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말 - 포스트코로나, 공자에게 길을 묻다
최종엽 지음 / 읽고싶은책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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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 초 예년처럼 지구촌 곳곳에서 자신들의 삶을 자신들의 상황에 맞춰 살아가는 것처럼 시작했다. 그러나 코로나 감염병이 한 지역에서 발발하자 채 한두 달도 지나지 않아 전 세계에 퍼지면서 지구촌 삶의 일상이 달라졌다. 감염자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사망자 또한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되면서 전 세계는 그야말로 전쟁 후 페허처럼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상이 서서히 정지돼 갔다. 마치 인류의 종말이 시작된 것처럼...

2차 세계대전 참가자들이 아직 생존자가 많아 그 전쟁 때도 도시가 이렇게까지 조용한 적이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최소한 최근 100년 동안에는 이런 경험이 없었다고 한다. 하찮은 바이러스에 의해서 이렇게 전 세계가 무너지고 과학자들이 이야기하는 바이러스로 인한 인류의 종말이 현실에서 느껴지도록 위협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우리는 지금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누구도 경험하지 않았던 일이라 누구에게 묻기도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른 채 새로운 유행어 '집콕'한 채 TV를 통해 치료제와 백신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나 의사의 입만 바라보는 형국이다. 치료제나 백신이 나와야만 집밖으로 나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인간은 어떠한 난관에도 헤쳐나갈 지혜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 그럼 그 지혜를 어디에서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분명 과거에도 같은 일은 아니더라도 이런 비슷한 위기가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과거의 역사 속에서, 과거의 역사 속 인물에서 배울 수 있다. 과거에도 많은 일들을 겪고 이겨내고 지금까지 인류가 살아 온 것일 테니. 그래서 거슬러 거슬러 올라가 공자를 만나고 공자의 지혜를 통해 지금을 극복해 보자는 것을 이야기하는 책이 바로 『공자의 말 : 포스트코로나, 공자에게 길을 묻다』이다. 지금 감염병 상태를 직접 극복하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결국 살아 남을 테니 코로나 이후를 개인 스스로 배워 살아나가야 하는 당위성에 따른 것이다.

이 책에는 "서로를 세워주고 서로에게 성장의 맛을 갖게 하는 것이 리더의 참된 모습이다"처럼 '리더'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저자는 의역했지만 원래 표기는 '군자(君子)'이다. 군자는 당시 지도자, 즉 왕이나 사대부를 말한다. 오늘날 '리더'로 표현해도 다름이 없다. 저자는 직장이나 사회에서의 리더로 표현한 것으로 독자는 이해한다.



책은 1,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나'를 중심을 생각할 수 있는 공자의 말들이다. 나의 성장과 발전, 학습을 통한 성장, 자신의 수양과 수련과 관련한 인문적 소양이 담겨 있다.

2부는 '우리'에 대해 생각한다. 조직의 발전과 성장을 중심으로 조직 속의 우리를 위한 인간관계, 가정에서의 효와 우애, 조직경영전략 등과 관련한 내용이 담겨 있다.

한자로 된 말이어서 원문을 읽어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공자와 공자의 말을 전공해온 학자가 주석을 달아 오늘날 우리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써준다. 혼자 읽다보면 한자로 된 원문이 페이지 밑에 조그만 활자로 나와 있다. 원문과 비교해가며 읽을 수 있다. 뜻과 의미를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배려로 읽힌다. 또 여백이 많은 것은 공자의 말은 워낙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온 것이기 때문에 독자의 생각이나 나름의 주석을 달아놓고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 "그때 이렇게 이해했는데 지금 다시 읽으니 조금 다르네"라는 것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을 고려해 편집진의 배려로 생각해도 좋을 듯하다. 목차에 페이지에 담긴 키워드를 주욱 나열해 있으니 다시 읽고 싶은 페이지가 있으면 목차 옆에 표시해 두면 나중에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한자로 된 고전이기 때문에 어렵다거나 이해하게 쉽지 않을 것이란 선입견은 버리는 것도 괜찮다. 한 페이지에 공자의 짧은 어록 하나씩을 담고 그에 대해 쉬운 설명을 세심하게 해주어 책을 편안하게 한 장, 한 장 넘길 수 있다. 또한 한번에 다 읽 보다 늘 곁에 두고 읽으면 짧은 시간 안에서도 틈틈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간단한 내용들로 구성이 되고 중간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사는 법에 대한 구체적인 해답은 아니지만 극복 이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배우기에는 좋은 책이다.

누군가로부터 단 여섯 단어로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라는 숙제를 받는다면 가장 적절한 단어는 어떤 것일까? 누구에게나 인생의 기회가 있다고 하는데 그 기회 잡기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10년, 20년 혹은 30년을 일하고도 아직 미래가 불안하다면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제4차 산업혁명 시대, 평생학습 시대, 전염병의 시대 속에 진정 앎이란 무엇일까? 우리에게 파도처럼 쉼 없이 다가서는 근심 걱정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기로에 서거나 갈림길에서 어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만 할 때 선택의 기준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이렇듯 우리가 사는 삶에는 무수한 질문과 궁금함이 있다.



