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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은
안녕하신가영 지음 / 빌리버튼 / 2017년 3월
평점 :

안녕하신가영 이라는 상큼하고도 독특한 뮤지션의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인디계에서 이미 유명한 분이고, 몇 곡을 알고 있긴 하지만
그의 속내를 이렇게 은근슬쩍 대놓고 자세히 ^^ 보게 된 것은 처음이다.
제일 처음, 책 날개에 있는 자신의 소개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
친구
막내딸
아는 사람
베이시스트
싱어송라이터
한 글자씩 늘려가는 센스도 센스려니와
책 소개가 있을 법한 책표지 왼편 책 날개에 있는 자기 소개에 제일 먼저 적힌 것이 "나"라니.
나를 소개하는 수많은 (그래서 거짓말도 섞여 있는) 수식어를 다 떼고
구구절절하게 설명하는 것도 다 뛰어넘고
"나"라고 적힌 그 말이 참, 매력적이었다.
목적없는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그의 프롤로그를 읽고
1. 겨울에서 봄
2. 인공위성
3. 우울한 날들에 최선을 다해줘
4. 어디에 있을까
라는 그의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반가울 4장의 제목안에
목적이 없어서, 소소한 듯 보이지만, 별것 아닌 일상의 감상을 그저 적어내려간 것이라기엔
말로 차마 표현하지 못했던 어느 날의 내 마음, 내 모습이 겹쳐보이는 것 같아
같이 미소짓고, 한숨도 폭- 쉬기도 하고, 말 없이 책장을 몇 번씩 쓰다듬기도 하는
이야기들이 길게, 혹은 짧게 박혀있다.
긴 글을 읽으며 느끼는 감정과 감상도 있지만
여백이 주는 울림과 여지도 소중한 요즘
피어나는 봄에 맞춰 어질어질한 마음을 자분자분 달래주기에 좋은 책을 만나
반갑고 기뻤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