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행복 목욕탕
나카노 료타 지음, 소은선 옮김 / 엔케이컨텐츠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화사하고 건강한 미소를 가진 배우 미야자와 리에의 얼굴이 기분을 상쾌하게 만드는 표지이다.
일본영화 "행복목욕탕"은 나카노 료타의 상업영화 데뷔작이고
2016년 호치영화상,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많은 상을 받은 작품이다.
이 책은 그 영화의 오리지널 각본을 감독이 직접 소설로 각색한 첫 영화소설이다.
주인공 사치노 후타바는 물씬물씬 연기를 내뿜지 못하고 가만히 우뚝 솟아있는 굴뚝에게도
"불쌍하다"라 여기는 씩씩하고 긍정적이고 생활력이 강한 여성이다.
그러나 후타바는 사실 삶이 얼마남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가 떠나면 남을 가족과 목욕탕을 챙기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낸다.
일본 영화 특유의 소소한 일상이 1장부터 6장까지 이어진다.
엄마로 외동딸, 아빠, 첫째 딸, 둘째 딸(?), 히치하이커, 사카마키씨를 만나며
자신의 에너지와 기운을 그들에게 남기고, 그들의 기운도 그녀 안에 함께 품는 과정이
한가로운 일상에 녹아있어서 더 아름답고, 더 눈물난다.
1년 전 증발한 남편은 처음엔 어쩌면 너무 애같아서 읽는 사람(=본인)이
훅~ 열이 오르게 했고
약해빠진 딸은 딸인 건지, 채권자인건지, 끊임없이 엄마 손을 필요로 해서
한숨이 났고
어쩌다 외동딸로만 끝날 줄 알았는데 둘째 딸(?)의 등장은
"엣? 이건 뭐야?" 싶었다.
결국 소동극과 같은 이야기가 끝나고
후타바가
"모두, 고마워"
라고 말하는 것을 읽을 때는, 너무나도 클리셰라고 생각하면서도 또르르.... 눈물이...
봄의 기운처럼 보드랍고, 깔끔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라
책을 읽고나니 영화를 더 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