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스타트 - 나를 완성하는 힘
닐 게이먼 지음, 명선혜 옮김 / 오도스(odos)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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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더 스타트』는 7개의 키워드로 이루어져 있다. 시작-목표-실패-실수-작품-최고-행운 등 7개 단어다. 저자 닐 게이먼은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미 명성을 쌓았다. 그는 1991년에 단편 『한여름 밤의 꿈』으로 세계환상문학상을 수상하며 그래픽 노블계에 입문했다. 데이브 맥킨과 콤비를 이루어 만든 『블랙 오키드』의 성공으로 DC 코믹스에서 새 연재물 제의를 받아 그리기 시작한 것이 8년간 35명의 화가들을 거쳐 본편 외에도 수많은 외전을 낳은 히트작 『샌드맨』이었다. 그는 이 시리즈로 윌아이즈너(Will Eisner) 만화산업대상을 무려 아홉 번이나 수상하였으며, 하비 상, 1991년 세계판타지문학상 단편 부문에 선정되면서 만화로는 최초로 문학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남겼다.

그가 2012년 5월 17일 필라델피아 예술대학 졸업식 연설을 위해 단상에 올랐다. 그는 이날 연설을 약 19분간 진행했다. 이날에 참석했던 졸업생들은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학생들이다. 그는 연설을 통해 창조적인 사고방식과 용기, 그리고 실수와 성공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나누었다. 규칙을 깨뜨리고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 모두가 각자의 삶을 좋은 작품으로 만들라는 그의 조언은 이날 참석한 졸업생뿐만 아니라 이후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었다. 이 책은 그날 연설한 내용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닐 게이먼은 짧은 시간 압축적 내용으로 졸업생들에게 "무언가를 시도하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마음가짐과 태도"에 대해 짧지만 강렬하게 이야기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무언가를 시작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태도를 알려준다. 더 나아가 시작한 후에 생기는 여러 과정과 문제들을 미리 이야기하면서 어떤 자세로 그것을 잘 헤쳐나갈 수 있는지도 알려준다. 작은 어려움에도 금방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실수나 실패 또한 나를 완성해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 독자들은 많은 위로를 얻을 것이다.

그리고 시작하려고 마음만 먹었을 뿐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는 많은 사람에게는 완벽하게 준비된 시작도 없을뿐더러 시간의 순서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 닐 게이먼은 글을 쓰기 위해 대학 4년을 더 다녀야 하는 게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모두가 대학을 졸업하고 더 완벽한 시작을 준비하려고 할 때 과감히 저자 자신의 길을 간 것이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우물쭈물하거나 주저하지 말고 당장 시작해 보라는 것이 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다. 모든 주저함과 두려움을 뒤로 하고 일과 인생에서 진정한 나를 완성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저자는 기대한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게 두려워지는 시대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인 데다 코로나 팬데믹이 겹치면서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거나 삶의 의욕을 잃은 채 살고 있다. 만남이 힘들어지니 마음은 삭막해지고 교류가 적어지니 경제는 점점 힘들어진다. 무언가를 새로 도전하기보다는 있는 것을 지키는 것조차도 버거운 시대를 '살아내고' 있다. 힘겹고 어려운 시대를 살면서 과연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인간은 모름지기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더 나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이다. 마냥 손을 놓을 수는 없다.

이럴 때일수록 새롭고 창조적인 사고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럴수록 시작이 중요하다. 시작하고 끝맺음을 못하면 시작하지 않은 것만 못할 때가 많다. 혹 시작을 못하고 주저하거나 우물쭈물하고 있다면 그런 생각을 빨리 떨쳐버려야 한다. 또한, 시작하면서 마음가짐과 태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작은 실수나 실패에 무너진다면 그것은 올바른 시작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시작 지침서'다. 책의 뒷표지에도 큰 활자로 또렷이 박혀 있다. "당신이 하는 최악의 실수는 시작하려고 마음만 먹었을 뿐 아직 시작조차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모든 주저함을 뒤로 하고 일과 삶에서 진정한 나를 완성하고 싶은 이들에게 보내는 닐 게이먼의 지침서는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졸업생뿐만 아니라 팬데믹을 살아내는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안내서 역할에도 부족함이 없다. 저자는 "어떤 것이 불가능하거나 무모한 시도라는 것을 모른 채 뛰어드는 편이 훨씬 쉽다."고 전제한 뒤 "만약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무엇 때문에 그 일을 하려고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생각한 대로 하라."고 주문한다.(p.52)

이어 저자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뚜렷한 길이 보이는 경우가 있고, 과연 지금 내가 잘하는 것인지 판단조차 불가능할 때가 있다."며 "그럴 때마다 꿈을 이루기 위해 가야 하는 곳을 산으로 상상했다."고 밝힌다. 자신은 주로 소설을 쓰면서, 좋은 책과 만화도 써가며 생계를 유지하는 일이 꿈이었다고 덧붙인다. 또 산을 향해 계속 걸어가는 한 올바른 길로 잘 가고 있는 것이라 믿었으며 "정말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을 때는 그저 걸음을 멈추고 지금 그 산을 향해 가고 있는지 반대편으로 가고 있는지 살펴봤다."고 말한다.




