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엉킨 관계의 끈을 푸는 기술 - 친한 사이와 불편한 사이 그 어디쯤에 있는 당신을 위한 심리 수업
손정연 지음 / 팜파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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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관계에서 입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상대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받은 후 내가 상대를 일방적으로 용서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치유는 알게 모르게 내가 상대에게 준 상처를 알아차림으로써 스스로를 연민의 감정으로 용서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마음속에 잔여물처럼 흐릿하게 남아 있는 감정과 생각은 자칫 우리의 알아차림을 멈추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나에게 잊힌 감정을 만나기 위해서는 암묵적인 경험들을 언어 또는 비언어로 명시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빗물이 떨어져야만 비로소 우산 속 그림이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p.40)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안 좋은 일을 겪더라도 쉽게 흔들리거나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는다. 반면에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조금만 안 좋은 일이 생겨도 그것을 자신과 연결시켜 스스로를 책망하고 탓한다. 이런 태도는 결코 대인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한다. 눈치를 살피고 자신 없어 하는 태도는 상대에게 배려나 겸손으로 비치기보다는 함께하는 시간이 지루하고 불편함을 견뎌내야 하는 수고로 느껴질 것이다.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능동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가? 그렇다면 마음의 힘을 먼저 키우기를 바란다. (p.110)

 

 

연인 관계의 끈이 엉켜버리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앞서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숨기기 때문이다. 불안이 큰 사랑은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게 된다. 그것은 훗날 서로를 향한 수동적 공격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과 레트처럼 말이다. 사랑과 이별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분명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니 말을 한 번쯤 생각하거나, 상대에게 직접 건네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별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애썼던 사람이라면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라는 말을 가슴에 새긴 채 떠나버린 그 또는 그녀가 다시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라며 눈물로 밤을 지새운 적이 있을 것이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다. 움직이는 것에는 매우 다양한 동기가 작동한다. 그리고 그 동기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어느 한쪽의 강요나 희생으로 결코 지속될 수 없다. 성숙한 사랑은 다름의 가치를 존중하고, 각자의 경계를 지켜주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사랑에 앞서 ‘존중’의 무게를 견뎌주는 것이다. (p.144)

 

 

사람들은 누구나 원치 않았던 상황을 경험하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보여주는 행동 방식을 지니고 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방어기제 또는 생존기제라고 한다. 방어기제는 다소 수동적이거나 공격적인 형태의 투사, 치환, 자기 합리화, 회피, 억압, 부인, 퇴행과 같은 성숙하지 못한 방어기제가 있는가 하면, 스트레스 상황을 극복하도록 돕는 승화, 유머와 같은 성숙한 방어기제도 있다. 인간관계의 갈등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혹은 어떤 사람이 갈등의 매듭을 잘 풀 수 있는가의 문제는 결국 방어기제를 어디까지 허용하며 견딜 것인지에 달려 있다. 더불어 나만의 갈등 해결 방식으로 고착화된 건강치 못한 방어기제로는 무엇이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특정 대상에게 주로 사용하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내가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습관적으로 보여준 행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기억을 떠올려보자. (p.195)

 

 

 

대부분의 사람들은 혼자가 편하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아니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아 있겠지만 늘 혼자이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 혼자 있다 보면 외롭고 쓸쓸해 결국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어지니까. 저자의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관계 속에 존재하고, 관계를 통해 삶의 희로애락을 경험한다고. 혼자인 듯 살아가지만 결코 혼자가 될 수 없는 인간의 운명. 과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심리상담을 기반으로 한 ‘스트레스 관리, 힐링, 감성코칭,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분야를 교육하며,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개인과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기업교육 전문 강사로 활동하는 손정연. 그녀가 들려주는 꼬일 대로 꼬인 관계를 풀지도 끊어내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마음코칭 <뒤엉킨 관계의 끈을 푸는 기술>. 심리상담가인 저자는 관계 형성과 유지, 관계 속에서 경험하는 갈등을 각자 가지고 태어난 ‘관계의 끈’에 빗대어 설명하며, 원만하고 성숙하게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기술을 전수한다. 1장에서는 심리학적 접근을 떠나 사람에게 받은 상처로 인간관계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소모적 인간관계에 권태를 느끼는 사람들과 나누고픈 이야기를, 2장은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대안사고와 신념에 대해, 3장은 수많은 관계 중 유독 상처를 주고받는 주범에 속하는 의미 있는 타인과의 갈등에 대해, 4장은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갈등을 풀고 마음의 상처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숱하게 상처를 주고받으면서 관계를 맺고 서툴게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을 통해 관계의 민낯을 속속들이 보여주며 타인과의 관계 못지않게 챙겨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부정적 감정과 욕구를 현명하게 다스리는 법을 가르쳐준다. 

 

저자는 책을 쓰는 내내 자신에게 질문했다. 어떤 인간관계가 이상적 관계일까? 답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책을 쓴 작가로서 무책임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염치없게도 이것이 사실임을 밝히며 ‘어쩌면 정답이 없기에 우리가 관계 속에서 좀 더 유연해질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자신의 생각을 내비친다. 다양한 관계 속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두려움 없이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표현하고, 상대와 환경을 탓하기보다는 자신의 선택을 책임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그녀. 이렇게 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쉽게 뒤엉킨 관계의 끈을 풀 수 있지 않을까. 개선될 여지가 없다며 마음의 문을 닫아걸고 혼자가 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를 두고 저자는 좋든 싫든 사람들과 어울려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면 용기를 내서 기꺼이 관계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연민을 발휘해 나와 타인을 이해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일깨운다. 틀어지고 멀어져서 불편한 관계의 자극과 반응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을 채우는 것 중 으뜸은 연민이기 때문이다. 아프다고 숨거나 도망친다고 해서 자유로워지지는 않는다. 관계 밖에서 서성이며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면, 뒤엉킨 관계의 끈을 끊어버릴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면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자.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것은 물론 선택을 내리는 데 있어서 더없이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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