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생각 - 고전 미술의 대가들, 창작의 비밀을 말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외 61인 지음, 시슬리 마거릿 파울 비니언 엮음, 이지훈 외 옮김 / 필요한책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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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예술가들의 특별한 재능과 감성을 존경한다. 예술가들은 그들의 특별한 마음과 생각을 갈고 다듬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마음에 평온한 아름다움을 선물하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은 감성과 생각, 필요하다면 영혼까지 바쳐 자신의 창조물을 만들어낸다. 모든 사람이 예술가를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것을 만들어내 그것을 보고 듣는 사람들의 감성을 아름다움으로 물들이고, 평온한 마음까지 선물 받을 수 있는 위대한 예술 작품은 예술가들의 노력과 마음, 생각, 영혼의 결과물이다. 사람들은 예술가들의 생각은 물론 그들의 일상도 알고 싶어한다. 어떤 삶을

살기에 위대한 예술 작품을 창조해낼 수 있는가와 특별한 비밀의 삶이 있는가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아마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나 예술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에겐 더 특별하게 궁금증이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예술가들은 일상에서 오는 영감보다는 예술에의 열정에서 오는 영감이 작품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예술을 대하는 태도,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예술에의 열정(노력)이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믿어지지만 여전히 그렇지 못한 자기와의 비교를 통해 그것만이 아닐 것이라는 추측이 단정으로 바뀌면 예술가들의 일상을 몹시 궁금해한다.

경이로운 작품들을 탄생시킨 예술가들의 생각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쉽지 않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고, 말로 표현한다면 자신의 노력과 열정은 묻혀지게 된다. 사람들은 노력과 열정으로 위대한 예술 작품을 탄생시킨다는 말은 믿지 않으려는 것 같다. 뭔가 특별한 이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예를 들면 천재성, 그로부터 오는 영감 등이 있으리라 믿는 것이다.



『예술가의 생각-고전 미술의 대가들 창작의 비밀을 말하다』는 이렇게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의 처음 편집자 시슬리 마거릿 파울 비니언은 '편집자의 말'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라파엘로 등 르네상스 거장들이 만든 작품들은 현대에 와서도 경이와 찬탄을 불러일으키는 인류의 문화적 유산이다. 알브레히트 뒤러나 루벤스 같은 유럽 북부의 대가들은 자신들만의 독자적 작품 세계를 통해 자신들이 속한 국가의 문화적 수준을 발전시키며 한 시대를 일궜다. 장 바티스트 카미유 코로는 새로운 차원의 풍경화로 새로운 회화의 시대를 열었고 들라크루아는 근대의 정점을 찍은 거장으로서 이후 세대에까지 이르는 강렬한 문화적, 예술적 영향력을 남겼다. 또 윌리엄 모리스는 미술이 본격적으로 대중적인 디자인의 세계에 진입하는 기준을 세웠다. 이 같은 미술사의 대가들이 작품을 만들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창작의 비밀과 작품의 서사성을 알고자 하는 이들에겐 궁금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 책을 편집 출판한 이유가 분명하게 밝혀졌다. 그리고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예술 감상이나 예술에의 기대를 더욱 높였다.



책에 따르면 역사학자였으며 영국을 대표하는 시인ㆍ미학자인 로렌스 비니언의 아내이기도 했던 시슬리 마거릿 파울 비니언은 당대의 거장들과 친분을 가지며, 그리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작품들을 보며 그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위대한 창작자들이 작품을 만들 때 가지는 사고 과정의 비밀을 알기 위해 그들의 생각이 담긴 글들을 저서, 개인적 기록, 편지 등을 통해 수집하고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연구와 노력의 결과가 바로 이 책 『예술가의 생각』이다.

그녀가 이 책을 만들 때, 작가들이 한 경구들을 단순하고 무질서하게 모아 놓는 걸로 끝내려는 생각이 아니었음은 분명하다. 그녀는 이 책을 작가들의 생각이 담긴 목소리를 가져와서 그 자체로 완결된 생명력을 갖춘 또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제작의 착수에서부터 작품의 목표와 같은 큰 범주의 주제에서부터 세부적으로는 연습, 작업 방식, 소묘, 디자인, 채색, 마감 등 미술 창작의 단계적 과정을 차례로 세운 후, 그 과정 안에서 적합하고 유용한 대가들의 생각들을 변증법적으로 세심하게 골라 배치했다. 그 결과 『예술가의 생각』은 하나의 사이클로서 내재된 완결성을 가진 책으로 만들어졌다.



『예술가의 생각』에 담긴 62명의 미술가들이 말하는 207편의 생각에는 미술 창작의 순차적 과정에 존재하는 단련된 사고들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들의 스펙트럼이 현대 작가들과 비교해서도 방향성이 다를 뿐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영역임을 알려 준다. 자연과 모델, 모사와 순수 창작 사이에서 고민하고 선택하면서 작품의 창작에 매진해야 하는 입장인 작가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견해들은 엮은이인 비니언에 의해 반박과 동의, 또 다른 사고로서의 생각과 확장을 거듭한다. 마지막에 이르러 예술에 대한 삶의 찬미로 끝나는 이 여정은 예술 창작의 세계가 편협한 의식들의 고착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풀로서 넓혀짐으로써 성립된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예술가들의 목소리로 재구성된 창작 과정에서의 의식의 흐름을 시각적 즐거움을 전하는 관련 도판들과 함께 보여주는 『예술가의 생각』이 예술가들의 생각이 궁금한 일반 독자들뿐만 아니라 창작에 있어 영감을 얻고자 하는 창작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예술사에 이름과 작품을 남긴 위대한 창작자들이 남긴 저서, 개인적인 기록과 편지 등을 통해 예술가들의 사고와 작품을 고찰한다. 이 책은 예술 이론서가 아니다. 간단히 말하면 감상을 돕는 전달자의 역할을 한다. 총 14장으로 구성되어, 소재만 같은 뿐, 예술가 각자의 생각들이 자유롭게 기술되어 있다.

