생은 물론 채용담당자까지 심지어는 청와대에 계신 분도 이 책을 꼭 읽어야 된다고. 왜? 사실 구인자 입장에서는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해 노력하는데 채용트렌드를 모르고는 좋은 인재를 뽑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건 구직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채용 트렌드를 모르면 좋은 곳에 취직하기 어렵기 때문. 구직자에게 중요한 것은 직업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아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의 직업을 찾기 쉬워진다. 기업 담당자들도 채용 트렌드를 알기 전에 직업의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면 거시적 관점을 가질 수 없다. 채용 트렌드를 알면 조직 변화가 한눈에 들어오고 업무를 수행하기 쉬워진다. 좋은 인재를 채용할 수 있고 또 좋은 직장에 취업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를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구직자는 원하는 취업을, 구인 기업은 핵심인재를! 2020년에는 모두가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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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영이의 거짓말
김민준 지음 / 자화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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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영은 자신이 언제나 조금 다른 존재라고 생각했다. 우월하다거나 열등하다는 개념이 아니라, 어딘가 조금 현실과는 어긋나 있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그녀에게는 몇 가지 말 못 할 비밀들이 있다. 아마 누구나 그렇겠지만 그러한 고민은 밖으로 꺼낸다고 해서 쉽게 해소되는 것이 아니다. 어렸을 적에 선영의 아버지는 종종 말씀하셨다. 가능한 한 영영 비밀로 남겨둬야 그나마 평범한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부류의 근심들이 있다고. 그 비밀들을 켜켜이 쌓아 올리며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어쩌면 보통 사람이라고 말해야 할까. (p.12)

 

고민, 우리는 어째서 기꺼이 그것들에 자기 마음의 에너지를 할애하게 되는 걸까. 선영에게 그건 생각이라기보다는 향기 같은 부류처럼 느껴졌다. 숨을 쉬는 동안에는 자기 안으로 파고들 수밖에 없는, 하지만 이내 익숙해져버려서 스스로도 그것이 내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제대로 해석할 수가 없는. (p.50)

 

그녀는 마음이 복잡했다. 어떻게 그 정돈되지 않은 기분들을 제자리에 정리해둘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행복이라는 아주 추상적인 관념을 확고하게 사로잡으며 웃을 수가 있을지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선영이 결국 서두르면 서두를 수록 자기만의 껍질 속으로 자꾸만 나약해지고 마는 스스로의 삶을 떠올렸을 때, 애석하게도 버스는 긴 터널을 지나 빛이 쏟아져 내리고 있는 풍경을 투과해 갔다. 그 장면은 분명 아름다웠지만 그것이 빚어낸 느낌은 그녀를 더욱 서운하게 만들곤 했다. 아름다운 것을 눈앞에 두고도 퓨즈가 나간 전등처럼 홀로 무표정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p.87)

 

어째서인지 선영은 그 말을 들으면서 삶이란 안정을 꿈꿀수록 참 고달픈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모두가 안정을 꿈꾼다. 그것도 참 성실하게, 그래서일까. 고달픈 순간들은 쳇바퀴를 돌듯 우리 일상에 어김없이 찾아오고, 결국 사람이란 아주 간신히 지켜내고 싶은 자신의 마지막 행복을 위해 그 모든 희생을 감수할 수밖에 없구나, 하고 인정할 수밖에는 없었다. (p.120)

 

 

 

 

