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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떠나는 나날 - 사랑이 끝나고, 30일 동안
하워드 브론슨.마이크 라일리 지음, 선우윤학 옮김 / 큰나무 / 2017년 4월
평점 :
어떠한 이별이든,
그 사람과 함께 쌓아왔던 세계의 문이 영영 닫기는 종말을 맞는데 의연하기란 정말이지 어렵다.
그 세계의 나는 일종의 죽음처럼 보이는 '겨울'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의 종말이 곧 나라는 존재의 종말은 아닐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해주는 것 같다.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함.
시도때도없이 올라오는 슬픔과 회환.
이렇게 했었으면 좋았을걸.. 하는 늦은 후회와 덧없는 가정법.
내가 이렇게까지 널 그리워 하고 사랑했는데, 넌!!! 하는 분노.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좌절감.
나는 이렇게 슬픈데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는 외로움과 괴로움.
이런 이별의 사이클로 마음의 감옥에서 수형생활을 하는 대신
하루하루 일과를 주며
내가 겪고 있는 이 이별이, 이미 누군가 혹은 내가 겪었거나 겪고 있고, 앞으로도 겪을 것이므로
어떻게 잘 받아들이고 내 안에 소화시켜 잘 보내줘야 하는지 마치 퍼스널 트레이너처럼 옆에서 응원해주는 것 같다.
이 모든 과정을 굳이 숙제처럼 해낼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내가 사랑에 빠져 행복할 때
누군가는 사랑이 끝나 괴로워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내 사랑에 겸손해지고 감사가 되며,
다른 이의 슬픔에도 위로와 격려를 보낼만큼 성장할 수는 있을 것이다.
모두는 그 사랑을 '실처럼 바늘에 꿰어' 인생의 한부분을 수 놓았고, 그 색깔의 실이 다할 때, 바늘을 꽂은 채로 멈출 것인지, 다른 실로 또 다른 색을 칠할 지는 나의 선택이다.
이 책으로 다시금 마음을 다잡게 되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