그는 이와 함께 지금 당장 모든 일이 잘되기를 바라지만 일은 꼬이기 마련이라며 자신의 경험을 담담히 얘기를 하기도 한다.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이 쓴 책 초판이 다 팔리고 두 번째 판을 펴내기 전에 출판사가 망해버려 더 이상의 인세 수입이 끊겼을 때 하나의 결심을 했다고 언급한다. 그것은 '앞으로 오로지 돈을 목적으로 하는 글은 더 이상 쓰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돈을 위해 글을 써도 막상 돈을 받지 못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지만, 대신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면 돈을 받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 작품만은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을 바꾼 것이다. 이후 흥미를 느끼고 현실에서 일어나길 갈망하며 뛰어든 일은 결코 실망하지 않았고, 거기에 쏟아부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고 되새기며 자신의 생각 전환이 잘된 일이라는 증명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밖에도 기왕 시작하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 자신만의 예술 작품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라는 뜻으로 읽힌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의 세계에서 사람들은 계속해서 일을 해 나갈 것이고, 더욱이 요즘은 직장에 소속되지 않고 혼자 일하는 전문가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라며 '프리랜서'도 추천한다. 일을 잘하거나, 같이 일하기 편한 프리랜서라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마감에 맞춰 일을 끝내는 능력을 갖춘다면 세 가지 조건 중 두 가지만 잘해도 된다는 점이 프리랜서의 매력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은 늘 다음 마감일을 걱정했고, 다음의 아이디어를, 그 다음의 스토리를 걱정했다는 점을 아쉬워하며 일을 시작하면 일 자체를 즐기라는 조언을 잊지 않는다.




저자 : 닐 게이먼

SF, 환상 문학 작가이자 만화, 드라마 작가. DLB(Dictionary of Literary Biography)에서 선정한 현존 10대 포스트모던 작가이다. 1960년 영국에서 태어나 C.S. 루이스, J.R.R. 톨킨, 루이스 캐럴 등의 작가에 영향을 받았다. 젊은 시절, [브이 포 벤데타], [왓치맨] 등으로 유명한 만화가 앨런 무어와 친분을 쌓고, 이후 영미권 그래픽 노블 역사에서 가장 기억될 만한 해인 1986년([왓치맨], [배트맨 : 다크나이트 리턴즈]가 나온 해)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를 그만두고 『2000AD』란 작품을 통해 스토리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후 1999년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아마노 요시타카와 함께 낸 『샌드맨 : 꿈사냥꾼』으로는 브람스토커상을 받음과 동시에 휴고상 후보에 올랐다. 또한 그래픽 노블 작업을 하면서도 꾸준히 단편 소설을 준비하여 1990년 발표한 『멋진 징조들』이 성공하면서 문학계에서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최초의 장편소설 『신들의 전쟁』은 휴 고, 네뷸러, 로커스 등 3대 SF 문학상을 휩쓸었고, 그 외 어린 독자들을 위해 쓴 『금붕어 두 마리와 아빠를 바꾼 날』, 『벽 속에 늑대가 있어』, 『코렐라인』 등의 작품을 줄줄이 히트시키면서 그래픽 노블계에서 만큼이나 문학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1996년 『네버웨어』를 발표하며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작품은 [LA 타임스] 등 유력 일간지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6부작 TV 시리즈로 발표되었다.

2001년에 게이먼은 『마블 1602』를 들고 처음 마블 코믹스에 입성했는데, 이 시리즈에서 게이먼은 마블 실버 에이지의 핵심 구성원들을 400년 전 과거에 데려다 놓고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다시 했다. 앤디 큐버트와 리샤르 이자노브의 끝내주는 그림에 힘입어 『마블 1602』는 그해 가장 많이 팔린 만화가 되었다. 다음으로 영화에 뛰어든 게이먼은 『샌드맨』 시절의 동지 데이브 맥킨과 협업하여 라이브 액션과 애니메이션과 인형극의 혼합인 「미러마스크」를 만들었는데, 2005년 후반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개봉했다.

2008년 발표한 『그레이브야드 북』은 영국의 북트러스트 상 청소년 픽션 부문에 선정됐고, 미국 아동문학 부문의 최고 영예라 할 수 있는 뉴베리상, 로커스 영 어덜트상, 휴고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0년 영국 CILIP 카네기 메달을 수상하면서 같은 책으로 뉴베리상과 카네기 메달을 동시에 석권한 첫 번째 작가가 되었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35주 연속으로 올랐다. 2017년에는 지금까지 모은 자료를 망라하여 『북유럽 신화』를 냈다. 최근까지도 소설·드라마·영화·만화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바드대학교의 교수로 재직 중이며, 아내인 메리와 세 아이와 함께 미니애폴리스 외곽에 산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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