다한증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는 손과 그 손끝으로 공기 방울을 만들고 빛을 밝힐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선영. 하지만 늘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는 손은 타인과 관계를 맺기 위해 손을 뻗으려는 그녀에게 커다란 걸림돌이 될 뿐이다. 공기 방울을 만들고 빛을 밝히는 능력 역시 취업이나 세상살이에는 하등의 쓸모도 없이 타인에게서 자신을 소외시키는 자질일 뿐이다. 그래서 선영은 이 능력으로 죽어가는 동물들에게 숨을 불어넣고 까만 어둠을 밝히면서도 자기 능력을 대단히 하찮게 여긴다. 그런 선영에게 자신의 능력을 내보일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났다. 다한증을 신경 쓰지 않은 채 누군가의 손을 붙잡고, 자신의 비밀을 공유하며, 스스로 외면하던 속내와 감정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면접장에서 자기소개를 능숙하게 하지 못해 매번 미끌어지는 취업준비생 선영과 밤이면 밤마다 아파트 재개발이 중단된 폐허에서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직장인 연준. 이 두 사람에게 필요한 건 진심 어린 위로와 응원. 슬픔과 상처로 점철된 고난의 시기를 지나 스스로 용기를 내는 과정에서 뭔지 모를 감정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홀로 고립되어 살아온 선영. 타인을 위로하는 듯 하지만, 결국 그 위로의 대상은 다름이 아닌 자기 자신. 선영은 그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아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아무 거리낌 없이 자신의 속마음을 편하게 내보일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하지만 진심으로 누군가의 마음을 안아주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자기 내면에 있는 슬픔 또한 마주할 수밖에 없다. 선영과 연준을 비롯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소년 민성과 청소기로 위층 골초를 후려친 405호 아주머니, 술과 담배로 외로움을 달래는 505호 아저씨 또한 저마다 아픔을 가지고 살아간다. 하지만 이내 조금씩 자신의 감정을 내보이며 솔직하게 표현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사람들. “인생은 작은 한 걸음이 모여서 거대한 슬픔에 대항하는 일이다.” 작가는 말한다. 누구도 아직은 완전히 고장 나지 않았다고, 그러므로 삶의 박자를 잠시 놓쳤더라도 생의 기쁨을 주렁주렁 휘감고 내 마음에 솔직하게 매혹적인 스윙을 즐기듯 슬픔의 골목을 제대로 관통하여 그 너머의 세계로 걸음을 옮기자고. 늦어도 괜찮다. 천천히 그렇게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가면 되니까. 언제나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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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디자인은 내일을 바꾼다 -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의 멋진 질문들 아우름 41
김지원 지음 / 샘터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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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지속력은 기능적 탁월함이나 환경적 유익함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품과 사용자의 교감을 통해서도 가능합니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의 권위자인 조너선 채프먼은 사람의 마음을 계속 머무르게 하려면 ‘물건도 사용자와 함께 진화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합니다.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사용자를 압도하지는 않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물들은, 우리가 끊임없이 삶의 이야기를 이어가며 잃어버린 가능성의 세계를 꿈꾸도록 돕습니다. ‘행복한 일은 매일 있다’고 말하는 작은 테디 베어, 위니 더 푸우의 위로에 힘입어서 말이죠. (p.21)

 

좋은 디자인은 좋은 삶을 만든다고 하지요. 좋은 디자인은 어떤 것일까요? 그가 쓴 《좋은 삶》이라는 책에는 유명 디자이너의 멋진 디자인과는 거리가 먼 사사로운 물건들이 담겨 있습니다. 길가의 부서진 화분이나 손 글씨로 쓴 목재상의 나무 간판, 어느 도시 작은 상점의 독특한 진열대, 주변의 재활용 물품들을 모아 궁여지책으로 쌓아 올린 서랍장들이 그것입니다. 이 사진들 속에는 일상의 문제들을 쉽고 간단하게 풀어가는 사람들의 작은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사진 한 장 한 장은 다 짜 맞춘 퍼즐 한 판과도 같습니다. 퍼즐 조각 하나는 아무런 의미를 가질 수 업지만, 또 다른 조각과 연결하면 삶의 풍경을 만드는 하나의 이야기가 됩니다. (p.33)

 

대중문화는 특정 지역의 독특한 정서가 일상의 경험과 혼합되어 발현됩니다. 디자인은 그런 대중이 만들어내는 문화와 언제나 함께합니다. 시대를 앞선 전문적인 기교를 뽐내는 멋진 디자인도 필요하지만, 대중들의 생활과 정서를 이해하고 반영한 디자인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오랜 쓰임을 창출합니다. 하늘 우산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것도 언제나 우리 주변, 생활 가까운 곳을 살피려 한 디자인의 시선 때문이지 않을까요? 티보 칼멘은 디자인은 단지 언어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정말 중요한 건 그 언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 입니다. 그는 천국이 무엇인지 답을 주진 않았지만, 각자의 마음 속 천국을 상상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소통의 도구를 주었습니다. 디자인이라는 언어를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건 언어를 구사하는 우리, 각자의 몫이니까요. (p.92)

