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인지 아닌지 생각하는 고기오 샘터어린이문고 55
임고을 지음, 김효연 그림 / 샘터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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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네들, 나랑 똑같은 걸 머리에 달고 있네. 나는 닭이었구나. 나처럼 다리가 두 개, 발가락도 닯았네. 나는 닭이야! 나처럼 날개가 있네. 쟤들도 날 수 있겠지? 근데 왜 아무도 날지 않는 걸까? 아! 날 필요가 없어서일까? 날고 싶지 않거나. 나는 닭이 틀림없어. 눈이 두 개, 윤기 나는 뾰족한 부리······ 무엇보다 웃음소리와 울음소리, 화내는 소리가 똑같잖아. 나는 닭이야. 확실해!’ (p.9)

 

닭들이 울자 산이 깨어났습니다. 나무들이 뒤척뒤척, 돌들이 들썩들썩, 물이 뭉그적거리며 아침을 맞았습니다. 고기오는 한 번 더 “고기오!” 라고 외치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이상하게도 고기오는 해가 뜨면 제 이름을 목청껏 외치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자신이 괴상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 닭이기 때문에 그랬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다 함께 외칠 수 있다니! 나와 닮은 닭이 이리도 많다니!’ 고기오는 감격에 닭살이 돋았습니다. (p.22)

 

꼬꼬꼬는 기가 막혔습니다. 전에 고기오 얘기를 들으며 말은 안 했지만, 두더지야말로 고기오를 이용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여기까지 힘들게 찾아온 걸 보면 두더지들은 진심으로 고기오를 아끼는 듯 보였습니다. 닭들처럼 말입니다.

“우리 두더지를 내놔!”

두더지는 흙을 한 움큼 뿌리며 말했습니다.

“고기오는 우리 닭이야. 내줄 수 없어!”

두더지와 닭들은 고기오를 두고 다투기 시작했습니다. 소식이 닿은 건지, 다른 두더지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숲은 한바탕 떠들썩해졌습니다. 정작 당사자인 고기오는 어찌할 바를 몰라 입을 꾹 다물었습니다. (p.77)

 

타조도, 펭귄도, 사슴도 아니라면 ‘나’는 누구지?

고기오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어 긴 여행을 떠난다. 타조가 되었다가, 펭귄이 되었다가, 두더지, 사슴, 기러기 등 여러 동물을 만났지만 좀처럼 자신의 정체를 알 수가 없다. 그러던 중 닭들과 마주하고 그들과 비슷한 생김새에 자신을 닭이라 확신하는데 어째 닭들의 생각은 달라보인다. 고기오는 몸집도 크고, 목소리도 크고, 힘도 무지 세 자신들과 사뭇 달라 보인다며 순순히 닭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결국 닭들은 고기오에게 나흘 안에 닭임을 증명하라고 요구하고 고기오는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닭들은 날지 않는데 고기오는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 이제야 비로소 자신이 누구인지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혹시 닭이 아닐까 걱정이 된 고기오는 어린 꼬꼬꼬의 의견에 따라 이 마을에 있는 동안에는 날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독수리에게 붙들려 가는 꼬꼬댁을 본 고기오는 위험에 처한 닭을 구하기 위해 하늘로 날아오르고 이 때문에 숨겨왔던 비밀이 들통나버리고 만다. 게다가 어느 틈에 등장한 두더지들은 고기오를 두더지라 주장하고 이로 인해 상황은 점점 더 복잡해진다. 고기오는 두더지일까? 닭일까? 그도 아니면 호랑이일까?

 

