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에 충분히 들어오는 작은 판형의 책
<우의 버릇>을 가볍게 들어 읽었다.
표지의 유유자적한 그림과는 사뭇 다른
'너는 가엾지 않아. 우리는 계속될 거야.'라는 문장이 주는 정서가 묘했다.
시집도 아니고 소설이나 에세이도 아닌 이런 장르의 책을
'문장집'이라고 부르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 그대로 작가 신모래의 '우'에 대한 이야기, 생각, 감정, 일상들이
오로라같이 일렁이는 느낌들을 품고 문장으로 표현되어 담겨 있었다.
책을 읽다보면 처음에는 '우'가 누군지 궁금해진다.
마치 추리소설 속 탐정마냥 '우'가 상징하는 것은 무얼까?
혹은 '우'는 실존하는 '인물'인가? 하며 머리를 쓰다가
어느새 모호한 느낌의 오로라에 같이 물이 들어
내가 보낸 지난 시간의 어딘가에도
그런 ‘우’가 있었거나 봤었던 것만 같은 기분이 스며든다.
그때부터 문장은 더 이상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막연히 알고 있던 감정을 더듬는 멀티 유니버스로의 포털이 된다.
분명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들이 있었고,
이름 붙이기 애매한 관계들이 존재했다.
그래서 '우'는 특정한 누군가라기보다,
희미하게 겹쳐지는 여러 이미지로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