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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것이 쉬는 것이다 - 옛길박물관이 추천하는 걷고 싶은 우리 길
김산환 글 사진 / 실천문학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여행은 언제나 설렘을 주고 떠나기 전, 기대감을 한 아름 안고 여행지로 떠난다. 여행을 하려고 준비하는 과정 또한 즐겁다. 여행의 종류는 다양하고, 사람마다 좋아하는 여행의 취향이 다르기에 시간만 준다면 여행은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에 찌들려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생활 속에서 여행이 가져다준 휴식 같은 시간은 활력소를 주고, 그런 여행을 통한 느낌과 생각들은 자신을 다듬는데 혹은 조금 성숙한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겨울이 지나, 봄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리는 빗소리가 노크하는 소리로 들리는 날, 파릇한 봄의 모습, 새싹들이 고개를 들고 푸른 옷을 입고 나오는 모습을 자랑하는 것처럼 봄을 만끽하라는 것만 같았다. 드디어 여행을 해도 좋은 계절이 온 것이다. 아무래도 추운 겨울보다는 따뜻한 봄이 여행하기에는 좋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겨울에 여행하기가 좋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겨울 여행은 그 여행만의 또 다른 옷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에 관심이 많고,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고, 늘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던 어느 날, 나에게 ‘걷는 것이 쉬는 것이다’라는 제목의 책을 접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여행을 가고 싶어 했기에 나에게 있어 더없이 반가운 책이었다. 여행을 통해 자연과 하나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존에 출간된 여행 책과는 사뭇 다르다. 제목에서 느꼈겠지만, 걷는 것을 중심으로 하는 여행 책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여행의 종류는 여러 가지라고 했다. 그 중 걸으면서 꽃, 풀, 바람, 공기 등 하나하나 각자의 향기를 느끼면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걷기 여행은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일반적으로 등산하는 것처럼 산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것이 아닌, ‘걷기 여행’을 통한 색다른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
걸으면서 여행을 하려면 먼저 필요한 몇 가지를 나열해 놓았다. 험난한 길과 평탄한 길이 있기에 직접 여행을 한 김산환 씨가 난이도를 체크한 것이다. 그래서 처음 걷기 여행을 하는데 이 책을 통해 여행한다면, 무리하게 여행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리고 지도와 코스가 자세히 나와 있기에 가족들 혹은 친구들과 함께하면 더욱 즐겁게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걷기 여행’은 단지 걷기 위함이 아니라, 걸음으로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것이 목적이고, 자연을 느끼고 배우게 된다는 것이 목적인 셈이다. 또한, 출퇴근하는 것처럼 아무 생각 없이 앞만 보고 걸어간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여행이다.
책에 소개된 여행지는 ‘임실 섬진강’, ‘완도 청산도’, ‘제주 올레’, ‘부안 변산’, ‘청송 주왕산’, ‘문경 토끼비리’, ‘평창 대관령 옛길’, ‘평창 백운산 칠족령’, ‘인제 점봉산’ 등 23가지 여행길을 소개하고 있다. 모두 경치도 아름다웠고, 맑은 공기와 자연을 만끽할 수 있음을 자랑하는 곳이었다.
그중에서 ‘영주 죽령 옛길’이 눈에 띄었다. 교통편과 볼거리, 숙박, 그리고 지도까지 아주 상세히 나와 있었으며, 난도도 높지 않은 편이라서 초행길에 가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여행지였다. 이곳은 특이하게 차를 이용해서 이동하는 것보다는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을 추천하기에, 걷기 여행과 더불어 기차 여행도 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소백산 자락에 자리한 별미집을 소개하기에 걷기 여행을 하다 보면 배가 고프기 일쑤다. 그렇기에 이 책 한 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매화 가운데 가장 고결하다는 선암매가 사는 전남 순천 선암사는 절이다. 이 절은 꽃을 길어내는 ‘봄 절’이라고 불린다. 선암매와 철쭉으로 꽃길을 자랑한다. 그리고 이곳은 깊은 산 속이고 그늘이 많아서 한 박자씩 늦게 피는 꽃이 많기에 이미 져버린 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봄 하면 생각나는 꽃인 ‘벚꽃’도 함박눈처럼 쏟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절을 ‘꽃절’이라고도 한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숯가마 터도 있으며,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계곡도 볼 수 있기에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선암사는 차의 전통을 소중하게 지키는 절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그래서 이 절로 드는 길가의 산비탈에는 최근에 조성한 차밭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차 문화를 알 수 있는 ‘칠전선원’에서는 스님들이 수행하며 차를 즐겼던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에, 차에 관심이 많거나, 차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곳을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처럼 김산환 씨는 자신의 발이 닿는 곳 모두를 이 책에 고스란히 담고 있다. 여행을 하려고 거창하게 준비할 필요 없이 걷기 여행을 통한 여행의 매력을 느껴볼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추천하는 여행지를 모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담겨 있는 사진 속의 풍경과 꽃들이 너무나 아름다웠고,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자연 풍경이었기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올해는 이 책을 안내 책자로 삼아 ‘걷기 여행’을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