 

디자인을 통해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개인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토마스 헤더윅은 “세상을 바꾸는 발상의 원천은 소통”이라고 말합니다. 개인의 독창성만으로는 오래된 이층 버스를 사용자와 환경을 고려한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개조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것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없었다면 버스 승객들이 어떤 불편을 겪을지, 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테니까요. 디자인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을 창의적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그들이 특별히 남다른 것은 아닙니다. 단지 사용자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고, 모으고, 결합하면서 개인과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열린 사고를 할 뿐입니다. (p.112)

 

 

 

각계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묻고 그 답을 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마흔한 번째 주제는 창의적인 삶을 위한 디자인의 질문. 저자는 이 책에서 디자인에 대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특징적인 사례나 디자인 그루의 철학적 사고를 엿보며 디자인의 발전 과정이 우리 일상에 어떤 의미를 주었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여기서 나아가 독자들로 하여금 저마다 자신만의 디자인에 대한 정의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누구나 사용하고 누구나 만들어낼 수 있는 일상 속의 디자인을 통해 디자인은 스스로의 방식으로 삶을 디자인하는 모든 사람들의 도구임을 역설하며 더 좋은 삶을 위해서 어떤 사고방식이 필요한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나누고자 한다.

 

 

여러 가지 물건이 지니고 있는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 “디자인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언제나 존재하면서 세상이 잘 굴러가도록 기름칠도 하고, 청소도 하고, 고치기도 하면서 살아 숨 쉬게 한다.” 저자는 그런 측면에서 디자인을 ‘공기’와 같다고 말한다. 평소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작동이 안 되거나 어딘가 흠집이 났다든지 해야 비로소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 그 자체. 어떤 때는 부담 없이 있는 듯 없는 듯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 속에 스며들기도 하고 어떤 때는 ‘저건 뭐지?’ 확실한 존재감을 뽐내며 흥미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각양각색, 천차만별. 그중에서 몇몇은 수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이미지를 또렷하게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기억 속에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모나미 153볼펜. 이 볼펜이 태어난 것은 1963년 5월, 6·25 전쟁으로 황폐해진 삶 속에서도 기록을 통해서 삶을 다시 희망할 수 있는 매개물이었던 모나미 153볼펜은 당시 시내버스 요금과 신문 한 부의 값과 동일한 15원이었다. 살아가면서 최소한으로 누릴 수 있었던 최저 가격이었던 샘. 153볼펜의 현재 가격은 시내버스 요금보다 낮은 300원에 불과하고, 군더더기 하나 없는 예전의 모양 그대로 여전히 일상의 필수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일상의 풍경을 만드는 디자인 사물들은 세상에 넘쳐난다. 아침에 일어난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우리는 수도 없이 많은 사물들을 선택하고 연결하며 저마다 삶의 의미를 만들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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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0.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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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보다 더 반가운 <샘터>. 하마터면 영영 보지 못할 뻔 했기에 감회가 남다르다. 언제나 당연하게 오랜 시간 동안 쭉 그 자리를 묵묵히 지켜왔기에 얼마 전 휴간 소식을 들었을 때의 충격이란 ㅠㅠ 어떤 일이 있어도 변함없을거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컸기에 충격이 제법 컸다. 정말 깜짝 놀랐고 또 그만큼 마음이 좋지 않았다는. 다행히 이번 2020년에도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다시 새 마음 새 뜻으로 출발하는 샘터, 이달에 제일 눈에 들어왔던 코너는 <특집 : 10년 후의 내 모습>. 오늘 최선을 다하는 사람만이 더 나은 내일을 기약할 수 있습니다. 10년 후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요? 꿈을 위해 노력하는 오늘이 있기에 우리의 미래는 더욱 빛날 것입니다. 새해를 앞두고 있는 현시점에 개개인에게 크나큰 동기 부여가 되는 듯하다. 10년 후의 나를 위해 지금 더 열심히 움직여보자며 스스로 화이팅! 그리고 50년이라는 역사를 가진 샘터도 화이팅! 독자들이 보내온 각각의 사연들이 격려와 응원으로 용기를 한껏 북돋아 준다. 2020년에도 샘터와 함께! 다음 달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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