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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소설가의 개이고 여기까지 타이핑하는 데 세 시간 걸렸습니다
장자자.메시 지음, 허유영 옮김 / 예담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이 상당히 길다.
이 긴 제목을 귀가 큰 골든레트리버 메시가 또각또각 타이핑했을 거라고 생각하니 벌써 입가에 웃음이 올라온다.
중국의 젊은 작가 장자자가 주인공/화자로 등장시킨 메시는
현견(?)이라고 할 만큼 넉넉한 마음으로 불합리하고 때론 적대적이기까지 한, 세상을 품는다.
어느 하나 평범하진 않은 메시의 이웃들이 무심한 듯, 툭 던져놓는 일상의 일들을
메시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매순간 행복과 웃음을 포인트를 찾아 '허허' 웃어버리는
메시와 메시의 아빠를 보고/읽고 있자면,
행복이라는 것이 엄청나게 특별하고 큰 일이 아니라
매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때론 지겹고 섭섭하고 울음이 나기도 하지만) 순간들을
흠뻑 느끼는 감수성이 계속 살아있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36편의 작은 이야기들은
고집스러워도 보이고, 바보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마지막은 꼭 뭉클~ 한 순간으로 끝맺어진다.
이런 패턴은 익숙하기도 하고 -특히 동물이 화자로 나오는 소설이나 영상에서는 더더욱-
반복되는 것이 식상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장자자의 힘은, 뻔한 이야기 속에서도 마음 깊숙한 곳을 건드리는 감동의 장면이
모든 이야기 속에 있다는 것이다.
책의 이야기와 나의 경험을 연결시켜주는 뭉클하고 소중한 문장들이 이 책의 큰 매력이다.

혼밥, 혼술, YOLO가 유행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누군가와 닿기를 원하고 연결되어 있을때의
안전함과 소속감, 기댈 수 있는 편안함을 바라게 되는 것 같다.
나의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 내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나를 사랑해주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멀리서나, 가까이서 함께 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에피소드들이 진행되다
메시와 아빠가 이별을 준비하는 장면에 이르면 ㅠㅠㅠㅠㅠ
다 아는데 울 수 밖에 없는 그런 분한(?) 기분!! ㅎㅎㅎ

나에게 용기를 줄 사람
내가 용기를 북돋워줄 사람을 생각해보는 기회를 준 책.
산책가기 좋고(미세먼지;;;) 가정의 달인 5월에 읽으면 딱 좋을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