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디자인 - 불안의 시대, 어떻게 ‘일’해서 생존할 것인가?
최혜은.쟈스민 한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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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취준생'이라는 단어가 하루도 빠짐없이 미디어에 등장한다. 코로나로 경제 활동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한 일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 등도 정식 직원 채용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형편이고 아르바이트로 있던 취준생들의 취업 준비를 위한 최소한의 생활비 마련도 어려워지고 있다.

취준생들은 이제 가장 고통을 받는 청년들의 대명사가 된 것 같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는 본래 의미에서 확대돼 학교를 졸업하고도 취업을 못해 매일 취업하기 위해 이력서를 쓴다거나 공무원이나 각종 입사 시험 대비 공부를 계속하기 때문에 이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기업의 채용도 줄고 취업하기까지의 아르바이트 자리마저도 못 구해 취준생들은 생활고까지 겪는 등 이중, 삼중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정부가 나서서 일자리 마련을 하거나 준비를 도와주는 적은 액수의 현금까지 지급해도 취업을 하지 못한 취준생들의 고통은 줄어들지 않는다. 입시지옥을 벗어난 사람들이 '취업지옥'에 들어선 형국이다.

또 이미 직장을 선택해 입사한 사람들은 직장을 통해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커리어 관리'이다. 옛날처럼 늘 자신을 계발하고 시대 상황에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이 명징한 사실로 드러나는 시대다. 처음 직장을 구하기까지는 학력, 토플, 인턴 경험 등이겠지만 그 다음 이직부터는 실력과 커리어 관리에 따라 좌우된다. 그런데 저자들은 '커리어 관리'보다 더욱 적극적인 형태의 경력 관리을 제시하고 있다. 바로 '워크디자인'이다.





사실 빠르게 변하는 사회 현상에 발맟춰 사라지는 직업도 많지만 하루에도 몇 개씩 다양한 직업이 생겨난다고 한다. 예전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거의 사라진 듯하다. 그야말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부터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중장년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끊임없이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시대가 되었다. 앞으로 어떤 진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지금의 직업이 내 적성에 맞는 것일까? 도대체 어떻게 해야 내 커리어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 은퇴 후에는 어떻게 일하며 살 것인가? 등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부담을 안아야 하는 시대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 『워크디자인』은 이 같은 고민과 이를 풀어내는 방법을 ‘일을 디자인하는 능력’으로 소개한다. ‘워크(WORK)’와 ‘디자인(DESIGN)’이 합쳐진 ‘워크디자인’은 일을 디자인하는 연구소인 워디랩스 대표와, 전 애플 비즈니스 코치이자 비즈니스 심리학자인 두 저자가 각각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만나온 일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갈등과 이슈를 인터뷰, 코칭,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십수 년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축적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취업준비생부터 은퇴를 앞둔 중년층까지 막막한 내일을 위한 해답을 찾아주는 커리어 가이드북이다. 생생한 사례들을 통해 일을 ‘제대로 즐겁게’ 하며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선명한 비전과 인사이트를 제시하며 최고의 실천 방법을 알려주는 지침서가 되어주리라 믿는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소비와 생산의 형태는 빠르게 ‘언택트’ 시대로 바뀌어가고 있다. 예측이 어려운 수많은 변수와 거대한 변화의 파도를 눈앞에서 목도하는 우리는 이미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더 이상 과거의 관성으로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수동적으로 시킨 일만 열심히 하는 것보다는 무언가를 발견해서 새롭게 기회를 만들어내는 자가발전 능력이 역량의 중요한 지표로 떠오른 지는 오래된 사실이다. 앞으로 자신의 일을 돌아보고, 소비자를 정의하며,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해내는 기술은 모든 직무의 필수 요소가 될 것이다. 이러한 기술들은 코로나를 막아내는 마스크처럼, 당신의 일의 안정성을 지켜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 저자들의 주장이다.

이처럼 변화 속에서 수많은 대안을 생각해내 자신의 일을 역동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역량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워크디자인’이다.

전 애플 비즈니스 코치이자 비즈니스 심리학자, 워디랩스 대표인 저자들은 지난 십수 년간 일과 관계 맺는 데 서툴거나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만나왔다. 이들 중 열에 아홉은 자신의 일에 ‘막막함’을 토로했지만 ‘대안’을 찾아나가고 ‘변화’를 끌어안을 힘이 턱없이 약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자들은 수년간 국내외 글로벌 인재 개발 관련 종사자, 심리학 전문가들을 만나 체계적인 워크디자인 프로세스와 방법론을 연구했다.


"이 책은 일상에서 만난 ‘일’ 이야기를 담백하게 담아내되 가능하면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최대한 실용적으로 담아내고자 했다.

