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 입문 - 무의식 속에 숨은 기억을 찾아 인간의 정신을 치유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지음, 우리글발전소 옮김 / 오늘의책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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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 하면 누구나 프로이트를 떠올린다. 독자와 우리 대부분의 국민들은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그의 이름을 한 번 이상씩 다 들어봤을 테니까. 다만 독자도 그렇지만, 그의 저서를 완역본을 완독한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정신분석학을 정식으로 학문으로 정립한 사람이라서 이름은 유명하지만 그의 저서는 웬만한 독자가 아니라면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어서 완독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출판문화의 발전과 우리 국민 소득이 높아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의 저서들이 발췌본이나 중요한 내용을 압축해 번역한 책들이 많이 나와 지금은 많이들 읽어본 것 같다. 독자는 프로이트의 저서 『꿈의 해석(The Interpretation of Dreams)』 번역본을 읽으려다 중도 포기하고 이후 한 번도 그의 저서를 읽은 적이 없다. 이 책 『정신분석 입문』(Vorlesungen zur Einfuehrung in die Psychoanalyse) 역시 처음 읽는다.

이 책 『정신분석 입문』은 지그문트 슐로머 프로이트(Sigismund Schlomo Freud)의 이론이 집대성된 후년의 역작으로 무의식의 존재, 꿈의 의미, 유아기의 성, 억압과 저항, 노이로제 증상의 의미와 치료 등 당시에는 격심한 논란을 일으켰던 혁명적인 지식으로 채워져 있다. 정신분석이라는 분야를 처음 접하는 의사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빈 대학에서의 강의를 정리하여 1917년 출간됐다고 한다. 1915~1916년까지의 겨울 학기와, 1916~1917년까지의 겨울 학기에 의사와 일반 청강자를 대상으로 한 강의를 엮어 펴낸 책으로 그의 노작이다. 이 책에는 '저항과 억압', '무의식', '성생활의 병인적 의의', '소아 체험의 중요성' 등 정신분석의 기본적인 모든 원리가 총괄적으로 담겨 있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 개론'이라고도 불린다. 개론이지만 의학 공부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에 부딪칠 각오로 독서에 임해야 한다. 전체는 3부 28강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서투른 행위'(제1강~제4강)는 1904년에 출판된 『일상생활의 정신병리』를 요약한 것으로서 이들 '서투른 행위'의 정신분석적 해명으로 되어 있다. '서투른 행위'는 무의식적 의도에 의해 의식적 의도가 방해당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심적 행위이다. 제2부 '꿈'(제5강~제15강)은 꿈을 새로운 각도에서 심리학의 대상으로 취급한 『꿈의 해석』(1900)을 발전시킨 것으로서, 꿈의 해석은 드러난 꿈의 내용에서 꿈의 '잠재내용(무의식적인 것)을 찾아내는 일'이다. 꿈은 언제나 '무의식적인 원망의(모습을 변화시킨) 충족'이며 무의식계의 '상징'으로 보인다. 그러나 “꿈속에서는 상징의 대부분이 성적 대상이나 관계를 표현하는 것에 이용되고 있다.”

제3부 '노이로제의 총론'(제16~제28강)은 신경통의 원인 규명과 그 치료법을 논한 것이며, 제1부와 제2부에서 논해진 기본적 견해를 전제로 하여 전개되고 있다. 프로이트는 “노이로제의 모든 증상은 무의식적인 과정에서 오는 것으로서 자아와 성욕 사이에 생기는 갈등이 그 원인이다.”고 주장했다. 즉 노이로제의 증상은 억압된 리비도의 산물이며, “실생활에서는 얻을 수 없는 것(성적 욕구)에 대한 보상적인 만족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신분석요법의 기초'는 무의식적인 것을 의식적인 것으로 전환시키는 일, 즉 무의식의 의식화이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적인 것을 의식적인 것으로 바꾸는 자아(이성)의 힘을 인정하고 그것에 신뢰감을 갖고 있었다. 그는 '심적생활에 대한 무의식'의 발견을 정신분석학의 제1의 공적으로 간주하고 비합리적인 성적 충동이 인간 행동의 원동력으로서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의 '성욕설'(性慾說) 특히 '유아성욕'의 주장은 그 당시 사람들 사이에 큰 반감을 일으켰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에는 세 가지의 중요한 기둥이 있다. 책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에는 무의식적인 마음의 작용이 있다는 설정, 저항과 억압의 이론, 성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중시, 이상의 세 가지이다. 프로이트는 오랜 세월 신경과 의사로서의 경험과 관찰에 의거해서 이 세 가지를 지주로 하는 정신분석이론을 제시한 것이나, 20세기 초에 그것이 제시되었을 때에는 학계에서 전혀 묵살되거나, 거론될 경우에도 격렬한 비난과 공격의 대상이 되었을 뿐이었다. 곧 몇사람의 신봉자가 나타나서 겨우 정신분석 운동으로 전개되기에 이른 단계에서도 이번에는 특히 제3의 지주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문제에 여러 가지 이론이 제출되고 운동의 내부 분열이 초래되기에 이르렀다.

