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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중년이 된다 - ‘내 마음 같지 않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무레 요코 지음, 부윤아 옮김 / 탐나는책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야생화 꽃이 가득 핀 정원처럼 예쁜 표지.
'무리하지 않고 변화에 흐름에 맡기는 생활'과 '사사로운 일'에서 '생활 속 기쁨'을 찾아가는
중년의 여유로움을 그린 책인듯 싶었다.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주제라고 해야할까, 대들보라 해야할까, 싶은 것은
"갱년기"
작가 무레 요코는 1954년생이다. 그녀가 중년에 접어들어, 갱년기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자신의 변화, 친구들의 변화, 사회의 변화, 변화의 흐름에 순응하게 된 방식을 적었다.
작가의 작품을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영화로 만들어진 <카모메 식당>은 참 인상적이었다.
'차분하고 야무진 전형적인 일본 여성의 모범' 같은 주인공보단,
눈을 감고 세계지도를 찍어 '핀란드'로 오게 된 엉뚱한 캐릭터 '미도리'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는데,
이 책 <그렇게 중년이 된다>를 읽으며 작가의 재기발랄한 면을 접할 때마다 그 '미도리'씨가 떠올랐다.
광고회사, 편집 프로덕션에서 일하다 '책의 잡지사'에 입사한 경력이나 고양이를 좋아하는 작가의 취향과 더불어 '~ 해야한다'는 생각을 거침없이 깨부술 것 처럼 굴다가도 돌아서선 '너무 지나쳤던 거 아냐?....'하고 소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친근감이 갔다.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세상의 이치를 깨우친 멋진 중년으로 거듭나고 싶지만
날씨에 따라 찌뿌등해지는 몸, 조금만 먹어도 솔직하게 불어나는 체중. 눈에 띄게 변화하는 피부.예전엔 혼자서도 무리없이 즐겼던 취미생활이 버거워지고 '나이'를 의식하게 되는 낭패감.
'쪼잔하다'고 비웃었던 스탬프 모으기나 할인 정보도 허투루 넘기지 않게 된 현실.
구매목록조차, 화려하고 세련되고 힙했던 것에서 생활의 '편리'로 카테고리화 할 수 있는 것으로
채워지는 밋밋함이 중년의 아릿한 부분이라면
뭔가 뒤쳐지는 사람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과 속좁은 평가를 내렸던 과거에 대해 반성하고 '적당함'이 주는 편안함과 여유로움, 자유를 배우는 것.
원래 '완벽'이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 것,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세 걸음 후퇴하면 두 걸음 나아갈 끈기와 노력을 장착하게 된 것.
생각해보지 않았던 죽음, 쇠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겸손해지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 그리하여 일상에 소소히 박힌 기쁨의 알갱이를 볼 수 있는 감식안과 감수성을 가지게 된 것은 중년이 되어 얻게 된 깊음과 품격이다.
중년이 되는 것이 싫었는데, ^^
중년이 된다는 것은 삶이 그만큼 지속된 축복이라는 점을
나보다 먼저 중년의 삶을 산 사람의 시시콜콜 일상을 슬쩍 바라보며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이어트는 정말.... 끝없이 반복되는 생애의 과업이라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