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가의 시나리오 - 미래를 내다보는 힘
유정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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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과 시나리오의 조합이 다각적으로 이뤄진 책이다. 일종의 플래닝인데 이런 분석은 업계와 학계에서 통용되는 어휘와 사고 체계로 기술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즉, 시각을 넓히고 사례를 다양하게 분석해 전략을 입안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하는데, 역시나 경험이 제일 중요하다. 저자는 경험에 관해서는 확실히 믿을 수 있는 배경을 지녔고, 산업공학적 접근법과 경영학 분석 기법을 골고루 사용하며 전략에 관해 자신의 틀을 만들었다고 감히 말해본다. 책의 내용은 사례 중심으로만 치닫지 않고, 이론에 근거해 균형 있게 서술되어있다. 직장 내에서 잘못 소모되는 워크숍 시간도 상당하다. 책의 말미에는 워크숍을 다루는 방식과 의사 토론 방식이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체계도 섬세히 소개되어 있어서 무척 유용하다. 준비하지 않고는 조직이든 국가든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 직장 생활이 그나마 편한 이유는 정기 소득이 정해져 있어 단기 미래라도 계획할 수 있음에 있다. 하물며 공무원은 장기 미래까지 계획이 가능해 보다 윤택한 삶이 가능하다. 급변하는 시대에 힘들어해서만은 안된다. 이 책이 지향하는 바도 이와 같은 변동성에 치이지 말고 앞으로 전진해갈 수 있는 역량을 마련하라는 점이다. 일단 신규 사업에 임하는 사람은 실패를 최소화해야 하므로 다각도로 시나리오를 구성해보는 치밀함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런 차원에서 매우 우수하다. 정밀한 점검, 또 확인, 그리고 플랜 B까지 염두에 두는 전략가다운 면모로 시나리오 플래링을 소개한다. 강의 형식으로 구성된 까닭에 다소 딱딱한 느낌도 있지만, 하루에 보지 않고 나눠서 읽는다면 충분히 실생활에 접목할 만한 적시성을 이 책에서 끄집어 낼 수 있다고 본다. 상대평가도 단순히 상대화에 그치지 않고 상대화의 이유, 그 상대화로 얻게 될 이점까지 고려해야 한다. 책의 내용을 참조하고, 전공 서적이나 일부 전문 서적을 함께 읽는다면, 이 책은 길잡이로도 좋은 작용을 할 수 있다.불확실한 미래는 비단 조직에서만 있는 게 아니다. 소규모 창업가, 학생 등도 얼마든 전략적 시나리오는 필요하다. 계획하는 삶으로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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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감옥 - 생각을 통제하는 거대한 힘
니콜라스 카 지음, 이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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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통제에서 벗어나기가 시대적 과제로 전화된다니 세상 변화가 참으로 빠르다. 예전에는 기술력이 떨어져 한참 후의 세상을 상상하며 인간의 무능을 탓했는데, 이제는 기술에 의해 무능해지고 있으니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정말 많아졌다. 머리를 쓰지 않고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소비하다 끝난다. 카톡 유형의 온갖 메신저에 쉴새없이 디지털 일체화된 생활을 영위하고, 정작 머리를 써야할 때는 골치아파하는 우스운 모습을 자주 연출한다. IQ를 항간에 두뇌 활용 능력 지표로 삼지 말자는 소심한 운동도 일었지만, 상대적 박탈감에서 벗어나고픈 가여운 발버둥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독서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독서 내용도 소설로 뒤덮여 과연 생각을 하는 건지 상상만 하며 삶을 소비하는 건지 모를 정도다. 네비게이션이 없을 때는 솔직히 불편했다. 하지만, 장점이라면 지도를 펼쳐들고 지형적 분석과 랜드마크 비교로 길을 찾아가는 데 적어도 머리를 쓰긴 했으므로 재미는 있었다. 달리는 와중에 길을 찾고자 번번히 멈추지 못해 뱅글뱅글 돌아야했던 아픔도 있지만, 생각은 한 셈이니 현 세태에 비하면 더 나은 점도 없지 않다. 네비게이션은 우수한 기술이고, 양보가 가능한 기술 진보라 유리 감옥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아날로그 중 인간의 능력 개발에 필요한 글쓰기라든가 마주보고 나누는 대화가 사라지는 현상이 아쉬운 뿐이다. 주변을 보면 점차 게을러지는 두뇌 활동이 보인다. 이 점이 저자가 우려하는 바고 기술의 우위가 양산하는 비극의 단초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진화 속도에 모터를 달 수도 없는 노릇이라 무어의 법칙에 순응해 폭증하는 기술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우리 시대가 안타깝기도 하다. 과도기일 뿐이겠지만, 기술력과 인간 생활의 질적 제고는 반드시 조화를 이뤄야 하는 대목이다.기술의 혜택만큼 인간의 사고력도 점증하길 기대하며 저자의 놀라운 비평 능력을 엿볼 수 있어 즐거웠다. 스마트폰 대신 종종 책을 짚어들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이 많아지길 덧없이 기대는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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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라 오로지 달마처럼 - 끝까지 가본 사람, 달마의 인생 공략집
