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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넘어지는 연습 -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걸을 수 있도록
조준호 지음 / 생각정원 / 2017년 11월
평점 :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봤던 표지가, 한번 더 눈길을 주니 신호등 처럼 보였다.
주황색 불에선 꽈당 넘어져 있는데도 어째 표정은 초탈하여 마치 해먹에 누운 것 같은 남자
노란색 불에선 싱긋 웃으며 주황색 불의 남자를 올려다 보고 앉아 있는 남자
초록색 불에선 무덤덤하게 서두르는 기색없이 자기 갈 길을 가고 있는 남자.
이 남자들은 파란색 트레이닝 복을 입고 짧은 머리를 하고 있다. (그래서 남자처럼 보인다)
처음 <잘 넘어지는 연습> 책을 만났을 때는 위로와 힐링의 에세이 파트에서 새 책이 나왔구나, 싶었는데 지은이의 이름을 보니 왠지 낯설지 않다.
조준호
20년간 유도인으로 살았고 26세의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사람.
회복할 수 없는 부상을 당해서도 아니고, 금메달 그랜드슬램을 이뤄 추구할 목표가 사라진 것도 아니다.
'언제나 나를 이겨야 하는 무거움이 유도의 즐거움을 짓누르기 시작'해서 은퇴를 선언하고
남들은 끝이라고 생각했을 그 지점에서 인생의 출발선을 쭉- 긋고 시작하는 사람.
그래서 군더더기 없이 이제 막 세상을 배우고 책을 읽으며 자기의 생각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은 청년의 이야기를 읽는 즐거움이 꽤 크다.
프롤로그 : 어차피 넘어질 수밖에 없다면
파트 1 : 잘 넘어지기
파트 2 : 그리고
파트 3 : 잘 일어서기
에필로그 :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툭툭.
중에서 '그리고'의 부분은 아등바등 사회를 겪어내는 초년생에 신분의 변화까지 겪은
메달리스트 국가대표 조준호 선수-> '프리랜서(라고 쓰고 백수라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자기 유도장을 꾸려나가는 자영업)' 조준호 관장님의 모습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언제나 꼿꼿하게 일어서 있을 수 없는 인생. (그리고 오래 서서 있으면 허리랑 다리도 아프지)
잠시 숨을 고르고, 남들의 시선에 어쩔 줄 몰라 하지 않으며 여유를 갖고 잠시 쉬어가는 법,
'그리고' = "인생낙법"임을 <잘 넘어지는 연습>을 읽고 싱그럽게 배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