책은 자신의 정체를 찾아나서는 주인공 고기오의 여정을 담은 이야기다. 부모도 없고, 형제도 없고, 머리를 다쳐 어린 시절의 기억조차 없는 고기오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다. 그래서 두더지, 타조, 펭귄 등 여러 집단을 떠돌며 각각의 동물이 되어 생활해보지만, 구성원이 되는 데는 번번이 실패한다. 그러다 자신과 닮아 보이는 닭의 무리까지 흘러 들어와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닭일까?’ 혼자 있는 게 싫어서 자신을 닮은 종족을 찾아 여행을 떠난 고기오가 과연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을까? 이 책은 <구렁이 족보>를 통해 이름을 알린 임고을 작가가 선보이는 두 번째 동화이다. 전작을 통해 사라져 가는 소중한 생명들에게 우리가 어떤 일을 해 줄 수 있을지를 물었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정체불명의 동물 고기오를 통해 존재와 다양성에 대해 질문한다. 닭? 두더지? 고기오가 누구인지 정체를 두고 펼쳐지는 이야기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결말을 통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극의 몰입감을 높이 끌어올린다. 재미는 물론 잣대를 가지고 외모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된다는 교훈까지 1석2조의 효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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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면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인문적 글쓰기 아우름 37
박민영 지음 / 샘터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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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작은 존재입니다. 세상은 어마어마하게 크고요. 그런데 세상이 아무리 커도 작은 나를 통해서만 인식이 가능합니다. ‘나’라는 존재는 세상이 인식되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글쓰기는 그렇게 인식된 것을 쓰는 것입니다. 글쓰기는 세계를 인식하는 유일한 통로인 자신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글 쓰는 사람은 홀로 앉아 세상일에 대해 이래저래 따져 봅니다. 인간의 사유 대상은 세계입니다. 글쟁이 하나가 감히 세상 전체를 대상화해서 분석하고 해석하겠다며 덤비는 것입니다. 작은 내가 거대한 세상을 상대로 벌이는 정면 대결입니다. (p.16)

 

글은 기본적으로 자기 정신의 표현입니다. 글만큼 자기 정신을 표현하는 최적의 도구는 없습니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독서가 “나를 나 자신으로부터 해방시키고, 나를 다른 사람의 혼 속을 거닐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글 쓰는 사람 입장에서 바꿔 보면, 글을 쓰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내 혼 속을 거닐게 할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글쓰기는 한 사람의 사상과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데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입니다. 글을 쓰는 과정은 기획과 실행이 일치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무엇에 대해 쓸지, 어떤 문체와 어떤 난이도로 쓸지, 어떤 문헌들을 참고할지, 어떤 순서로 할지, 누구를 독자로 삼을지 등을 스스로 정하고 스스로 실행합니다. 그러므로 생산 활동에서 자기 소외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내가 쓴 글은 온전히 내 정신과 노력의 산물입니다. 결과물이 훌륭할 수도 있고 조금 부족할 수도 있지만, 훌륭하면 훌륭한 대로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성취감이 있고, 애착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p.42)

 

좋은 글이란 어떤 식으로든 독자에게 지적인 충격을 안겨 줍니다. 그 충격이 깊고 오래갈수록 좋은 글입니다. 그렇다면 독자는 언제 지적인 충격을 받을까요? 자신이 옳다고 생각했던 것이 잘못된 것이거나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입니다. 그럴 때 사람은 정신적으로 훌쩍 성장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생각을 부인하거나 교정하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무조건 책을 많이 읽으면 유익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독자를 불편하지 않게 하는 책만 읽으면 좀처럼 지적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나아가 내 세계관에 맞는 책이나 내 생각이 옳다고 확인시켜 주는 책만 골라서 본다면, 책을 읽을수록 확증편향만 심화될 겁니다. 글을 쓰려면 나의 정신을 성장시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편한 책도 마다하지 않고 읽어야 합니다. 저자의 의견이 나와 다르더라도 뭔가 깊이 있고 설득력 있다는 느낌이 들면 읽어 봐야 합니다. (p.107)

 

글을 쓰려면 무엇이 유용하고 가치있는 정보인지 따져서 모으고, 그것을 면밀하게 해석하고 평가하며, 논리적으로 재배열하거나 재구성해야 합니다. 그것은 자신이 다루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사고를 단련하는 과정이 됩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종합적 사고, 분석적 사고, 논리적 사고가 발달합니다. 지성이라는 게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아가는 능력, 그것이 곧 지성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할 뿐인데, 그 과정에서 지성이 고양됩니다. 종합적 사고, 분석적 사고, 논리적 사고는 가설연역적인 연구의 가장 중요한 수단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결국 독자적인 연구능력이 높아집니다. (p.144)

 

 

각계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묻고 그 답을 담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서른 일곱 번째 주제는 ‘글쓰기의 가치는 무엇일까?’이다. 글쓰기를 10년 넘게 강의한 박민영 작가는 글쓰기가 자기를 발견할 수 있는 길이자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글쓰기는 인생에서 중요한 질문인 ‘어떻게 나로 살 것인가’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왜 글쓰기가 필요할까요?”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글쓰기가 어떻게 삶을 풍요롭게 하는지 살펴본다. 저자의 글쓰기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지금 이 시대에 왜 글쓰기가 더 필요한지, 읽기는 어떻게 쓰기가 되는지, 글쓰기는 왜 몸으로 하는 것인지, 글쓰기를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글쓰기가 왜 지력을 높일 수 있는지 그 의미를 자연히 깨닫게 된다.