부디 이 책은 일터에서 좌절과 부침을 겪고 있는 당신의 마음을 읽어주는 도구가 되길, 그리고 책에 소개된 다양한 방법론을 통해 일에서 기쁨과 희망을 찾는 작은 가이드북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프롤로그」 중에서




‘일과 나’를 ‘바다와 서퍼’에 비유해보자. 우리는 각자의 구역에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서프보드에 몸을 의지한 채 파도를 기다렸다가, 파도 위에 올라타고, 파도 위를 미끄러져서 다시 바닷속으로 풍덩 들어간다. … 이들은 감당할 수 없는 파도가 몰아칠 때, 어떻게 그 파도 위에 올라타야 하는지, 어떻게 헤엄을 쳐야 하는지, 어떻게 보드에 몸을 맡기고 몸을 낮추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 조직이 입혀준 구명조끼에 구멍이 난 것은 알았지만, ‘오늘 당장 익사하지는 않겠지’, ‘적어도 이달 치 월급과 올해 보너스까지는 보장이 되겠지’라고 안이하게 생각하며 시간을 허송세월했다고 고백했다.


순례길을 걷는 이 여정은 우리가 일을 하며 사는 삶의 여정과도 많은 부분 닮았다. 일에 적응하느라 몸으로 고된 시간을 겪고 나면, 그 일 안에서 만족과 실망, 성취와 아쉬움 같은 오만 감정을 겪으며 그 일이 비로소 내 것이 되어간다. 그렇게 손에 익은 일에 나의 마음이 얹어지면, 그다음에는 보다 큰 관점에서 나의 일을 바라보며 그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카미노의 그 길을 걸을 때처럼, 우리는 일을 해나가면서 몸과 마음이 고된 시간을 거쳐 내 일을 영적으로 고민하게 되는 과정에까지 이른다.

「Chapter 01 일과 나의 오묘한 관계」 중에서




저자들은 일 안에서 헤매지 않기 위한 10가지 요인을 짚어냈다.

역량, 재미, 의미, 관계, 인정, 비전, 업무, 보상, 조직문화, 환경’이 그것이다.


-비전은 없지만 연봉이 안정적이라 지금 당장 회사를 나갈 용기가 없는 우진 씨

-한일 관계 악화로 전공 살려 일하기 힘든 일본어 통역사 영화 씨

-보상에 대한 상대적 비교의식 때문에 딱 돈 받는 만큼만 일하는 인성 씨

-명품에 1도 관심 없는데 명품시계회사에서 명품을 마케팅해야 하는 현정 씨

-리더는 처음이라서 팀원들을 이끌어가는 데 난관에 봉착한 장호 씨

-악덕 상사들 때문에 참다 참다 병까지 걸린 혜리 씨

등이 시례로 연구됐다. 일에 영향을 미치는 10가지 요인들 중에서 어떤 요인이 자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지, 어떤 요인이 자신감을 가져다주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질문을 바꿀 수 있을 때, 비로소 답도 바꿀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염병의 세계적 창궐로, 재덕 씨의 사례에서처럼 원격으로 일하는 신개념 근무 환경에 대한 도입도 가속화되었다. 전염병으로 인해 사람 간 접촉에 대한 통제가 강해지는 사회에서 ‘환경’의 범위는 물리적 공간 구성의 좋고 나쁨을 매기는 프레임을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이후, 이제 일터의 환경 요인 안에 대면과 비대면의 조건을 새롭게 추가해야 할 때가 왔다. 원격근무 혹은 재택근무의 조건들이 지금보다 더욱 진화될 수 있으며, 그에 맞추어 긴 통근시간과 같은 어려움들이 해소될 가능성도 있다."

「Chapter 02 일에서 길을 잃는 10가지 이유」 중에서




저자들은 워크디자인 교육과 코칭을 통해 직장인, 학생, 예비 창업가, 은퇴 예정자 등 각자의 처소에서 불안감과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씨앗-땅-싹-줄기’라는 자연의 법칙을 닮은 4S 프레임을 심어주는 것만으로도 개인의 삶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한다.

워크디자인 프로세스는 자신의 씨앗과 역량을 탐색하는 ‘Seed(자원)’, 자신이 속할 땅인 시장의 특성과 소비자를 이해하는 ‘Soil(소비자)’, 나와 시장의 이해를 바탕으로 일의 가치를 창출해내고 싹을 틔우는 ‘Sprout(서비스)’, 그리고 자신의 워크디자인 아이디어를 풀어내는 ‘Stem(브랜드)’의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씨앗이 땅에 뿌려져 싹을 틔우고 줄기가 되는 자연의 현상을 사람과 일이라는 관계 속에서 재해석해 메타포화한 것이다.

