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도시 Z
데이비드 그랜 지음, 박지영 옮김 / 홍익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2016년에 미국과 영국에서 개봉되어서 작품의 흥행 여부와는 별개로, 작품성으로 크게 인정받은 영화 <잃어버린 도시 Z>가 2017년 한국에서도 개봉한다. 

영화가 개봉되면서 그 일환으로 이 책도 함께 출판된 것 같다. ^^

로버트 패틴슨, 시에나 밀러, 찰리 허냄과 요즘 핫한 배우 톰 홀랜드가 주연으로 나와 매우 기대되는 작품이고, 깊은 정글, 황금으로 가득한 전설의 땅을 찾아 아마존을 탐험하는 전직군인의 이야기는 언뜻 들으면 "인디애나 존스"와 같이 흥미진진하고 유쾌한 일들이 펼쳐질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 생각이 바뀌었다.

책의 구성은 매우 특이하다.

20세기의 최대의 탐험 미스터리가 된 퍼시 포셋의 실종을 추적하는

뉴요커지 기자인 데이비드 그랜이 아마존을 향해 떠나며 

숨겨져 있던 사실, 퍼시 포셋이 겪었을 일들을 하나하나 밝혀내는 액자식 구성이다.


따라서 독자는 탐험가 퍼시 포셋의 여정에 함께 해 나가는 경험을

그 퍼시 포셋을 시간과 공간의 거리를 두고 '탐험'해 나가는 기자의 몸으로 

한번 더 겪어보게 된다.


위대한 탐험가로 퍼시 포셋을 마냥 칭송하고, 그가 조우하게 되는 문명에 대해 

서양인의 시각과 잣대, 그리고 오리엔탈리즘으로 묘사하는 것을 의식적으로 경계하는

데이비드 그랜의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장엄한 자연에 대한 경외심

그런 경외심을 금방 넘어서게 되는 생존을 위한 투쟁과 고난

새로운 문명에 대한 놀라움과 신기함. 이질적인 것에 대한 존중을 보이는 포셋은

그 문명의 장을 활극의 무대로 만들어, 갖고자 하는 것을 어떤 방식을 취하든 얻기 위해

고대 문명이고, 원래 터전을 잡고 살던 인간(원주민이라고 퉁쳐버리는)의 삶이고 아랑곳없이

총을 쏘며 말을 달리고, 차를 몰며 파괴하는 인디애나 박사의 모험과는 결이 다르고 차원이 달랐다.


압도적인 풍광으로 묘사되는 자연 속에서

서양인들은 '원시' 나 '태고'라는 이름을 붙이지만 

각자의 역사와 문명을 이루며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부족들

포셋과 그의 탐험대에게 적대적이거나 호의적이거나 호기심을 보이거나 하며

그의 여정에 등장했다 여정이 진행될 때, 그들의 자리에 그대로 남는다.


가정과 안락한 문명의 이기, 익숙한 (그래서 억압적이기도 했던) 사회를 버리고

'잃어버린 도시 Z'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질병과 위험을 기꺼이 감내하며

모험을 계속했던 남자.

그래서 유럽 사회에 아마존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이끌어 냈던 탐험가 포셋. 


아마도 이것이

수년 동안 많은 사람이 아마존에 와서 오래전에 실종된 한 탐험가에 대해 묻고

세상이 포셋의 소식을 기다렸던 이유가 아닐까 싶다.

(혹은 그저 밀림 속의 엘도라도인 '잃어버린 도시 z'에 대한 미련일 가능성도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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