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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내 마음입니다 - 서툴면 서툰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지금 내 마음대로
서늘한여름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평점 :

삶은 달걀처럼 귀여운 캐릭터가 인상적인 "서늘한여름밤"
(서늘한 여름밤이 아니라, 서늘한여름밤 ^^)작가의 책을 읽었다.
작가는 스물 여덟의 봄 날, 첫 직장을 '고작' 3개월 다니고 퇴사를 한 작가는
그러나, 남들과 다른 길에 있다는 느낌에, 어두운 우주에 혼자 둥둥 떠 있는 기분도 들고
자랑스러운 건 없는 이야기들이라 쑥스럽기도 하였지만
비슷한 처지의 누군가에게 '혼자가 아니다' '여기 이런 사람도 있다'는 용기와 위로가 되길 바라며 책을 썼다.
책의 내용은 그래서
일상의 소소한 일들, 나를 둘러싼 좋아하는/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받는 말하기엔 사소하고
그러나 손톱 및 가시처럼 박혀서 즉시 빼지 않으면 두고두고 불현듯 아프게 하는 말과 행동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는 사람들에 대한 주변의 시선, 차가운/알 수 없다는 반응
그것을 예민하게 감지하며 움츠러들 수 밖에 없는 자기의 모습
그러나,
서툴면 서툰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지금 내 마음대로
자기가 진정 좋아하고, 원하는 일이 찾기 위해 흔들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보여준다.
작가나 우리 독자나
성격과 성별, 나이 등 차이는 있지만, 다같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므로
겪는 경험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저마다 감수성이 예민한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에게 알게 모르게 상처를 주고 받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나 자신 역시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다르기 때문에
감수성이 예민해지거나, 둔감해지거나, 더욱 성장하거나, 고집스러워지거나 하기 때문에
나 자신을 용납/용서/이해/격려해주는 것에 오히려 더 냉정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작가가, 어머니와 겪은 갈등, 그리고 어머니가 그렇게 행동/사고하는 이유를
정말 내밀한 개인적인 이야기로 독자와 공유할 때
비슷한 부모님/형제/선생님/상사/멘토 -즉 '널 사랑하니까, 너의 성장을 원하니까' 라는
순수한 의도와 마음에 오히려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오히려 죄책감에 허덕이던 - 경험이
떠올라 나만의 '괜찮아'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

이 책은 무조건적인 응석받이용 책이 아니다.
자기가 다 옳다는 것도 아니다. 절대로 자신을 비난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자기 스스로를 비난하고 못마땅하게 여겨지는 것은 늘상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자신의 잘못을 남이나 환경 탓으로 돌리거나, 자기의 의지박약 및 부족으로 돌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후, 자기가 가지고 있는 더 많은 장점, 칭찬거리를 떠올려 보자는 것이다.
ps. 책을 읽다보면 중간중간 작가의 그분이 등장해서
작가가 위로와 공감과 찡찡거림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들이 꽤나 많이 나와
싱글들은 "우리는 어쩌라고!!!" 할 수도 있겠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