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북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인간 관계, 대인 관계가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배웠다. 어떤 학자는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규정한 것도 같은 의미에서 나온 주장이라고 독자는 들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체험하고 배워왔다. 심지어 사람을 뜻하는 한자어 '인간(人間)'이라고 하는 것도 사람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살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라고도 들었다. 그러나 인간 관계라는 게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삶 자체가 경쟁이라고 하는 구조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기에 인간 관계는 더욱 중요하고 무거운 느낌이다.
특히 현대인들은 갈수록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자칫 인간 관계가 나빠지거나 단절될 위험을 늘 안고 산다. 삶이 점점 어려워진다고 하는 이유다. 인간 관계, 그리고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얼마나 우리 삶에 필요한 것인지 우리는 지난 몇 년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뚜렷하게 인식됐다. 이 책 『서서히 나에게 독이 되는 사람들』은 「내 삶을 은밀히 착취하고 파괴하는 그들은 누구인가?」란 부제를 갖고 있다. 어떤 사람들인지 살펴보는 게 이 책의 시작점이다. 공동 저자 리사 이라니와 안나 에케르트(이하 저자)는 늘 불안하고 힘든 관계에 놓여 있다면 주변에 다음과 같은 사람들이 있는지 둘러볼 것을 주문한다. 자기 책임을 회피하며 당신에게 모든 문제를 전가하는 사람, 도움이 필요할 때만 연락하고 당신이 힘들 때는 외면하는 사람, 농담이라는 핑계로 비난과 무시를 일삼고 당신의 성공이나 노력을 깎아내리는 사람, 지속적인 거짓말로 당신을 긴장시키고 불안하게 만드는 사람, 그리고 신체적·언어적·정서적 폭력으로 위협을 가하는 사람 등이다. 저자는 말한다. 독자들은 늘 이들의 눈치를 보며 ‘내가 문제인가’ 고민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은 당신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저자의 주장은 '독이 되는 사람들'은 멀리 있는 낯선 사람들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타인에게 투사하는 것은 아니다. '나'를 불안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당신의 가장 가까운 친구, 연인, 직장 동료, 상사, 가족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겉보기에 좋은 사람으로 위장해 다가온 후 당신의 감정을 롤러코스터처럼 흔들고, 불리한 상황을 조작해 당신의 모든 것을 착취하려고 한다. 독자로서 듣기에 좀 과격하다시피 표현되는 그들은 과연 누구일까? 저자들이 지적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나를 편안하게 하고 늘 자기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지적되는 것을 보고 부인하고 싶을 것이다. 독자도 마찬가지다. 단 한 번도 지금까지 '나에게 독이 되는 사람'들, 친구, 연인, 직장 동료, 가족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저자는 사랑하니까 이해해야 한다는 강요, 가족이니까 참아야 한다는 희생, 친구·동료·상사니까 맞춰줘야 한다는 부담 등 다양한 딜레마에 직면하게 만드는 사람들로 '가까운 사람들'을 꼽고 있다. 그 결과 서서히 자신을 잃어가고 왜곡된 관계의 무게에 짓눌려 숨이 막히는 것이라고 말이다. 저자는 이에 따라 "이제 그 족쇄를 끊어낼 때다. 당신의 인간관계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당신 자신이다."고 강조한다.
