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최고의 책
앤 후드 지음, 권가비 옮김 / 책세상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걸 잊고 있었어"


사실, 이렇게 잊고 있었을 때가 한편으론 좋을 때일 수 있다는 것을 [내 인생 최고의 책]과 비슷한 테마의 다른 책에서 느꼈다.


너무나도 바쁘고 일상이 분주한 나머지, 일을 하고 온 다음 그저 누워 다음 날을 위해 방전된 체력을 충전하는 날들.

즐겁고 행복해서 그 기쁨과 충족감을 사람들과 혹은 홀로 만끽하느라 도대체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조용히 책에 몰두하거나 책 내용을 음미할 수 없을 때들.


그럴 때도 책은 서가 한 켠에 조용히 꽂혀 있다.

주인이 읽든, 읽지 않든 자기가 놓여진 곳에서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품고.


책 제목은 [내 인생 최고의 책]이지만 속표지에도 써 있듯이 이 책은 "당신을 위한 책"이다.

저마다 인생에서의 아픔과 이야기를 품고 북클럽에서 만난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최고의 책을 하나씩 골라 달마다 고른 책을 읽고 토론하며, 어느새 자신의 큰 상처에 가려져 있던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 힘을 얻게 되고, 서로를 지지하게 되는 모습들을 보면서, 나도 많은 위안을 얻었다.


주인공 에이바가 가족에게 혹독히 배신당하고 고통을 겪으며 (남편의 외도, 이혼, 흔들리는 딸의 인생 등등) 인생이 무너지고 자신이 소중히 여기던 것들을 모두 잃었다고 생각하며 다시는 기쁨과 사랑, 지혜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절망했을 때, 그녀를 세상으로 다시 나오게 도와준 '북클럽'이 참으로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북클럽에서 추천할 책을 고르며 자신의 과거 상처와 마주하게 되고

자신이 추천한 책과 (그것을 추천한 자기를)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저자와의 간담회를 마련하겠다고

거짓말을 한 뒤, 그것을 수습하려고 허둥대고 마침내 저자와 출판사를 찾기 위해 애쓰는 에이바.

어찌보면 예상치 못한 사소한 일들로 삶이 부서지기도 하고, 그 틈이 메워지며 단단해지기도 하고

인생은 예측불가능한, 한 편의 책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책읽기 좋은 ^^ 추워지는 계절이 오고 있다.

따뜻한 담요를 무릎 위에 올려두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앉아

각자의 인생에서 최고로 생각하는 책들을 들고 와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내가 과연 북클럽을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 그래도 그때까지 에이바의 북클럽 멤버들이 추천한 책들을 하나씩 정독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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