1910년대에서의 아들러(개인심리학), 융(분석적 심리학)의 이탈이 그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일반적으로 정신분석 혹은 프로이디즘이라고 총칭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프로이트의 이론이나 학설체계 그것 자체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지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의 내용을 가장 간명한 형태로 보여주는 것은 이 '정신분석 입문'이라고 말해도 좋은 것이다. 프로이트는 이 입문에서 정신분석에 대한 전문적 지식도 그리고 선입견도 갖지 않은 대상자를 가능한 한 저항없이 정신분석에 안내하려고 하기 때문에 위의 세 가지 기둥을 정면으로 내보이는 것을 피하고 누구나 일상적으로 겪으면서 잘 알고 있으면서도 문제로 삼지 않는 '실수행위'에 대한 분석과 고찰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실수행위는 잘못 말한 것, 잘못 쓴 것, 잘못 읽은 것, 잘못 들은 것, 혹은 잊어버린 것, 잘못 놓은 것, 등등이다. 보통 이것은 몸의 컨디션이 나쁘다든지 주의가 집중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간주되고 그다지 문제시되지 않는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일상의 어떠한 사소한 일이라도 '세계의 여러 사상(事象)의 관련성'의 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는 무엇인가 어떤 의미가 있다고 파악한다. 구체적 생활로부터의, 또한 문학작품으로부터의 여러 실례에 의해서, 잘못 말한 것, 잊어버린 것 등의 심적 메커니즘을 살펴보면 거기에는 이런 행위를 통하여 무엇인가의 '목적에 도달하려는 어떤 의도'의 존재를 발견할 수 있다. 가령 이런 예-'어느 때, 어떤 동기인지 모르지만 편지를 부치지 않고 며칠 동안 책상 위에 둔 채 있었다. 겨우 결심하여 그것을 투함했으나 수신자 불명으로 반송되어 왔다. 주소를 쓰는 것을 잊은 것이다. 주소를 쓰고 우체국에 갔더니 이번에는 우표를 붙이지 않았다. 그래서 자기는 이 편지를 부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E. 존스)