 

글을 쓰는 사람은 글쓰기에 대한 문제를 의식하고 쓰지 않는다. 글 쓰는 사람은 자신이 생각한 것,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전달할까에 집중한다. 다른 생각은 하지도 않고, 할 겨를도 없다. 우리가 걸을 때 목적지를 생각하지, 걸음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글쓰기 테크닉보다 글쓰기의 효용과 가치를 해명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글쓰기도 사람이 하는 일인 까닭에, 그 태도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글쓰기의 효용과 가치를 알고 도전할 때 글을 쓰고자 하는 의지가 더 높아진다. 저자는 글을 쓰면 자신을 돌아보는 능력이 생기고, 타인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세계에 대해 나름의 관점으로 독해하고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글쓰기는 글을 쓰는 사람의 독립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하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을 만들어 나가는 힘이 강력하다. 글쓰기처럼 자발성을 키우는 활동을 많이 해야 자신과 타인을 알게 되고 사랑하고 자신에 대해 만족하게 된다는 것이다. 책을 잘못 읽으면 자칫 남의 생각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글쓰기는 그럴 수가 없다. 쓰려고 읽는다면 읽는 것도 종전과는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고통에 어떻게 공감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저자는 언어를 다루는 능력을 양날의 칼이라 이야기한다. 그 능력을 좋게 쓰면 자신과 사회를 개선시키지만, 나쁘게 쓰면 웬만한 범죄보다도 훨씬 더한 악을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펜은 선용될 때도 위력을 발휘하지만, 악용될 때에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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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엉킨 관계의 끈을 푸는 기술 - 친한 사이와 불편한 사이 그 어디쯤에 있는 당신을 위한 심리 수업
손정연 지음 / 팜파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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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관계에서 입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상대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받은 후 내가 상대를 일방적으로 용서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치유는 알게 모르게 내가 상대에게 준 상처를 알아차림으로써 스스로를 연민의 감정으로 용서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마음속에 잔여물처럼 흐릿하게 남아 있는 감정과 생각은 자칫 우리의 알아차림을 멈추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나에게 잊힌 감정을 만나기 위해서는 암묵적인 경험들을 언어 또는 비언어로 명시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빗물이 떨어져야만 비로소 우산 속 그림이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p.40)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안 좋은 일을 겪더라도 쉽게 흔들리거나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는다. 반면에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조금만 안 좋은 일이 생겨도 그것을 자신과 연결시켜 스스로를 책망하고 탓한다. 이런 태도는 결코 대인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한다. 눈치를 살피고 자신 없어 하는 태도는 상대에게 배려나 겸손으로 비치기보다는 함께하는 시간이 지루하고 불편함을 견뎌내야 하는 수고로 느껴질 것이다.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능동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가? 그렇다면 마음의 힘을 먼저 키우기를 바란다. (p.110)

 

 

연인 관계의 끈이 엉켜버리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앞서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숨기기 때문이다. 불안이 큰 사랑은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게 된다. 그것은 훗날 서로를 향한 수동적 공격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과 레트처럼 말이다. 사랑과 이별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분명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니 말을 한 번쯤 생각하거나, 상대에게 직접 건네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별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애썼던 사람이라면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라는 말을 가슴에 새긴 채 떠나버린 그 또는 그녀가 다시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라며 눈물로 밤을 지새운 적이 있을 것이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다. 움직이는 것에는 매우 다양한 동기가 작동한다. 그리고 그 동기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어느 한쪽의 강요나 희생으로 결코 지속될 수 없다. 성숙한 사랑은 다름의 가치를 존중하고, 각자의 경계를 지켜주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사랑에 앞서 ‘존중’의 무게를 견뎌주는 것이다. (p.144)