앞서 말한 대로 보통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할 '예술가들은 어떤 마음으로 예술가가 되기로 했을까'다. 이 책에서는 예술가의 '마음'을 만날 수 있다.

작품에 대한 마음과 예술에 대한 열정, 예술에 대한 깊은 생각 등이다. 짧게 기술된 책은 위대한 예술가들이 한 말이나 짧은 문장들로 구성돼 있다.

대부분은 그들의 작품을 큼지막하게 배치해 이 책의 독자들에게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자연스럽게 한 문장씩 정독해 나가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 독자가 읽으면서 처음 든 생각은 예술가들의 예술에 대한 열정이다. 이외에도 그들의 목표와 이상, 예술과 사회, 공부와 연습, 만드는 방식들, 매너리즘, 소묘와 디자인 색, 빛과 그림자 등이 언급된 부분이 많다. 작품을 구성하는 조형요소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다루는지도, 그들의 작품과 함께 볼 수 있어 이 책을 만난 게 행운이라고 생각된다. 예술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예술을 좋아하는 독자로서는 매우 귀중한 책이 됐다.

유명한 예술가들로부터 이름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예술가들도 많다. 마치 배고픈 사람이 산 속에서 먹거리를 발견한 느낌이다.



주제별로 읽어도 좋고, 마음이 끌리는 장을 먼저 읽어도 좋을 정도로 자유롭게 구성돼 있다. 구성이 잘 정돈돼 읽고 보는 사람이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책을 만든 편집진의 배려도 읽힌다. 치열한 삶을 통해 예술혼을 완성한 예술가들의 생각들을 통해 영감은 물론 인생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책이다. 그림이 들어가는 대부분의 책처럼 크지 않고 작은 에세이집처럼 예쁘게 만든 것도 늘 들고 다녀도 좋은 기쁨도 준다. 늘 예술가, 예술과 함께 있는 느낌이 들도록. 독자들을 위해 책 속에서 몇 개 문장만 발췌해 본다.


훌륭한 화가는 회화를 그리는 데 두 가지 주요 목적, 즉 육신과 영혼이 바라는 바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쉽고 두 번째는 어렵다. 왜냐하면 그는 팔다리의 자세와 움직임을 통해 두 번째 목적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른 어떤 류의 사람보다 이 일을 더 잘 하는 바보에게서 배워야 한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


예술은 사랑처럼, 경쟁을 배제시키고 모두를 하나로 만든다.

- 헨리 푸젤리



가을 하늘의 구름을 바라보면서 영혼 안에서 치솟는 고양감을 느끼는 것, 또는 봄바람이 격정적이고 가슴 뛰는 생각의 소용돌이를 불러일으킴을 느끼는 것-이런 기쁨을 대저 금이나 보석의 소유와 비교할 수 있단 말인가? 그 다음엔 비단 화폭을 펼쳐 범람하는 물과 산등성이, 녹색 숲, 불어오는 바람, 흰 포말을 일으키며 쏟아져 내리는 계단식 폭포의 장관을 마치 신의 은총이 풍경화에 내린 듯 일필휘지로 그려내는 것. 이것이 바로 회화의 즐거움이다.

- 왕유


예술가는 현재, 과거를 선택하든 혹은 추상적인 이상을 묘사하기로 선택하든, 작품을 살리려면 자연에 대한 자신의 경험에서 그것들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매 단계마다 과거를 참고해야 한다. 그는 위대한 작가들이 풀었던 문제들이 자기 앞에 놓인 것과 똑같았음을 기억하며, 뒤러의 시대에 못지않게 “예술은 자연 속에 숨겨져 있으므로 예술가는 자연에게 이끌려 가게 된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그들이 만든 길을 찾아야 한다.

- 조지 클라우젠



저자 : 시슬리 마거릿 파울비니언(엮음, CICELY MARGARET POWELL BINYON)


1876년 영국 미들섹스의 메릴본에서 태어났다. 1904년에 미학자이자 시인인 로렌스 비니언과 결혼하였고 세 딸을 두었다. 공저로는 『역사의 영웅들HEROES IN HISTORY』, 편저로는 『예술가의 생각THE MIND OF THE ARTIST THOUGHTS AND SAYINGS OF PAINTERS AND SCULPTORS ON THEIR ART』이 있다.


역자 : 이지훈


1981년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학교까지의 정규 교육 과정과 육군 보병 복무를 마치고 회사에 사무직으로 입사하여 어학 교육, 금융, 전기 전자, 교섭 분야의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퇴사하여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역자 : 박민혜


인도에서 7년간 철학을 공부하고, 7년간 대기업에 다니다가, 다음 7년은 창작하는 삶을 살기로 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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