『서서히 나에게 독이 되는 사람들』은 당신이 왜 이런 사람들과 엮이는지, 이들에게서 어떻게 벗어나 당신을 되찾을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또한 당신이 겪고 있는 관계의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그 문제를 만드는 독이 되는 사람들의 정체와 조작 기술을 낱낱이 밝히며, 그에 대처할 방법과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에는 심리학 이론과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과학적 근거가 있고 실제 현장에서 검증된 구체적인 해결책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출간 전부터 독일 사회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금까지 베스트셀러이자 상담 센터, 심리 치료 현장의 필독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출판사 측은 설명한다. 특히 혈연·학연·지연 등 온갖 인연을 인간 관계의 중심에 두고, 심지어는 다른 사람을 배척하는 폐해로 수백 년 살아왔던 대한민국 독자들에게도 이 책은 확실한 해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는 이 책의 집필 취지를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어쩌면 당신은 이미 당신을 교묘하게 조종하려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느끼지만, 그들로부터 스스로를 어떻게 방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처럼 복잡한 심리적 문제들에 답하고, 그에 관한 학문적인 배경 지식과 함께 구체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세 부분(10장[章])으로 구성했다."(p.6)
1부는 독이 되는 일반적인 내용을 다룬다. 독이 되는 관계의 기본 지식과 패턴을 이해해 당신이 맺고 있는 관계와 역학을 파악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교묘한 조종과 트라우마가 우리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보고, 장기적으로 이런 관계에서 벗어날 방법을 살펴본다. 2부에서는 심리학과 진단의 세계로 조금 더 깊이 들어간다. 독을 품은 사람들의 특징, 인격장애에 대해 알아본다. 이때 어떤 행동이 아직 정상 범주에 속하는지, 어떤 경우에 병적인 양상을 띠며 질병으로 간주될 수 있는지도 정확히 다룬다. 인간의 감정과 행동의 미로 속에서 당신 혼자 헤매게 두지는 않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3부에서는 독이 되는 사람들에 대해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과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특히 저자는 몇몇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로 심리학을 깊이 파고들 것인지 당신이 직접 결정할 수 있게 해두었다고 귀띔한다.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내용이 있는 반면에 어떤 내용들은 그냥 간단하게 알아두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독자들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이 되는 사람들을 대하는 데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그들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해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는 별도로 구분해두었다고도 말한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볼 것을 저자는 권유한다. 주변에 반복적으로 당신의 신경을 거스르는 사람이 있는가? 언제나 자신이 관심의 중심이 되어야 하고, 아무렇지 않게 당신의 경계를 넘어버리거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당신을 망신 주거나 자신의 목적을 위해 당신을 이용하는 그런 사람이 있지 않은가? 혼자서 끊임없이 떠들면서 자신이 얼마나 특별하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지 강조하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이런 사람들은 당신의 삶을 상당히 피곤하고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독이 되는 사람들'이 어떤 유형인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세 가지 유형을 실례로 소개한다. ① A 씨의 직장 상사는 항상 승진이나 임금 인상의 가능성을 넌지시 흘리며 A 씨를 독려한다. A 씨는 자신의 노력이 결국 보상받을 거라는 기대를 안고 매일 야근도 마다하지 않으며 열심히 일한다. 그러나 기대하는 승진이나 임금 인상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는다. A 씨는 안 좋은 직감이 들지만 상사에게 따져 묻지 못한다. 회사에서 자신의 미래를 위태롭게 만들고 싶지 않고 상사와 좋은 관계가 깨질까 두렵기 때문이다. ② 오늘도 B 씨의 부모는 B 씨에게 비난을 퍼붓는다. “넌 대체 제대로 하는 게 뭐니?” “넌 내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구나.” “넌 너무 감정적이야. 바보같이 울긴 왜 울어?” B 씨는 자기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 계속해서 사과하며, 부모의 인정을 받기 위해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한다. B 씨는 불안에 휩싸이고 무력감을 느끼지만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저 자신이 똑똑하지 못하고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 그렇다고 생각한다. ③ C 씨의 연애는 늘 폭력으로 얼룩져 있다. 사랑과 안정을 갈망하는 만큼 매번 신중히 연애를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상대방은 어김없이 분노와 폭력을 휘둘렀다. C 씨는 폭력으로 인한 상처와 잘못된 연애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담 치료를 받았다. 심리 분석을 통해 어린 시절 가정 폭력을 일삼던 아버지와 닮은 상대에게 무의식적으로 끌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잘못된 관계 패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자신이 없다.