 

 

사람들은 누구나 원치 않았던 상황을 경험하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보여주는 행동 방식을 지니고 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방어기제 또는 생존기제라고 한다. 방어기제는 다소 수동적이거나 공격적인 형태의 투사, 치환, 자기 합리화, 회피, 억압, 부인, 퇴행과 같은 성숙하지 못한 방어기제가 있는가 하면, 스트레스 상황을 극복하도록 돕는 승화, 유머와 같은 성숙한 방어기제도 있다. 인간관계의 갈등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혹은 어떤 사람이 갈등의 매듭을 잘 풀 수 있는가의 문제는 결국 방어기제를 어디까지 허용하며 견딜 것인지에 달려 있다. 더불어 나만의 갈등 해결 방식으로 고착화된 건강치 못한 방어기제로는 무엇이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특정 대상에게 주로 사용하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내가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습관적으로 보여준 행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기억을 떠올려보자. (p.195)

 

 

 

대부분의 사람들은 혼자가 편하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아니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아 있겠지만 늘 혼자이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 혼자 있다 보면 외롭고 쓸쓸해 결국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어지니까. 저자의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관계 속에 존재하고, 관계를 통해 삶의 희로애락을 경험한다고. 혼자인 듯 살아가지만 결코 혼자가 될 수 없는 인간의 운명. 과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심리상담을 기반으로 한 ‘스트레스 관리, 힐링, 감성코칭,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분야를 교육하며,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개인과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기업교육 전문 강사로 활동하는 손정연. 그녀가 들려주는 꼬일 대로 꼬인 관계를 풀지도 끊어내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마음코칭 <뒤엉킨 관계의 끈을 푸는 기술>. 심리상담가인 저자는 관계 형성과 유지, 관계 속에서 경험하는 갈등을 각자 가지고 태어난 ‘관계의 끈’에 빗대어 설명하며, 원만하고 성숙하게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기술을 전수한다. 1장에서는 심리학적 접근을 떠나 사람에게 받은 상처로 인간관계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소모적 인간관계에 권태를 느끼는 사람들과 나누고픈 이야기를, 2장은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대안사고와 신념에 대해, 3장은 수많은 관계 중 유독 상처를 주고받는 주범에 속하는 의미 있는 타인과의 갈등에 대해, 4장은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갈등을 풀고 마음의 상처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숱하게 상처를 주고받으면서 관계를 맺고 서툴게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을 통해 관계의 민낯을 속속들이 보여주며 타인과의 관계 못지않게 챙겨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부정적 감정과 욕구를 현명하게 다스리는 법을 가르쳐준다. 

 

저자는 책을 쓰는 내내 자신에게 질문했다. 어떤 인간관계가 이상적 관계일까? 답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책을 쓴 작가로서 무책임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염치없게도 이것이 사실임을 밝히며 ‘어쩌면 정답이 없기에 우리가 관계 속에서 좀 더 유연해질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자신의 생각을 내비친다. 다양한 관계 속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두려움 없이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표현하고, 상대와 환경을 탓하기보다는 자신의 선택을 책임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그녀. 이렇게 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쉽게 뒤엉킨 관계의 끈을 풀 수 있지 않을까. 개선될 여지가 없다며 마음의 문을 닫아걸고 혼자가 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를 두고 저자는 좋든 싫든 사람들과 어울려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면 용기를 내서 기꺼이 관계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연민을 발휘해 나와 타인을 이해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일깨운다. 틀어지고 멀어져서 불편한 관계의 자극과 반응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을 채우는 것 중 으뜸은 연민이기 때문이다. 아프다고 숨거나 도망친다고 해서 자유로워지지는 않는다. 관계 밖에서 서성이며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면, 뒤엉킨 관계의 끈을 끊어버릴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면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자.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것은 물론 선택을 내리는 데 있어서 더없이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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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방통 홈쇼핑 - 2018년 제24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79
이분희 지음, 이명애 그림 / 비룡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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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할아버지가 나가고 난 뒤, 한참을 멍하니 빨랫줄을 바라봤다. 줄에 걸린 옷걸이가 내 신세 같았다. 정말······ 초라하고 없어 보였다. 사업 망했다고 혼자 도망간 아빠나, 날 여기에 두고 간 엄마나, 모두 너무 미웠다. 눈물이 핑 돌았다. 자켓만 옷걸이에 걸고 나머지는 그대로 캐리어 안에 두었다. 엄마는 정신없이 내 짐을 챙긴 모양이었다. 옷도 몇 벌 없었고, 내가 그동안 모은 캐릭터 피규어는 하나도 가져오지 못했다. 아니지······. 가져오면 안 되는 거였다. 이제 내 것이 아니라고 했으니까. 우리 집 곳곳에 붙은 붉은 종이들이 떠올랐다. 엄마는 그것을 ‘딱지’라 불렀다. 내게는 지옥으로 직행하는 붉은 승차권으로 보일 뿐이었다. (p.11)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고객님! 오랜만에 저희 신통방통 홈쇼핑에서 놀라운! 아주, 아주 놀라운 신상품을 준비했습니다. 채널 고정하세용!”

