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평점 :
품절




<작은 땅의 야수들>은 1987년 한국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시절까지 살다가

미국으로 이주해서 미술사학을 공부하고, 친환경 생활과 생태문학을 다루는 잡지의

설립자이자 편집자인 저자 김주혜님의 작품이다.




책의 내용을 이야기 하기에 앞서 저자의 이력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이유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독자의 입장에서 책을 읽으며 느꼈던 미묘한 감상과 느낌을

스스로에게 설명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한국게 미국인 소설가라는 저자의 뿌리와, 

미술과 생태/환경에 관심을 갖고 일하는 정체성을 살리고 

글을 기고하고 (한글->영어)번역하며 드라마도 기획하는 등

글/문화/미디어 분야에서 꾸준히 일하는 경력이 

6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하여 집필한 이 책을 구성하는 

주인공, 배경, 시기, 등장하는 (한국 및 시대의)상징적인 것들이

낯익지만 어딘가 낯설게 언급/배열/활용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한국을 배경으로, 일제 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파친코>와 비교하여 마케팅이 되지만

이 작품은 자기만의 결과 세계를 다루고 있다.


호랑이 사냥을 하며 만난 두 사람의 인연이, 격동의 시간을 돌고 돌아

호랑이 모양을 한 한반도의 끝, 제주도에서 마무리가 되는 플롯 전개도 그러거니와

(물론 완벽한 호랑이가 되려면 통일까지 다루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저자가 어린 시절부터 여러 차례 들었던 김구 선생과 독립운동을 했던 

할아버지에 대한 자긍심과 상상력에서 시작되어 역사적 사실을 소설적 허용으로 접목한

일제 강점기의 생활/모습과 3.1운동을 연상시키는 독립을 열망하는 사람들의 투쟁,

분단 이후의 세대는 잘 알지 못하는 평안도, 평양 같은 북한의 모습과 서울의 옛 모습 등

흥미로운 요소들이 곳곳에서 반짝인다.




책이 다루는 시대에 비해 상당히 현대적인(!) 등장인물들의 성격은 

오히려 신선함과 새로운 시각을 느끼게 한다.

(혹시 드라마화를 염두에 두고 '원작'으로서 미리 준비를 해 둔 것이 아닐까?)

누구 하나도 완벽한 선/악으로 나눌 수 없는 다층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인물들은

성별, 계층, 국적, 지역, 신념에 따라 정형화되어 있지 않는 점도 영리했다고 생각한다.

(비록, 그들이 내리는 선택과 그 결과에 이르는 여정을 충분히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




작은 면적의 한국에서 살고 있지만

부나 명예, 과시와 지배욕을 앞세워 탄압하는 힘에 의해 '사냥'을 당하기도 하지만

희생자나 먹이로 전락하여 눈물을 흘리는 대신,

누구에게도,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고 거침없이 자유롭게 누비는 야수, 호랑이처럼

격동의 세월과 시대에 휘말려도 스스로를 잃지 않으며 생존하는 꿋꿋함을 굵게 새긴 

스토리가 인상적이다. 



다양한 K컨텐츠를 접하며 한국의 근현대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외국인들은

더욱 이 작품을 좋아할 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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