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의 공부법 - 생각의 패턴을 바꾸는 공부의 비밀
헤닝 벡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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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도 학교 다닐 때뿐만 아니라 사회 생활 할 때도 가끔씩 질문 받은 적이 있다. "학교 다닐 때 어떻게 공부했느냐?"라는 질문이다. 기억에는 잡학다식이라고 소문이 났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 가지를 깊이 아는 것 같지는 아는데 여러 가지를 많이 안다는 소문 때문이다. 독자가 잡학다식이 맞다면 댭변하기 쉬운 질문이다. "책을 조금 봐서 그런 것 아닐까"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 없지만 이젠 그런 질문을 독자에게 하는 사람은 없다.

독자가 유난히 다른 사람보다 책을 많이 봤다고 생각지 않는데 '읽은 내용을 많이 기억하고 있어서일까'라고 생각해 본 적도 있다. 아무튼 공부를 하든, 책을 읽든 독자는 '정독'이었을 뿐이고 암기 비법 같은 것은 분명히 없다. 학교 공부도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말씀을 유난히 잘 기억한 것은 맞다.

그것도 정독과 마찬가지로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해서라고 생각한다. 집중해서 책을 읽으면 암기는 자동으로 되는 것이고, 기억하면 나중에 정답을 맞출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때도 선생님들마다 가르치면서 "잘 들어, 중요한 거야, 시험에 꼭 나오는 것이니 암기해"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시험 공부가 가장 중요한 공부의 이유였을 때니 당연한 주의였다. 그래서 암기해 시험에서 틀리지 않도록 저렇게 열심히 설명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집중해서 들었을 뿐이고... 즉 가르쳐주시는 것은 모두 중요한 것이니까. 그렇지만 독자도 가정교사를 들일 형편은 안 되니 '학원'에 가서 공부를 한 적도 있다. 하루 한 과목 정도이니 부담도 지금처럼 없었고, 입시 지옥은 지금보다 더 했으면 더 했을 때다. 더욱이 지금처럼 대학이 많지 않은 시대여서 대학을 들어가는 것 자체가 심한 경쟁을 해야 할 때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도 했지만 수십 년 지나도록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분명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가르쳐준 것이다. 학원에서도 틀린 것을 가르칠 리 없지만 기억에 남은 것은 별로 없다. 어떤 과목을 들으려 어떤 학원에 가서 어떤 선생님에게 배웠다는 사실 정도만 기억될 정도로 내용에 대해선 별로 기억하는 게 없다. 학원에서도 집중해서 들은 건 마찬가지인데... 이후 대학 들어가서는 그런 생각을 모두 잊었다. 대학 들어가서까지 어느 학원, 어느 선생 그런 거는 기억할 필요가 없었을 테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해'의 차이가 아니었을까 짐작된다. 학원 교육은 입시를 위한 암기 위주였고(수학도 어떤 유형의 문제를 받으면 어떤 공식을 써야할지 암기 속에서 나와야 바로 빨리 풀 수 있다고 가르친 것은 기억난다), 학교 교육은 이해 위주였다는 점이다.

단순히 배우고 암기하는 것보다 이해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 거지?” “어떻게 공부해야 더 오래, 더 많이 기억할 수 있는 걸까?” “대체, 배운다는 건 뭘까?” 이 ‘배움의 원리’를 향한 질문이 최신 뇌과학이 가장 몰두하고 있는 주제 중 하나라고 한다.



독일의 과학자 헤닝 벡은 이 책에서 ‘이해하는 공부’가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출판사에 따르면 무언가를 이해한 사람은 그것을 ‘이해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해한다는 것은 생각의 패턴을 바꾸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해는 컴퓨터나 인공지능이 결코 다다를 수 없는 영역이자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 가치이다. 이해하는 공부가 머신러닝을 필두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 부각되고 있는 이유다. 저자는 뇌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수포자'도 쉽게 배우고 적용할 수 있는 이해의 공부법에 대해 설명한다.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이해는 세상을 변화시킨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배움의 원리를 깨달아야 하는 것은 시험을 앞둔 청소년들만의 숙제가 아니다. 그것은 평생 공부를 해야 하는 우리 모두의 화두이다. 이 책은 뇌과학이 우리 삶에 얼마나 유익할 수 있는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라고 이 책을 평가했다. 독자들은 공부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배움의 궁극을 맛볼 수 있는 유레카의 순간을 이 책을 읽으며 경험하게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구글이나 네이버, 다음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다면 뭔가를 외우거나 배워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 학교에 다니고 직업 교육을 받고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이유는? 염산과 질산 중에 어느 쪽이 더 산성인지를 외우고 있어야 할까? 검색만 해보면 답을 알 수 있는데? 인터넷과 스마트기기가 일상화된 21세기, 우리 인간은 ‘배움’에 대해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질문을 해야 하는 상황에 마주했다.