지금 구직을 준비하거나 창직을 준비한다면, 또는 현업에서 보다 나은 일의 진로를 모색하고자 한다면 4S 프로세스를 통해 자신의 일을 새롭게 디자인해보는 것은 어떨까? 4S 프로세스가 분명 당신의 워크디자인에 커다란 힘이 되어주리라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ㆍExperience(경험): 당신의 ‘경험’ 중에서 한 가지를 꼽아보고 키워드를 적어보자.

ㆍEvent(사건): 그 경험 안에서 체험했던 ‘사건’을 구체적으로 떠올려보자.

ㆍEffort(노력): 당시에 당신은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는가?

ㆍEarning(교훈): 그래서 어떤 ‘교훈’을 얻었는가?


지인의 ‘경험하는 자아’에게 프라하는 도착하자마자 가방을 도둑맞고, 하루 종일 고생스럽게 돌아다녔던 도시였다. 그러나 ‘기억하는 자아’에게 프라하는 그 고생을 모두 잊어버리게 할 만큼 아름다운 야경을 가진 도시로 각인되었다. 그런 까닭에 그녀의 기억 속에서 프라하는 유럽 여행을 한 나라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으로 손꼽히게 되었다. 즉, 같은 경험이라고 할지라도 내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그 경험은 아무것도 아닌 경험이 되기도 하고, 정말 대단한 무엇이 되기도 한다. 경험을 해석하는 역량에 따라 삶의 질은 무척 달라진다.

「Chapter 03 어떻게 일을 디자인할 것인가?」 중에서




미국의 산업디자이너 패트리샤 무어는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자신의 상황을 극단적으로 고객과 동일하게 만드는 인상적인 모험을 시도한 인물이다. 그녀는 노인들도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디자인하기 위해서 1979년부터 무려 3년간, 80대 노인으로 변장한 채 하루하루를 보냈다. 당시 그녀의 나이 스물여섯 살이었다. 그 당시에는 사회 전반적으로 노인을 소비자로 인식하지 못했다. 그런 까닭으로 제품 디자인을 할 때도 노인을 배려한 디자인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그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고객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에는 관찰이나 설문 조사 등의 기법도 있었지만, 그녀는 그와 같은 방식으로는 고객과 충분히 소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그녀는 스스로 노인의 삶을 직접 경험해보는 방식을 선택했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시청 포인트는 냉장고에 든 재료가 무엇이든, 그 재료가 어떤 상태이든지 간에 그것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강력한 동기가 셰프들로 하여금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내게 한다는 사실이다(그것도 제한된 시간 안에!). 워크디자인도 이와 다르지 않다.

내가 가진 경험 자원과 내가 서 있는 토양이 다소 부족하고 불완전하다고 할지라도 이 둘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해서 어떻게든 조합하고 연결해보려는 시도를 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고객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해줄 수 있는 힘, 일을 잘해낼 수 있는 직업적 창의성의 근육이 단련된다.

「Chapter 03 어떻게 일을 디자인할 것인가?」 중에서





일은 우리의 인생에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있기에, 워크디자인 역시 세월이 흐름에 따라 진화하고 성장했다. 이 책이 출간되고 몇 년 후에는 어떤 형태로 우리의 일들이 진화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하지만 예측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길을 잃어버린다는 뜻은 아니다. 어떤 미래를 살든, 결국 우리는 우리의 재능으로 누군가의 문제를 돕는 일을 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에필로그」 중에서


저자 : 최혜은


일하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보고 듣고 경험하며, ‘교육’이라는 변화를 돕는 툴(Tool)로 풀어내는 데 십여 년 넘게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도 일과 관계를 맺는 방법에는 서툴렀기에, 평생 풀어야 하는 삶의 과제인 ‘일과의 관계 회복’이라는 주제로 일을 디자인하는 연구소 워디랩스를 설립했다. 일하는 사람과 조직의 엉킨 숙제를 코칭, 강의, 퍼실리테이션, 컨설팅의 영역에서 소통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저자 : 자스민 한


산업심리와 코칭심리를 전공한 비즈니스 심리학자. 5년은 한국에서, 10년은 싱가포르에서 경력을 쌓았다. 애플에서 비즈니스 코치로, ESSEC 경영 대학원에서 협상과 설득을 가르치고 코칭하며 다양한 직장인들을 만났다. 2020년 코로나를 겪으며 새롭게 워크디자인을 한 후, 커리어의 결정적 순간을 팔리는 콘텐츠로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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