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 크래시 2 - 메타버스의 시대
닐 스티븐슨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세계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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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닐 스티븐슨이 그려낸 세계관은 매력적이면서도 황홀하다. 다만 그의 SF에 미숙한 초보자들은 현란하게 초반 아주 짧은 순간을 지나가면 그가 그려낸 세상에 빠져들어가게 된다. 초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방 정부의 권력은 한없이 약해졌고, 공공서비스 등의 빈틈이 생기자 민간 회사들이 그 틈을 메꾸기 시작했다. 가맹점의 형태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세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상 현실 기술은 매우 발전해서 메타버스에 누구나 접속한다. 심지어 공중 컴퓨터를 통해서도 언제나 메타버스에 접속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한 세상에 가상공간 뿐 아니라 현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컴퓨터 바이러스가 나타난다. 히로는 그 바이러스의 정체를 쫓아 고대부터 내려오는 비밀에 접근하고. 엄청난 지식을 모아 비밀에 가장 가깝게 접근한 라고스 요원이 1인 국가 레이븐에게 살해당한 다음, 이제 그 비밀을 밝힐 수 있는 것은 히로뿐이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사이버 공간에 대한 개념조차 모호한 시절, 이 독창적인 이야기 『스노 크래시』는 천재 과학자 필립 로즈데일에게 창조적 영감을 준다. 이 소설을 읽는 순간, 그의 뇌 속에는 이미 메트릭스 같은 세상이 통째로 들어서게 됐고, 그는 ‘필립 린든’이라는 필명으로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라는 3차원 가상세계를 창조한다.”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래리 페이지 구글 CEO가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스노 크래시』를 손꼽았으며,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의 청년 창업자 팔머 럭키는 “가상 현실을 연구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책과 영화’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감명 깊었던 책은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스노 크래시』 그리고 영화라면 ‘매트릭스’입니다.”라고 답했다. 젠슨 황 CEO는 “인공 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컴퓨팅 기술 분야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옴니버스는 3D 세계를 연결해 가상세계를 공유하도록 고안됐다”며 “이는 닐 스티븐슨이 1990년대에 발표한 공상 과학소설 『스노 크래시』에 묘사된 메타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와 아바타를 탄생시키며 세계적인 CEO와 개발자들에게 창조적 영감을 준 SF 장편소설인 『스노 크래시』 2권을 읽는다. 1권에서 보여줬던 가슴 쫄깃한 반전의 기대를 2권까지 가져가면서 읽는다. 아직도 낯선 용어들이 많다. 1권에서 일일이 찾아보고 완전히 마스터하지 못한 탓이다. 그러나 스토리가 먼저라는 생각으로 2권을 내달린다. 라고스가 말했다는 특별한 힘을 가진 보통사람들. 마법사였을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하게 한다. 과연 그들은 누구일까.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으려고 고군부투하는 주인공들. 2021년 대한민국 산업전사들, 국방에 전념하는 군인들이 오버랩되기도 한다.



특히 히로를 감염시키려 했던 클린트 아바타의 실패로 우연히 바이러스가 담긴 두루마리를 발견한다. 두루마리 안에는 스노 크래시 바이러스를 디지털로 바꾼 일정량의 정보가 저장되어 있다.

히로는 다시 스노 스캔이라는 일종의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어 낸다. 어떤 소프트웨어를 찾기 위해 뗏목 선단에 왔다는 이 선생. 컴퓨터 주인은 더 높은 수준의 경로로 시스템에 접근해야 되는데 그것이 이미 막혀버려서 같은 방식으로 일단 신경 언어학적 해커가 사람의 뇌 가운데 깊은 조직에 침투한 후에는 뇌의 주인은 그를 빼낼 수가 없다. 번식하는 메타바이러스는 항상 존재하게 된다. 뇌과학도 동원되는 광범위한 분야에 걸친 저자의 지식엔 혀를 내두를 만하다. 잠시나마 뇌과학을 상상하게 하는 내용이다. 스노 크래시의 실체가 밝혀질지 주목되는 2권이다.



소설에서는 이러한 본질적인 철학적, 신화적, 종교적 물음을 대단히 창의적이고 독창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과학적 상상의 정보화 사회를 공간으로 선택하고 있다. 가상현실과 바이너리로 구성된 현대의 컴퓨터적 공간이 가져다주는 제노사이드적 집단 두뇌 살인이 얼마나 무서운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이버 세상이 주는 온갖 장점과 단점이 망라된 다채로운 소재들이 끝없이 등장한다. 재미 있지만 용어가 어려운 독자에게는 골치 아픔을 감내하는 인내가 중요하다. 어렵고 무거운 주제도 많다.

아무 생각 없이 버라이어티한 주인공의 활약과 군데군데 풍자적으로 비튼 사회적 현상, 마치 산업시대 영웅과도 비슷한 느낌에 정감마저 든다. 캐릭터들도 마음에 드는 것들이 많고. 흥미로운 요서가 소설 전편에 깔려 인기를 모으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잘 짜여진 소설이라는 데 독자로서 거침없이 한 표를 던진다. 시간을 내 한 번 더 읽을 예정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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