정보를 빨리 정리하고 저장해서 그것에 적응하는 것, 이 모든 과정은 간단히 배움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정말 정보를 정리하고 저장하는 것이 배움의 전부라면 인간은 이제 머신러닝을 결코 이길 수 없다. 포커나 체스, 바둑, 온라인게임 등에서 인간은 이미 기계에 추월당했다. 배움에 있어서 이제 인류는 세계 1인자의 자리를 내주게 된 셈이다. 인간에게 ‘배움’은 정말 무의미한 일이 되어 버린 걸까?

독일의 과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헤닝 벡은 이 현상에 대해 세계 뇌과학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이해’를 통해 답을 내놓았다. 인간뿐 아니라 기계도, 그리고 세계의 모든 생명체는 배울 수 있다. 닭도, 호랑이도, 향유고래도 학습한다. 하지만 어떤 현상을 이해하는 건 오직 인간뿐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배우고 잊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무언가를 이해한 사람은 그것을 ‘이해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해한다는 것은 생각의 패턴을 바꾸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즉 이해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머릿속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저장한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해가 배움보다 훨씬 중요하다. 이해란 예측 가능한 미래를 위해 인간에게만 주어진 기술이다.

- 〈본문 중에서〉



지금 시중에 출간되어 있는 '공부법'에 대한 책은 수천 권이 넘는다고 한다. 교수법이나 교육학에 기초한 책도 있고, 각기 다른 교육체계나 교육철학을 따르는 책도 있다. 그러나 이해에 대한 책은 거의 없다. 오래도록 과학계에서 ‘이해’의 방법은 홀대되어 왔다. 학습에 있어서는 속도와 암기하는 양이 늘 우선시되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의 과학은 고대 철학자들뿐만 아니라 정신과학 분야에서도 다루어 온 오래된 주제이다.

잘 배운 사람은 시험에 합격한다. 그러나 이해한 사람은 나중에 자신이 깨우친 지식으로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다. 이해는 새로운 정보를 오류 없이 저장하게 할 뿐만 아니라 능동적으로 바꿀 수 있게 한다. 이해한 사람은 문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뿐만 아니라 창의적으로 풀 수 있다. 또한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탐구하고, 세상을 구체화함으로써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즉, 이해는 모든 변화의 시작이다. 이것이 이 책의 주제다.


학습은 학습자의 능률을 최대한 높여주는 효율적인 과정이어야 한다. 우리는 학습을 위해 책을 사거나, 세미나에 참가하거나, 튜토리얼을 따라하거나, 놀이처럼 재미있게 외국어를 가르쳐주는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혹은 3분 만에 제2차 세계대전이 왜 발발했는지 배울 수도 있다. 5분 만에 이항정리 공식으로 이차방정식을 푸는 방법을 배울 수도 있다. 이 모두는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싶거나 시험에 대비해 구체적인 지식을 빨리 쌓고 싶거나 곧바로 답변을 내놓아야 하는 특정한 의문을 품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진정한 지식을 얻지는 못한다. 훌륭한 지식 전달이란 언제나 조금은 비효율적이다.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말이다.

- 「르브론의 역설: 핵심을 이해하는 네 가지 방법」 중에서



책에 따르면 학습은 정보를 완벽하게 저장하는 과정이 아니다. 또한 견고하고 확실한 기억을 완성하는 과정도 아니다. 그럼에도 수많은 공부법이 이런 잘못된 가정에 기반을 두고 있다. 최대한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사실을 뇌에 욱여넣고 다음 시험에 활용할 방법을 나열한다. 하지만 문제는 뇌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건 뇌를 창의적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로 가득 채울 뿐이다.

