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나에게 -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인정하기 위한 자존감 훈련
안드레아스 크누프 지음, 박병화 옮김 / 걷는나무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달콤하게 나를 다독여 주는 힐링책이나 심리책이 아니다.


'우리는 매일 스스로를 아프게 한다'

끊임없이 남들과 비교하고, 더 잘해야 한다고 다그치고,

스스로 상처주는 사람들을 위한 치유 심리학


이라고 띠지에 붙어 있는 말을 읽으며 나 정도면 나에 대한 자존감과 애정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깊게 고민해보지 않았다.

물론 '끊임없이 남들과 비교하고, 더 잘해야 한다고 다그치고' 라는 부분에서 찔리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냥 아무런 의욕이나 야망(!), 도전정신도 없이, 현재의 나에 만족하는 것은 나의 성장을 더디게 하는 자기 위안의 모습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

힘들면 포기하고, 어려울 것 같은 것은 좀 피해가고,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기에는 내 '자존감'이 높았다, 고 착각했었다. ^^;;;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 감정은 유효하다.

사회적으로는 일터에서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는 제 몫을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고

감정적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모나지 않고,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적어도 무시하지는 않는 정도의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고

관계에 있어서는 여러가지 요건을 논리적이거나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자세를 갖추되, 융통성도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문제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는 이렇게 인정받고 싶고 '대접'받고 싶어 하면서도

정작 내가 '나'에게는 엄청난 민폐를 끼치며 살았다는 것이라는 걸, 이 책을 읽고 깨달았다.


'자기 계발'이라는 명목으로 '나를 나약하게 두어선 발전이 없어'라는 그럴싸해 보이는 이유로

나는, 나의 조그마한 잘못에도 너그럽지 못했고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할 때도 나의 상황이나 입장을 고려하기보다 남이 거절한 나를 어떤 사람으로 생각할까를 더 걱정했으며

나의 실수와 오류, 부족함과 모자람을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생각하지도 않았다.

특히, 나에게 닥친 여러 어려움과 생각지도 못했던 실패에 지나치게 괴로워하고 분노를 터뜨렸으며, 또다시 이런 일이 나에게 '억울하게' 생기면 어쩌나.. 하는 비이성적인 두려움에 빠져 움츠러 들었다. 


'당신, 자신에게 친절하세요'


남에게라면 결코 그렇게 굴지 않았을 텐데, 나를 사랑하고 아낀다는 이유로 나에게 가장 못되게 굴었다.


p. 50

우리가 자기비난에 빠지는 이유에는 '통제감'이라는 심리적 원리가 숨어 있다.

... 우리는 종종 통제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조차 '통제할 수 있었다'는 착각을 한다. 

예컨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행동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우리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들은 

모두 우리의 통제에 벗어나 있다.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이다.


그리고, 자기의 문제를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휴식을 취하든, 그만 두든, 액션을 바로 취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p. 37 -번아웃 증후군과 매일 나아질거라는 희망고문 -

'매일 조금씩 나아질 거야.' 광고 문구 같은 이 말은 

마치 우리 내면의 불평꾼이 건네는 소리와 같다. 

매일같이 일에 매달리고, 끊임없이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자신을 몰아붙이며 

계속 자기 계발을 시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 

사실 매일 능력을 증진한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며, 

그런 상태를 계속 견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탈진하고 마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대단한 존재는 아니다. 그래도, 나는 나니까 사랑스럽다. 대단스럽지 않아도, 

혹은 대단스러울 때여도, 나는 나로 살아가는 그것으로 이미 존재감은 충분히 발휘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존재는 나름, 다 ^^ 사랑스러운 구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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