이러한 '실수행위'는 무엇인가를 하자, 말하자, 라는 의식적 의도에 대하여 그것을 방해하는 숨은 의도가 작용하여 그 양자의 각축에서 생긴다고 본다. 그 방해의 의도는 위의 예처럼 자각되는 일도 있으나 자각되지 않는 일도 있다. 어떻든 마음 속에서 작용하는 여러 세력의 다툼이라는 '심적 현상'의 다이내믹한 파악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실수행위를 검토해 가면 "당사자가 알지 못한 채 활동하고 있는 의도", "무의식적인 마음의 작용"의 상정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꿈'도 또한 실수행위와 마찬가지로 보통은 하찮은 현상, 의식의 무의미한 혼란현상으로 취급되어 왔다. '꿈의 계시'라고 중시된 고대는 별도로 하더라도, 근대의 과학적 태도가 보급됨에 따라서 거의 정면으로 꿈이 문제되는 일은 없어졌다. 그러나 실수행위가 그러한 것처럼, 조금 검토해 보면, 꿈도 의미가 있는 것이 판명된다고 프로이트는 말한다. 우선 꿈은 잠자는 사이에 이 수면을 방해하는 자극으로부터 수면을 방어하려는 마음의 반응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꿈은 심적 현상이기 때문에 꿈을 꾼 당사자는 그 의미를 모르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도 '무의식적인 마음의 작용'이 숨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무의식적인 것'을 발견하는 것이 꿈해석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도 프로이트는 여러 꿈의 실례를 두고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으나 이 꿈해석을 자세히 해보려고 하면 반드시 강한 '저항'에 부딪힌다. 실은 이 저항이 꿈의 내용에 커다란 왜곡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즉 꿈이 말하고 있는 것을 '꿈의 현재내용'이라고 하며 거기에 감추어져 있는 것을 '꿈의 잠재내용'이라고 부른다면 양자의 사이에는 반드시 거리가 있는 것이고, 후자에 여러 변용, 왜곡이 더해져 꿈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후자가 전자로 되려면 '꿈의 검열'을 거쳐야 한다. 이 프로세스를 음미하면 아주 복잡한 '꿈의 작업'의 실상이 명확하게 되지만, 한편으로 '꿈의 잠재내용'인 '무의식적인 것'의 많은 것이 '성적 소망'을 점하고 있고 거기에 강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아이가 아버지를 적대시하고 어머니를 자기 것으로 하려는 소망)가 숨어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신경증'의 현상은 실은 이러한 실수행위나 꿈의 현상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신경증의 여러 증상도 모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기에게 관심이 없는 사상에 마음이 빼앗기고 자기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충동을 자기 속에 느끼고,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더라도 아무런 만족감도 없는데도 어떻게든 하지 않을 수 없는 행동에 사로잡힌다는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그것은 어리석다고 그만 두라고 설교하더라도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이 '강박행위'가 가지고 있는 감추어진 의미를 밝혀야한다. 환자의 체험에 근거하는 그 "의미"가 의식화될 때 그 증상이 소실한다는 것을 여러 증상연구에 의해 실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환자를 그 증상으로부터 해방하려고 의사가 노력할 때 환자 측에서는 심한 저항이 인정된다. 이 현상에 대한 경험이 '신경증에 관한' 정신 분석의 다이내믹한 견해의 기초가 된 것이다. "저항에 의해 제시된 병적인 심적 과정" 은 '억압'이라고 명명된다. 이것은 꿈의 경우의 검열에 지나지 않다. 신경증환자의 증상연구에 의해서 억압되고 있는 '무의식적인 것'이 실은 성적 소망이라는 것이 일층 명확히 되지만 인간의 성적 생활은 이미 유아기에 시작하고 몇단계의 발달을 거치는 것도 해명되고 있다. 그리고 이 성욕과 검열의 기관인 자아 사이의 여러가지 갈등으로부터 신경증이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통찰을 확보한 것은 초기에 있어서의 최면효과를 포기하고 자유연상의 해석이라는 참다운 정신분석적인 방법을 확립한데 있었다. 확실히 '무의식적인 마음의 작용'이 존재한다는 것은 최면술에 의해 프로이트에게 강렬하게 인상지워진 것이지만, '억압과 저항'의 다이너미즘, 성욕론의 문제 등등은 바로 환자의 저항을 어떻게 하여 제거하는가라는 치료체험 없이는 생각될 수 없었던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에 심리와 치유 열풍이 불고 있다. 아직도 소멸되지 않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그동안 '코로나 블루'라는 우울 증세의 급격한 상승을 가져오는 등 우리 일상을 완전히 일그러지게 만들었다. 어쩌면 영원히 예전 일상으로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의학계는 지적하고 있다. 코로나에 의한 우울과 불안의 심리가 확산되는 것을 미리 예방하는 '백신어'지만 이미 상당수의 사람들은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우리 일상에는 서점가에 심리학 관련 서적들이 쏟아지고, 곳곳에서 치유를 주제로 한 강연이 열리고 있다. 많은 이들이 세상 밖에서 일어나는 일 못지않게 자신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궁금해한다. 한편으로는,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 책을 뒤적이거나 의사의 상담을 받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TV에 출연한 연예인이 자신의 심리 장애를 고백하는 광경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이제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는 흔한 질병이 되었다. ‘노이로제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음의 병이 만연한 시대, 우리의 관심 속에 다시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인간의 내면에는 ‘무의식’이 존재한다, 과거에 무언가를 ‘억압’했기 때문에 지금의 정신적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꿈’은 ‘노이로제 증상의 축소판’이며, 따라서 꿈을 분석하면 정신 문제의 원인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 사람. 바로 최초의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이다.

 

저자 :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Sigmund Schlomo Freud)

 

1896년 '정신분석'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소개함으로 정신분석학 발전의 계기를 마련한 인간 정신의 탐구자이다. 그는 현대 사상에 코페르니쿠스적인 대전환을 가져온 위대한 사상가로서 무의식 세계를 개척하여 아인슈타인과 더불어 20세기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고 있다. 1856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모라비아 프라이베르크에서 태어난 프로이트는 신경 해부학, 신경 생리학 분야에서 놀라운 업적을 쌓으면서 그의 연구 활동을 시작하였다. 1873년 빈 의과대학에서 생리학을 전공했던 그의 삶은 1885년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면서 전환점을 맞이한다. 프로이트는 그곳에서 히스테리 환자들을 치료하며 심리와 신체 관계의 문제를 파고들기 시작했고, 이를 토대로 1896년에 ‘정신분석’이라는 이론을 정립한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신경증 환자들의 정신을 탐구하면서 그들을 치료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지만 곧 정신분석학은 건강하건 병들었건 관계없이 정신 전반에 관한 지식을 탐구하는 매개 학문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프로이트는 어린 시절의 정상적인 성적 발달 단계를 설명하고, 주로 꿈의 해석에 근거를 두어 인간의 일상적인 생각과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무의식적인 힘들을 발견해 냈다. 그는 인간의 정신을 분석하기 위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도구를 최초로 찾아낸 사람이다. 1938년 나치의 탄압을 피해 런던으로 망명했던 그는 1923년에 얻은 구강암이 재발하여,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1989년 9월 23일 생을 마감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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