헤닝 벡은 이 책에서 기존의 공부법이 실패했던 원인들을 과학적 실험의 결과를 통해 분명하게 밝힌다. 반복학습이나 요약하기, 그림이나 도표로 시각화해 기억하기, 셀프 시험과 같은, 이른바 고전적인 학습법들의 실체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뇌가 왜 우리의 생각보다 부지런하고 동시에 게으른지, 왜 우리의 뇌가 굉장히 효율적이면서도 비효율적인지, 독자들은 알게 된다. 스스로 학습하는 컴퓨터 시스템의 한계는 명백하다. 기계는 모든 퀴즈쇼의 질문에 아주 빠른 속도로 정답을 내놓을 수는 있지만, 퀴즈쇼에서 받은 상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컴퓨터는 오직 방대한 정보를 정리하고 찾아내거나 유사한 패턴을 대입해 결과를 출력할 뿐이다. 이는 창의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이미 다른 사람이 떠올린 아이디어를 따라가는 것과 같다.


사람은 아무런 목적 없이 무언가를 배우지 않으며, 대부분의 경우 공부의 목적은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다. 고전적인 학습법으로 공부하면 시험에서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학습과 관련된 책, 웹사이트, 세미나 등은 수없이 많으며, 저마다 근거가 있다. 하지만 아무리 고전적인 학습법을 활용해도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아무리 효율적으로 배웠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이해했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래로 향하려면 이미 퇴색한 학습 경로와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학습 방식에 작별을 고해야 한다. 이해는 배움보다 훨씬 멀리에 있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은 또 지식은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나중에 모든 내용을 틀리지 않고 기억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잘못된 정보를 제대로 걸러내고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받아들여, 다른 상황에 적용하기 위해서 우리는 배운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것이 이해의 본질이란 주장이다. 앞서 독자가 언급한 '이해'의 범위를 훨씬 크게 확대하고 깊이 조명한 것이다.

이해는 배움과 다르다. 무언가를 이해하고 나면 곧바로 새로운 대상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생각의 스키마, 즉 인간만이 가진 정신적인 비밀 무기의 힘이다. 생각의 스키마가 완성되면 생각이 고도로 유연해질 뿐만 아니라 학습에 드는 시간도 최소한으로 줄어든다.

헤닝 벡은 이 책에서 ‘이해의 공부법’을 위한 단계별 항목들을 제시한다. 동시에 이해를 가로막는 몇 가지 함정들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오류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올바른 이해의 공부법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돕는다. 무엇보다도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이 생소하면서도 매력적인 공부법이 오직 우리 인류에게만 허락된 것이라는 점은 이 책이 희소적인 가치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해의 과정으로 돌아가 보자. 우리가 생각 모델을 구축하고 여러 생각 모델을 연결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과정 말이다. 이 과정이 언제나 구체적일 필요는 없다. 생각 모델을 자주 연결하고 확장해나가다 보면, 언젠가 하나의 아이디어가 만들어진다. 이런 아이디어는 정당성, 미래 혹은 가치의 초안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간과 동물이 구분되기 시작한다. 우리가 아는 한, 인간만이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것을 생각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궁극적으로 이를 이해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는 컴퓨터가 절대 하지 못하는 일이다.

- 〈본문 중에서〉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것을 응용해야 한다”라고 철학자 괴테는 말했다. 배움은 좋은 것이고 이해는 더 좋은 것이며, 동시에 이해는 배움보다 훨씬 즐거운 과정이다. 이해란 좋은 아이디어와 의사결정을 길러내는 최고의 토양이다. 때문에 우리는 무언가를 이해한 후에 개념을 잡고, 탐구를 하고, 깨달음을 얻고, 통찰을 한다.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꾼다. 바로 이것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해의 공부법을 깨우쳐야 하는 이유다.


저자 : 헤닝 벡


독일 남헤센에서 태어났고 튀빙겐 대학교에서 생화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동 대학 세포 및 분자 신경과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일했다.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경제주간지 『비르츠샤프츠보헤』 등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며 뇌과학, 창의성 등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2012년에 과학 강연 대회인 독일 사이언스 슬램에서 챔피언 자리를 거머쥐었다. 현재는 프랑크푸르트대학교 신 그래머 연구소에서 일한다.


역자 : 강민경


대학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독일계 회사를 다니며 글밥 아카데미 출판번역 과정을 수료했다. 독일 어학연수 후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수레바퀴 아래서』,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꿀벌 마야의 모험』, 『도대체 왜 그렇게 말해요?』, 『피터 틸』, 『궁극의 차이를 만드는 사람들』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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