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독립청춘 - 우리는 소도시에서 일한다
배지영 지음 / 북노마드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책이 참 예쁘다.
책을 봤을 때의 첫인상이었다.
제목도 진취적이고 희망적이며 도전정신이 가득한 성공의 냄새가 났다.
'우리, 독립청춘 : 우리는 소도시에서 일한다.' 


예쁜 겉장으로 손으로 쓸며 마주한 작가의 말 중에서.

[한 해 3천 여명의 아이들이 군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그중 '인 서울'은 10퍼센트 미만이다. 스무살 봄을 고향에서 맞는 청춘들은 풀이 죽는다.]

이 책의 겉표지의 화사함이 아릿하게 다가왔다.

'인 서울' 이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놀라울 정도로 계층/계급적인 힘.
학교에서 학생들을 나누는, 사회에서 내가 지망할 분야/높이/너비에 대한 프레임을 스스로 짜게 만드는, 자연스레 '오호~'하는 인정과 자랑스러움과 불만족스러움과 평가가 이루어지는 한 마디.

화사한 책 표지 뒤에 뾰족한 가시가 있을 줄이야.... ^^

이 책은 소도시 군산에서 나고 자란 작가 배지영씨가
여러 우여곡절, 발버둥과 실패, 좌절과 도전, 포기와 열정, 안정과 변혁을 매일같이 반복하며
그녀가 살고 있는 도시 군산에서 함께 '충분히 잘 살고 있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청춘들을 꺾으려고도 했다가, 걱정도 했다가, 결국엔 격려를 해주는 오래된 청춘들의 지지도 분명히 있었음을 살풋 얹어, 엮어 낸 것이다.



그녀가 인터뷰를 하며 만난 청춘들의 모습이 작가에게 마냥 기특하고 웃음과 용기을 준 것만도 아니다. 책을 준비하면서 다른 사람의 훈수와 지적에 작가가 마음이 상한 얘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을 때는 나도 모르게 작가에게 "진짜 속상했겠다... 그 사람 왜 그랬대!" 하고 말을 걸고 싶었다.

지역 청년들의 43가지 이야기를 무조건적인 애정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이 나는 좋았다. 지역소도시의 인프라의 한계와 부족을 "정"과 "소박함"으로 애써 포장하지 않는 점이 또 좋았다.

소개된 청춘들이 늘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자기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어떠한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고 도전하지 않는 모습, 사람 많은 서울을 동경하는 마음이 없진 않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속한 곳을 못나고 부끄럽다 생각하지 않고 오래오래 살 궁리를 하며 
꾸준히 자기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가장 좋았다.


꼭 군산만이 아닌, (서울을 포함해서) 우리나라의 곳곳의 도시/마을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청춘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젊은, 좀 오래된, 나이든 "푸른 봄"들이 

남들의 시선과 잣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살아가지 않아도 

나는 나의 결대로 충분히 잘 살고 있음을 '경청'하고 '공유'해주는 마중물 같은 책을 만나

1월이 행복하다.


고등학교이든, 대학교이든, 아니면 인생학교의 어느 꼭지에서든

변화를 앞두고 있는 모든 푸른 청춘들에게 꼭 쥐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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