웅연 지음 / 불광출판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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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가봤는가? 희로애락의 굴레, 인간의 삶에 대해 존재론적 고찰을 넘어 인간이 이를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한 달마의 삶은 표본이다. 유한함과 사멸을 인지하고 자신 앞에 던져진 고난의 길을 당당히 받아들인 달마는 눈빛의 위용에서도 예사롭지 않다. 달마하면 떠오르는 건, 역시나 그의 알 듯 모를 듯한 표정 아닐까. 모나리자의 스푸마토 기법에 버금가는, 아니 어쩌면 철학적 차이를 감안하면 동양의 모나리자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그의 초상화는 보면 볼수록 신기하다. 비과학적 소견으로 달마 초상화의 에너지가 매체를 통해 소개된 적도 있다. 그걸 보면서 대체 무언가 싶었고, 신기해 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달마는 많이 들었지만, 정작 그의 삶, 그의 이야기는 들어본 바가 없어 이 책에 강하게 끌렸고, 그게 당위라고 생각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촌철살인이라고 할 수 있는 저자의 찌르기도 맥락을 흐리지 않고 오히려 두 채널로 울림을 만들어, 마치 서라운드와 스테레오로 클래식을 듣는 기분이 들었다. 한 쪽에서는 달마의 이야기를 다루고, 다른 한 쪽에서는 저자의 깨달음을 설파하는 이 책의 구조도 상당히 책의 격에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불교관은 잔잔하지만 결코 정적이지 않다. 부처를 없애라는 강한 발언은 불교가 지향하는 깨달음을 의미한다. 유일신에 물들기 시작한다면, 스스로 불안함을 느끼고 있음이다. 이러한 불교관을 좋아한다. 물론 사람 사는 공간에 끼어들어 구제의 목적이란답시고 정작 세속화되는 종교는 불교뿐만이 아니다. 더 심한 종교가 많다. 종교를 비교하는 건 인간 사회에서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니 굳이 발설해 화를 자초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 책을 통해 인간들이 바라는 종교가 어떤 식으로 변형해 지금에 이르렀는지 이해가 갔다. 달마에게 부활을 대입하는 것처럼 말이다. 인생 공략집으로 이 책은 올해 최고가 아닌가 싶다. 달마라는 인물의 특징, 간간히 나오는 역사와 불교 이야기가 잘 혼합되어 읽기가 어렵지 않았고, 오랜만에 보는 다양한 한자 어휘가 조금은 반갑기도 했다. 이런 책아니면 쓰기가 버거운 어휘라 한 차례 어휘 다양성을 강화하는 용도로도 저자의 달마 이야기는 즐거웠다. 불행하고 싶지 않지만, 달마처럼 삶을 뛰어넘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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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읽는다는 착각 - 오해와 상처에서 벗어나는 관계의 심리학
니컬러스 에플리 지음, 박인균 옮김 / 을유문화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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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읽는다, 이건 개인이 갈등 상황에 있을 때 꿈을 꾸는 기술이자 능력이다. 행동경제, 신경경제, 심리학을 조합하면 이게 가능한 일로 탈바꿈한다. 정말 그렇다. 마음은 뇌의 작용이라서 때로는 직관, 때로는 감성으로 멋을 부린다. 이를 읽어내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지만, 읽는 방법을 익힌다면 접근은 가능한 일이 된다. 그리고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자신을 바라보는 일이다. 책은 경영학 교재와 심리학 교재를 섞어놓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사례가 균형감 있게 배합되어 있고, 생소한 연구 결과도 많아 읽는 동안 신선함 느낌에 빠져 들 수 있었다. 게다가 인용되는 학자와 교수, 그들의 저서를 새롭게 접할 수 있어 즐거움이 배가된다. 이 책의 저자가 거론한 책들은 거의 다 읽었기 때문에 저자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었고, 배경 지식덕분에 책에 대한 이해도 상대적으로 쉬웠다. 