지난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이 공자에게 질문했다. 공자에게 길(道)을 묻고 공자에게서 길을 찾았다. 탁월한 기업가의 한 사람이었던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회장은 1980년대 중반에 출간된 자서전 〈호암자전〉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장 감명을 받은 책, 혹은 좌우에 두는 책을 들라면 나는 서슴지 않고 논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나라는 인간을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은 바로 이 논어이다. 나는 경영에 관한 책에는 흥미를 느껴본 적이 별로 없다.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경영의 기술보다는 인간의 마음가짐에 관한 것이다."

성공한 창업가로서 그 누구보다도 경영의 기술을 갈구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경영의 기술보다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다. 그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지혜가 논어에는 수없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머리말> 중에서



중국에 기독교를 전파한 서양의 예수회 선교사들은 중국에서 기독교를 선교하려면 중국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판단 아래 17세기에 이미 '논어' '맹자' '대학' '중용' '주역' '효경' '소학' 등을 라틴어와 영어로 번역했다. 특히 논어는 1621년 최초로 라틴어로 번역되었다. 볼테르, 라이프니츠, 루소, 케네, 흄, 애덤 스미스에 이르기까지 18세기 유럽의 최고 지식인들은 공자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공자 사상은 1688년 영국 명예혁명부터 1789년 프랑스 대혁명까지의 약 100여 년간 18세기 유럽의 계몽주의 사상의 씨앗이 되었다. 계몽주의의 선도 주자였던 볼테르는 영국의 경험론을 배경으로 공맹 철학을 전면적으로 수용해 합리주의 철학을 버리고 근대화 혁명의 지도 이념으로 삼았다. 그는 공자의 법을 따랐던 시대를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가장 존경할 만한 시대로 평가하기도 했다.



공자의 말은 진행형이다. 다음 부분은 독자의 평생 좌우명이 됐다. 논어를 처음 읽었을 때 가장 감명 깊은 어구여서 원문화 우리말 모두를 외우고 또 외웠다. 길지 않은 것이고 세상 사는 독자의 기준 원칙이 됐고, 사회생활에도 실천해 큰 덕을 본 것이 많다.

己所不欲 勿施於人(기소불욕 물시어인)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은 남에게도 시키지 마라.

나도 하고 싶지 않다면 다른 사람도 하고 싶지 않을 테니 억지로 시키지 마라. 속는 게 싫으면 속이지 마라. 뺏기는 게 싫으면 빼앗지 마라. 적은 게 싫으면 적게 주지 마라. 거만한 게 싫으면 거만하지 마라. 위선이 싫으면 속이지 마라. 짜증이 싫으면 짜증 내지 말라고 이르는 말이다. 유대교에서는 황금률이라고 해서 어릴 때부터 가르친다고 한다. 요즘처럼 복잡하고 스트레스 많아 폭력도 서슴지 않을 때는 깊게 새겨들을 필요가 있는 가르침이다.

2500년 전에도 욕 듣는 게 싫으면 제발 욕하지 마세요.

1000년 전에도 욕 듣는 게 싫으면 제발 욕하지 마세요.

지금도 욕 듣는 게 싫으면 제발 욕하지 마세요.

1000년 후에도 욕 듣는 게 싫으면 제발 욕하지 마세요.

2500년 후에도 욕 듣는 게 싫으면 제발 욕하지 마세요.



공자는 좋아하는 일을 당장 할 수 없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라고 말한다. 지금도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그 일에 대한 나의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좋아할 수 있는 일이 된다는 의미다. 특별한 애정 없이도 지금까지 무난하게 일해 왔다면 특별한 애정이 생기면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의 변화가 세상을 바꾼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환경을 탓하기보다 자신의 마음을 먼저 이기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로도 재해석이 가능하다. 환경만 탓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남탓, 환경탓만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을 정복하기보다 내 마음을 이겨내는 것이 먼저이다. 이 책 『공자의 말』은 공자가 했던 말을 여러 가지 주제로 나누었다.

먼저 자신을 갈고 닦아 성장하기 위한 말들을 살펴본다. 우리나라 교육도 '인성'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공자도 '사람됨'이 먼저라고 했다. 직장에서든 학교에서든 사람들에게 최대한 배려와 이해로 인간관계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가르침을 준 것이다. '절차탁마'라고 옥을 캐내듯이 자르고 갈고 쪼고 문지르는 정신이 필요하다. 자신을 갈고 닦는 의미로 꼭 지식을 채우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겸손하고 배움에 있어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가지는 것이다. 공자는 자신도 끊임없이 배우려고 했고 수양이 되지 않는 사람은 쉽게 천박해진다고 했다.



저자 : 최종엽(카이로스경영연구소 대표)


한양대학교에서 인재개발교육(석사), 평생학습(박사수료)을 전공했습니다. 삼성전자㈜ 엔지니어, 인사과장, 경영혁신차장, PA부장으로 20여년 일했습니다. 현재는 카이로스경영연구소 대표,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인문학강사, 면접전문위원,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지금논어』, 『강사트렌드 코리아2020』(공저), 『원려, 멀리 내다보는 삶』 ,『일하는 나에게 논어가 답하다』, 『논어 직장인의 미래를 논하다』, 『블루타임』, 『사람예찬』(공저), 『서른살 진짜 내인생에 미쳐라』, 『나이아가라에 맞서라』, 『미국특보 105』등 12권의 저서가 있다. 전국 강사경연대회(2016)에서 금상을 수상했으며, 대한민국명강사(209호)로 MBC ‘TV특강’, KBC ‘화통’, CJB ’스페셜’등 여러 방송 강연을 비롯하여, 연간 100회 이상의 인문학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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