그러거나 말거나 홈쇼핑에서 내가 살 만한 것도 없고, 살 수도 없었다. 텔레비전을 끄려고 손을 뻗었다. 쇼호스트가 갑자기 크게 소리를 질렀다.

“잠깐! 지금 놓치면 고객님들이 엄청나게 후회하실 물건이 대기 중입니다. 일단 마음을 진정하시고 이제부터······.”

조금도 궁금즐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쇼호스트에게는 눈길이 갔다. 뭐랄까? 옷차림도 이상하고 색깔도 촌스러운 데다가 얼굴도 묘하게 이상해 보였다. (p.38)

 

 

 

한순간에 어려워진 집안 사정으로 주인공 선우찬은 밤이면 토도독 토독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는 도깨비 전설이 깃든 독각면, 큰할아버지 집에서 살게 된다. 요금을 내지 않아 스마트폰도 못 쓰고, 인터넷도 안 되는 곳이라니 매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하교 후엔 학원을 다니느라 정신없었던 일상에서 멀어지게 된 찬이는 적막한 시골이 영 낯설기만 하다. 일찍 밤이 찾아오면 할 일도 없고 딱히 가지고 놀 것도 없어서 책이 그리울 정도. 전학 간 학교생활도 기대할 것 없기는 마찬가지다. 처음 교실로 들어서던 날, 찬이는 마치 동물원 원숭이가 된 기분이었다. 마음 열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불쑥불쑥 튀어나와 자기에게 말을 건네는 아이들. 중학교 진학 때문에 다들 도시로 전학 가기 바쁜데 되레 시골로 전학 온 아이라니.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 방에서 발견한 배불뚝이 오래된 텔레비전! 찬이는 안방에 놓인 케이블 방송도 나오지 않는 오래되고 뚱뚱한 브라운관 티브이를 무심코 켠다. 그렇게 보게 된 ‘신통방통 홈쇼핑’. 기묘한 얼굴색에 어딘가 이상해 보이는 두 쇼호스트는 “여기는 신통! 방통!호우움 쇼핑입니다아아아!”를 번갈아 외치더니 딱 봐도 마법 같은 힘이 담긴 상품을 구매하라고 속삭인다. 투명인간으로 만들어주는 도깨비감투, 나뭇잎을 넣으면 돈으로 변하는 나뭇잎 지갑, 원하는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는 구미호 꼬리까지 도대체 이 이상한 홈쇼핑 채널의 정체는 무엇일까?

 

