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피씨주의자의 종생기 The Story of P.C. K-픽션 19
구병모 지음, 스텔라 김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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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of P.C.이며 어느 피씨주의자의종생기인 구병모 작가의 신작을 읽었다.


전작인 <위저드 베이커리>에서의 일상을 환타지와 이음새가 매끈하게 묶어내는

독특한 상상력에 반한 작가의 글이라 반가운 마음에 책을 신청하고 도착했을 때의 첫 느낌은

'책이 작고 얇다' 였다.


이 책은 최근 발표된 가장 우수하고 흥미로운 작품을 엄선하여 출간하는 <K-픽션>시리즈로,

한국문학의 젊은 상상력이라는 시리즈의 성격과 작가의 유니크함이 잘 만난 기획이라 생각된다.


특히, 바이링궐 에디션으로 왼편에는 한글, 오른편에는 영어로 번역되어 있으니

한글의 맛과 영어의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기도 하다.

(물론 영어의 맛이 궁금하고 알고 싶은 분들에게만 권하는 사양이므로, 

 숙제도 아니고 굳이 사명감을 가지고 읽어낼 필요는 없겠다. ^^)


책은 4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다.


어느 피씨주의자의 종생기

창작노트

해설

비평의 목소리


소설 <어느 피씨주의자의 종생기>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활동하는 작가 P씨가

성실하게도 매년 소비되기 좋고 소진되기 쉬운 적당한 감흥을 안겨주는 작품을 발표하던 중

신작의 주인공과 등장인물을 다루는 편협하고도 낡은 세계관과 묘사에 항의하는 독자들이 등장하며 논란의 주인공이 된다.


독자들의 질문과 항의, 설명을 요구하는 것에 원하는 방식으로 응하지 않고 

오히려 '너무 성의 없이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툭 던지고 사라진' 작가 P씨.


이 상황에 뜨겁게 달아오르는 독자들의 말잔치는 마치 실제로 SNS에 올라오는 글들을

실시간으로 읽는 듯한 느낌을 진하게 준다.

어떤 매체일지 짐작이 가는 각각의 SNS에서의 반응들과 쓰나미 혹은 화산같이 폭발하는

감정의 향연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어떻게 흘러가고 변질되어 가는 지 보는 재미는

곧, 일련의 과정이 우리의 일상과 너무나도 익숙하게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구병모 작가 특유의 현실과 판타지가 매끈하게 엮이는 스타일을 만끽하게 만든다.


책의 전반적인 느낌은 한편의 DVD를 본 것 같았다.

영화가 끝나면 동일한 장면에서 감독의 코멘터리가 흐르듯, 작품에 대한 작가의 해설에서 구병모작가의 대중과 소통/반응하며 겪게 되는 혼돈과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자기만의 세계와 인장에 대한 고민은 P씨의 행동과 결은 다르지만 묘하게 이해가 되는 구석이 있다. 


<비평의 목소리>의 평처럼 눈으로 읽는 것보다 귀로 듣는 것같은 입체적인 즐거움을 주는 

새로운 느낌의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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