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무엇을 잘 모르고 -혹은 내가 무얼 모르는지도 모르고-
세상이나 사람 경험이 덜 쌓여 있을 때는
이렇게 약한 생각을 하지 않았더랬습니다.
그땐, 어른들의 이야기가 변명이나 회피, 혹은 순응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시간의 흐름이 나에게 안겨다 준
나이의 숫자에 걸맞게 살아가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고
그럴수록 어렸을 때 "난 저러지 말아야지" 했던 생각을 되새기며
애쓰다 지쳐버린 사람들에게
[노자의 마음 공부]의 저자 장석주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삶이 방향을 잃었을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장사상에서 얘기하는 '도'와 '무위자연' 철학은
그저 되는대로, 물 흘러가듯이 살아가라, 는
수동적인 메시지가 아닙니다.
오히려 2500년이나 된 고전 중의 고전임에도
상당히 대담한 혁신 사상입니다.
자연의 일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자연에 인위를 가해 변화를 만들려고 애씁니다.
삶도 그러한 것 같습니다.
'나'라는 존재가 사라지면 하나의 우주가 사라지는 것과도 같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이라는 우주 속에 있는 '나'는
지극히 미미한 존재입니다.
나의 몸과 마음이 타인과 내 밖의 세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합니다.
그것에 마음을 두어서는
오직 하나뿐인 '나'라는 세계와 우주가 쪼그라듭니다.
나의 세계와 우주를 아끼고 지켜서 '존재'하게 만드는 것은
오직 나 뿐입니다.
인생을 품기도 하고, 흘려 보내기도 하는
긍정과 여유, 넉넉한 마음, 관조적인 시선과 기꺼이 비우는 태도가
무서운 속도로 얼굴을 바꾸는 삶과 사람들의 '변화'하는 섭리에서
'나'를 끝내 평온하게 만드는 방법이라는 점을
현인의 말씀을 통해 깊이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