2018년 제24회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한 장편동화 <신통방통 홈쇼핑>. 책은 독각면이라 불리는 낯선 시골에 살게 된 소년 선우찬이 도깨비가 쇼호스트인 홈쇼핑 방송의 고객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신비롭게 담아낸다. 엄마 아빠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을 꾹꾹 누르면서 도시와는 다른 환경과 새로운 학교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찬이의 다채로운 마음과 소망이 요술이 깃든 도깨비 물건을 주문해 사용하는 모습을 통해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엄마 아빠와 떨어져 혼자 낯선 곳에서 생활하는 찬이에게 어딘가 수상쩍은 쇼호스트들이 판매하는 상품들은 하나같이 찬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새로운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 나간다. 착하고 순진해서 답답해 보이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강하고 선한 마음을 가진 명석이, 우쭐대고 큰 소리 내는 성격이지만 좋아하는 상대에게는 한없이 여린 대성이, 아이들의 관계를 꿰뚫어 보는 똑 부러지는 주영이까지. 이들 캐릭터에는 친구 관계의 여러 가지 모습이 담겨져 있다. 찬이는 같은 마을에 사는 명석이와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되지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지는 못하고 오히려 예상치 못하게 자신을 못살게 굴던 대성이, 주영이와 비밀을 나누게 된다. 모든 비밀을 공유하지 않아도 누구보다 단단한 우정을 맺어가는 명석이와 찬이, 그리고 비밀을 통해 상대의 아픔에 공감해 나가는 대성이의 변화된 모습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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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숫자, 컴퓨터와 코딩 100가지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100가지
앨리스 제임스 외 지음, 페데리코 마리아니 외 그림, 배장열 옮김, 조너선 존스 감수 / 어스본코리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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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개수를 세는 기본 단위예요.

수학자들은 수천 년 동안 점점 더 복잡한 수를 찾아내고 있어요.

 

컴퓨터 코드는 컴퓨터에 명령을 내려요.

이를 ‘프로그래밍’이라고 해요.

 

 

 

 

모든 컴퓨터는 0과 1로 된 기계 코드만 이해할 수 있어요.

 

기계 코드는 우리가 읽고 쓰기 어려워요.

그래서 컴퓨터과학자들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

기계 코드 대신 명령을 작성해요.

프로그래머들은 여러 언어를 사용할 수 있지만

모든 프로그래밍 언어를 다 이해하지는 못해요.

 

 

 

 

 

최초의 현대식 컴퓨터는 군사 기밀이었어요.

1946년 전 세계 신문들은 두 명의 공학자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컴퓨터라는 새로운 기계를 만들었다고 보도했어요.

기자들은 군사 스파이가 이미 제2차 세계대전부터 컴퓨터를 사용했다는 사실를 알지 못했거든요.

 

 

 

인터넷은 대부분 바닷속에서 연결돼 있어요.

인터넷이라고 하면 우리는 보이지 않는 상상 속 물체로 생각해요.

하지만 인터넷은 직접 만질 수 있는 물체에요.

인터넷은 전 세계 컴퓨터들이 연결된 거대한 네트워크지요.

이 네트워크는 주로 바다 밑에서 수천 킬로미터 길이의 케이블로 존재해요.

 

 

끝없는 호기심을 가진 아이들에게 세상의 비밀을 알려 주는 어린이 교양서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숫자, 컴퓨터와 코딩 100가지>. 이 책은 무슨 내용일까?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바로 수와 컴퓨터, 코딩에 관한 내용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시계는 고대 이집트의 시간 체계를 따르고 있어요.’ ‘우주에서 보내온 숫자들로 우리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어요.’ ‘조개껍데기는 수열로 만들어졌어요.’ ‘마이크로칩 그라피티는 도난을 방지하려고 사용됐어요.’ ‘최초의 컴퓨터 버그는 정말 벌레였어요.’ ‘친화수는 사랑을 이뤄 준다고 믿어요.’ ‘인터넷에서는 봇이 사람보다 더 많아요.’ 수와 컴퓨터의 기본 개념에서부터 수열, 기하, 암호학, 소프트웨어공학, 프로그래밍, 암호화폐,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초등 <수학>과 컴퓨터 교과에서 다루는 개념들을 콕콕 찍어주고, 꼭 알아야 할 지식을 폭넓게 탐구할 수 있도록 기본 개념부터 최근 이슈까지 100가지 토픽을 뽑아 한 권의 책으로 담아냈다. 이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계속 발전해 가는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간결한 글과 그림과 도표, 그래프, 순서도, 칸 만화 등 여러 방식을 충분히 활용한 인포그래픽으로 디자인하여 아이들이 어려운 정보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지적 호기심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초등 교과 과정에서 배우는 내용은 물론이고 역사적 사실과 최신 이슈까지 매력적인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연대표>를 통해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낯설거나 어려운 단어들은 120~123쪽 <낱말풀이>에서 짚어주고 <찾아보기> 코너를 통해 원하는 내용을 그때그때 알맞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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