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llbilly Elegy : A Memoir of a Family and Culture in Crisis (Paperback) - 넷플릭스『힐빌리의 노래』 원서
J. D. Vance / HarperCollins Publishers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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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는 책에 대한 첫인상이자, 독자의 시선을 잡아끌 수 있는 정보를 의식적으로 골라 입력한 

문패라고 생각해서, 독서 전에 표지의 앞과 뒤를 꽤나 오래도록 읽는 편이다.


책표지가 준 힌트는 다음과 같다.

1. <힐빌리의 노래>는 비록 한글 제목은 '노래'이지만 영어 제목은 슬픈 노래인 'Elegy'를 

썼다는 것

2. 목가적인 풍경이지만 -미국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소 남루한 집이 있는 책표지와 론하워드가 영화화를 확정할, '드라마'가 있는 내용의 책이라는 점

3.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 : 사랑과 보호를 받지 못한 주인공의 성장과정이 나올 것이 예상된다는 것


책을 펼치며 만나는 인물들은, 그러나, 나의 예상과는 한참 다른 사람들이었다.

우선 힐빌리라는 용어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힐빌리[hillbilly] 요약

 미국의 중남부 애팔래치아산맥 지방의 농민과 나무꾼들 사이에서 발생한 오래된 민요. 이 지방의 사투리가 강한 특징 있는 노래를 힐빌리라고 하며 본래는 이 지방 사람들을 시골뜨기니 산사나이니 하여 그와 같은 뜻으로 힐빌리라고 불렀다.
[네이버 지식백과] 힐빌리 [hillbilly] (두산백과)

 힐빌리는 우리에게 익숙한 주류지배계급 백인인 WASP의 반대쪽에 있는 백인들을 가리키는 용어라고도 한다. 노동계층으로는 따가운 햇살 아래서 일하는 육체노동자, 농민 등을 가리키는 레드넥이라고도 하고, 화이트 트래쉬(White Trash)라고 불리기도 한다.
 주인공 제이디가 자란 마을은 그 힐빌리 마을 중 하나인 잭슨이다. 제이디 가정은 전형적인 힐빌리/화이트 트래쉬로 부모는 제이디가 아주 어렸을 때 이혼하고, 아버지는 친권을 포기하며 어머니는 아버지가 다른 아이들을 키우며, 관계에 정착하지 못하고 계속 새로운 남자들을 아빠로 삼았다 바꾸었다 한다. 도서관 대출카드를 만들며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고자 노력하는 모습도 나오지만 이렇게 힘든 상황이 계속되며 베브는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애정과 관심, 보호를 해 줄 수 없게 된다.
 오히려, 엄마 베브의 힘든 형편은 아이들에게 화풀이하는 이유가 되며 그렇게 폭력과 방치, 학대에 놓인 제이디를 구원해준 사람은, 조부모인 할모와 할보. 
 생각해보면 애초에 베브가 저렇게 자존감이 낮은 상태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이 그들이었는데...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할모와 할보가 끔찍한 방법으로 서로를 증오하며 싸우고, 몸만 자란 어른마냥 제멋대로 살아갔던 여파가 엄마 베브와 이모 로리에게 그대로 끼쳤고, 폭력과 폭언, 모욕과 위협이 만연한 환경에서 생존해낸 2세대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어린 시절 이후의 삶은 선택할 수 있다는 희망을 로리 이모를 통해 보여주었고, 과거에 자신이 저질렀던 과오를 최대한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할모와 할보 (그 방법이 소위 바람직한 것들만은 아니었어도)의 선택으로 3세대인 제이디는 흔들리고, 때론 굴러 떨어지긴 하지만,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빈곤-범죄-아동학대-정신적 방황-삶의 무너짐-빈곤의 악순환을 끊게 된다.

 해병대에서 규칙적인 생활과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을 익히고, 평범한 삶의 첫 발자욱을 디딘 계기가 된 것을 보면, 미국인들이 갖고 있는 군인과 경찰, 소방관에 대한 태도로 짐작할 수 있겠다.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예일대학을 나와 사회적인 인정을 받고 난 이후의 제이드의 삶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미국의 주류라는 백인남성들의 열망과 두려움을 읽을 수 있었고, '기본'의 틀에서 굴러 떨어지고 난 다음의 참혹한 삶을 인정하고 싶지 않고, 탓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가정폭력, 사회적 범죄, 인종적 갈등, 인종내 갈등으로 번지는 미국 사회의 어두운 점도 알게 되었다.

책 표지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역사의 지금 이 순간,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이었다.
막 자란 어른들이 제멋대로 행동할 때, 가정과 사회, 심지어 국제사회가 어떻게까지 망가질 수 있는지 고개가 끄덕여지게 만든 책이 <힐빌리의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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