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란 무엇인가
안경환 지음 / 홍익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영구겁, 미국법, 헌법, 인권법을 탐구한 교수이자 학자가 남자의 행복에 대해 논한다?


이 출발이 매우 흥미로웠던 책인 "남자란 무엇인가"

1. 남자의 본성

2. 남자와 결혼

3. 남자와 사회

4. 남자의 눈물

의 4챕터로 진행되는 책을 쭉 읽다보면 어느새 남자의 일생을 남자(내부자)의 시각과 솔직한 고백으로 엿볼 수 있게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궁금했던 두 꼭지.


태어나 남자는 세 번만 울어야 한다는, 누구라도 들어봤지만 누구라도 인정하지 못하는 말에 얽매여 사는 남자의 외로움과 괴로움을 저자는 토로한다. 인간이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흘리는 감정의 토로인 눈물이 왜 유독 남자에게는 가혹한 잣대가 되어

남자를 소외시키는지 저자는 무려 에밀 뒤르켐의 <자살론>을 끌고 와서 설명한다.


결국 우울증에 걸린 위대한 사람들도 많으며, 그들의 섬세함과 공감력이 그들을 위대하게 만들었다. 작가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두번째, 남자가 가장 놓치 못하고 집착하게 되는 권력. 그리고 권력을 잡기까지 자신의 바닥을 드러내며 자기 권위를 확인받으려고 하는 남자들의 이중적인 모습/딜레마를 알 수 있던 꼭지였다.

자신의 위치를 곧 자신의 존재감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의 사고로 돈을 써서라도 높은 위치에 올라도 된다고 합리화를 하고

그런 합리화가 이 사회를 부패하게 만들며 그것을 바꾸려는 한 여성의 등장 "김영란법"까지 소개한다.

책을 읽다가 소위 '갑툭튀'로 나온 최근의 사회상. 변화가 신선했다.


이 꼭지는 다음을 설명하는 복선같이 쓰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천국의 유혹보다 지옥의 공포"

남자에게는 천국보다는 지옥에 빠지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거나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곧 지옥과 다름이 없는 것이므로 쉽게 체제나 사회에 순응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 모든 시름에서 잠시나마 남자를 구원해주는 남자의 술...

이 부분을 읽으니 왠지 술을 마시고 흐린 정신으로 집에 찾아 비틀대며 걸어가는 남자들의 모습이 더욱 짠해 보인다.


 

 이 책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냥 "남자는 이래" 라는 가쉽거리, 즐길거리가 아니라, 남자의 입장에서 남자를 변명하기 위해서 쓴 책이 아니라

남자라는 '인종(?)' 을 분석하고, 남자의 사고체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얘기하며

남자와 여자가 성을 떠나 하나의 사람으로 오롯이 이해받고

존재로서 행복해져야한다는 작가의 생각을 학자답게 각종 논문과 분석으로 나타낸 책이라는 느낌을 얻었다.


무엇보다 행복해지는데 더딘 남자들에게 괜찮다고 어깨를 두드려주는 남자 어른의 모습이 

다른 남자들에게 반갑고 위안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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