그래서 더욱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또, 아는 만큼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생각하는데, 이 의견을 뒷받침하는 상대방 감정 읽기 능력도 책에 흥미롭게 소개되어 있다. 상대방의 마음을 완전히 안다는 건 솔직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는 마치 슈레딩거의 고양이처럼 특정 개인의 마음이 정해져 있지 않고, 상대방에게 던지는 말과 그 상대방이 처한 상황에 따라 마음도 변하기 때문이다. 물론 실시간으로 변하는 마음까지 다 알 수 있다면 마음을 읽는 것이겠지만, 이건 유추이자 추측일뿐 확실한 독파는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이 책은 실수를 줄이고, 그 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상대방에 대한 직관적 해석법을 제대로 수정해준다. 마음을 잘못 읽게 되면, 사랑하는 사이도 벌어지고, 친할 수 있던 인간 관계도 소원해진다. 의미 없는 논쟁으로 에너지와 감정 소모를 벌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책은 더더욱 필요하다. 지나치게 자신만만하다면 반드시 그런 자세를 경계해야 한다. 슈레딩거의 고양이처럼 상대방의 마음은 완벽히 인지는 불가능하므로 과도한 자신감은 피해야 적절히 상대방 감정에 대응할 수 있다.의인화, 회색화 등 사물에 대한 우리의 착각을 고찰하며 마음의 속성도 감지할 수 있었다. 자신의 선입견, 편견에서 투명해져야 상대방의 마음에 다가설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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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만난 자유, 셰익스피어 - 독방에 갇힌 무기수와 영문학 교수의 10년간의 셰익스피어 수업
로라 베이츠 지음, 박진재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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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셰익스피어의 한글 철자를 놓고 고민아닌 고민을 거듭한 끝에 세익스피어로 결론 내렸는데, 여기서 다시 더욱 세련된 철자 "셰익스피어"를 만났다. 철자만큼이나 책의 내용은 유려하고 편안한 이야기였다. 죄와 갱생. 이 점에 대해 그다지 묻고 싶지는 않다. 죄질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벌어지고, 이는 서로 연결된 사회의 한 지점에서 여파가 그치지 않고 주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과연 갱생이 어떤 의미가 있겠나. 흔히 말하는 실수와 다른 강력 범죄형 실수는 파렴치한 인간상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용서가 힘들다. 세월호,살인 교사에 이르는 과정을 보자. 결과도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그 과정을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분노는 상상을 초월한다. 갱생은 이럴 때 지나치게 이기적인 사고가 아닌가 싶다. 안정된 사회라는 전제에서 인권보다 더한 권리는 없다는 논리는 비이성적이다. 모든 걸 포용하는냥 해석하는 종교의 권리도 결국 본 종교의 밥줄 앞에서는 침묵을 지킨다. 이 책의 말미에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 코너는 생각할 기회를 줬고, 해당 질문에 답변을 마련하는 중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주인공이 실화라는 점에서 일단 무척 놀랐다. 인간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데 겨우(?) 셰익스피어 책이 선봉에 섰다니 말이다. 어려운 내용도 아니고, 400년 전 인간상을 담은 책에서 무엇을 건져냈길래 사람이 바뀌었나. 그 점에 크게 놀랐다. 어쩌면 교육이라는 게 이런 까닭에 중요한 게 아닌가 싶은 인상도 받았다. 굳이 모든 과목을 잘 할 필요는 없다. 래리처럼 인문학적 소양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잘하는 과목에서 두각을 드러내면 된다. 재소자의 갱생은 래리뿐만 아니라 종종 사회적 사건으로 한국에서도 많이 다뤄졌다. 조직폭력배, 살인자, 무기징역수 등이 결국 목회자가 되어 사회로 나온다. 종교가 빠지지 않는다. 이러한 사례에 비하면, 사실 래리는 상당히 세련되고 보다 생산적인 갱생이 아닐 수 없다. 이건 깨달음이자 앞으로 해야할 일과 삶의 방향을 개척할 힘을 마련한 셈이기 때문이다. 독방이라는 특수한 상황, 영문학이라는 다소 밋밋한 학문의 조합이 이처럼 창대한 결과로 이어지다니 그저 놀랍다. 만약 갱생이 가능하다면, 교육으로 인한, 종교라는 수렴적 방식말고, 발산적 형태로 이뤄지길 기대한다.아쉽게도 래리가 받은 교도소 교육 제도는 중단되었지만, 현재는 다른 형태로 파생되어 진행 중이라고 한다. 교육과 갱생의 조합을 앞으로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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