저자는 상사에게 연봉 인상과 승진을 빌미로 착취당하는 A 씨, 부모의 가스라이팅으로 자기 의심과 부정에 빠진 B 씨, 어린 시절 부정적인 애착 경험으로 잘못된 연애를 반복하는 C 씨. 이들은 ‘독이 되는 사람들’과 엮여 있다고 전제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당신 주변에 있다면, 그 관계를 계속 참으며 유지하는 것은 오히려 당신에게 해가 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사람 때문에 상처받고 힘든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그럴 때는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기보다, 관계 속에서 독이 되는 사람들의 행동과 패턴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에 따른 대처 방안과 해결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 책 『서서히 나에게 독이 되는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과 상처의 원인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당신은 자신의 주변에 있는 독이 되는 사람들을 진단하고, 독이 되는 관계에서 벗어나 건강한 경계를 세우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심리학적 이론과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한 실질적 조언을 통해 당신에게 필요한 면역력을 키워나가며, 결국 자신을 되찾을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당신이 단순히 관계를 끊어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도권을 찾아내고, 무작정 인내하는 대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리사 이라니와 안나 에케르트가 제시하는 이 관계 심리학의 해답은, 당신에게 진정한 변화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특히 저자들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독이 되는 사람들'의 유형을 추가한다.
① 자기 책임을 회피하며 당신에게 모든 문제를 전가한다.
② 도움이 필요할 때만 연락하고 당신이 힘들 때는 무시한다.
③ 끊임없이 비교하며 당신의 성공이나 노력을 깎아내린다.
④ 농담이라는 핑계로 비난과 무시를 일삼는다.
⑤ 지속적인 거짓말로 당신을 긴장시키고 불안하게 만든다.
⑥ 신체적, 언어적, 정서적 폭력으로 위협을 가한다.
저자는 언제까지 이런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고통받을 것인가?라고 되묻는다. “인간관계가 다 그렇지”라는 핑계는 그만 대자. 인간관계에서 겪는 괴로움을 가볍게 여기고 지나친다면 당신은 인간관계 때문에 더욱더 고통스러워질 것이다. 참는다고 좋아질 인간, 인간관계란 없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기억하자. 정신적 독을 품은 사람들과의 관계는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 앞으로 어려운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고, 당신의 경계를 어떻게 보호하고 당신을 조종하려는 시도를 어떻게 차단할지 여부는 당신의 의식적인 선택에 달려 있다. 이렇게 내면을 보호하는 것은 약하다는 신호가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행위다."(p.379)
저자 : 리사 이라니(Lisa Irani)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심리학자이자 정신 건강 전문가다. 2020년부터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고 있으며, 팟캐스트 ‘귀엽지만 사이코’와 심리학 책으로 수십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 아동 및 청소년을 위한 심리치료사 교육을 받고 있다.
저자 : 안나 에케르트(Anna Eckert)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심리학자이자 관계 전문 코치다. 심리 전문가로 방송에 출연하고 있으며, 10만 구독자를 보유한 틱톡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방대한 전문 지식과 공감 어린 조언으로 독이 되는 관계, 번아웃 그리고 다양한 인격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
역자 : 서유리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독과를 졸업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외국인을 위한 독일어교수법 과정을 수료하고, 국제회의 통역사로 활동하다 얼떨결에 출판 번역에 발을 들인 후 그 오묘한 매력에 빠져 아직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또 제 탓인가요?』,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 『내 옆에는 왜 이상한 사람이 많을까?』, 『내가 원하는 남자를 만나는 법』, 『공간의 심리학』, 『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 『내 남자 친구의 전 여자 친구』, 『사라진 소녀들』, 『상어의 도시』, 『카라바조의 비밀』, 『독일인의 사랑』, 『월요일의 남자』, 『언니, 부탁해』, 『관찰자』, 『타인은 지옥이다』, 『당신의 완벽한 1년』 등 다수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