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비로소 아버지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 딸이 기록한, 70세 원모씨 관찰 일기
정아름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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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관식.


OTT의 영향으로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퍼져있는 K-드라마 팬들에겐 

아마도 익숙할 이름인 '양관식'은 

a.k.a. (애순이에게는)사랑꾼, 

(금은동명에게는)세상 다시 없는 무쇠같은, 

태양같은 아버지이다.


-그리고 엄마인 계옥에게는 개가 더 낫다고 자조해도 

  힘든 세상 잘 버텨준 효자-


아빠 서사의 슈퍼맨이자 아이언맨, 

북부대공이자 남부대공까지 커버하는 올라운더 아빠다.


양관식의 모습을 보고 

'우리 아빠는...' 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판타지속 유니콘 같은, 이데아 그 자체인 양관식은 

그래서 아빠계의 아이돌이다.


이 책의 관찰대상은 SNS 1700만뷰 영상의 주인공이다.

정아름 저자의 아버지인 원모씨. 

(딸이 정씨인데 아빠가 원씨라고? 

 벌써부터 흥미롭다...,라고 생각한 분 없으려나?ㅎㅎ)


1957년생 닭띠, 정원모씨는 삶의 가성비가 좋은 남자다.

살아온 삶에 비해 처복, 자식복, 팬복이 뛰어나서 그렇다.



그는

매일 똑같은 짙은 남색 패딩을 잠옷처럼 입고,

끓인 보리차를 물통째로 마시며,

밥을 먹지 않고 마시지만

보이스피싱도 도망가는 총명함을 지녔으며,

주머니에서 돈 빠져 나가는 걸 싫어하고,

약 30년만에 대출금을 다 갚은 집념의 사나이.

중학교를 졸업한 이후부터 일을 시작하여 약 50년의 출근 경력자이다.


관식이보다 훨씬 현실의 아빠에게 닿아있는 원모씨를

13년 차 프리랜서 방송진행자인 그의 딸인 정아름씨가 관찰하며

'진짜 이해할 수 없다' 와 

'(이제야 왜 저렇게 사시는지) 알겠고 (그래서 조금씩 더) 사랑스럽다' 사이를

롤러코스터마냥 오르락 내리락,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하는 일상을 

솔직하고 재미있게 풀어놓은 에피소드들이 

옥수수 알갱이처럼 알차게 책에 담겨 있다.


목차만 봤는데도 

어느새 손가락을 접으며 원모씨와 아빠의 공통점을 세고 있다.



아기일 때는 큰 우주였고

청소년일 때는 답답하고 뻑뻑한 모래 사장이었다가

스무살 무렵에는 대화는 무슨, 데면데면한 존재였던 부모님이

사회생활을 하며 '어른'의 세계로 들어서면서부터 

점차 정서적인 이해와 애틋함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문득, '내 자식은 나를 어떤 사람으로 보고 있을까' 까지

생각이 닿으면 나라고 월등히 더 나을 것은 없다는 깨우침(?)마저 든다. 



내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좋든 싫든 부모님을 닮아가고 있는 점이 보인다. 


나의 미래를 현재에 살고 있는 부모님의 모습에서

내 삶에 책임감이 더 생기게 되고 

부모님의 젊은 날들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이 깊어지다가도,

지금, 이곳은 애순이와 관식이가 사는 

한도초과 판타지의 드라마 세상이 아니므로

'아, 아빠! 쫌!'이라고 짜증을 부리고야 만다.


이렇게 보편(?)한 아빠의 모습이니 

1,700만뷰 영상의 주인공이 되신 거겠지. 


완벽하지 않은 부모님의 모습을 따스하게 바라보고

보이는 것 너머의 사정과 상황을 헤아릴 줄 아는 

자녀인 저자의 마음이 부모님이 인생에서 빚은 커다란 보물일테고.


한숨쉬고 웃으며 읽다가 찡해지는 감동이 

살짝 뻑뻑한 스콘 속의 초코처럼 콕콕 박혀있는 에세이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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