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게 뭔데 - 잡학다식 에디터의 편식 없는 취향 털이
김정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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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운 게 뭔데> 

제목부터 드라마가 펼쳐진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이건 너 답지 않아." "너 답지 않게 왜 이래" 의 대사 뒤에

자동완성 글귀처럼 따라 나오던 말이었다. "나 다운 게 뭔데."


이것을 제목으로 하여 책을 낸 저자 김정현님은 콘텐츠 에디터(역시~)다.

익산에서 나고 자라며 서울을 동경하던 청소년은,

대학을 회기에서 다니며 홍대를 제 집처럼 드나들고

자신의 취향, 남들의 취향, 세상의 취향을 포획해온 다음,

새로운 것에 호기심과 흥미는 있지만 

시간/여력/감각/직업/활동 반경/습관 등의 이유로 탐험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보기에 만족스럽고 마음이 동하도록 다듬어 내어놓는 

뮤직&라이프 스타일 매거진의 에디터, 디지털 미디어의 객원 필자,

오프라인 공간 기반의 브랜드를 가꾸는 크리에이터로 살고 있다.




도시를 사랑하지만, 자신이 나고 자란 익산에서의 완전히 다른 생활도 잃지 않고

흥미로운 것은 일단 해 본 다음 (당연하게도) 다음 흥미거리를 찾아 떠난다 해도

커피와 춤만은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는 순정을 지닌 복잡하고 다면적인 저자.



맛깔나는 말/글솜씨는 말할 것도 없고

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런 것인지 재미난 타이밍에 방향을 전환하고

넓은 플로어를 자유롭게 쏘다니다가 결국에는 처음 시작한 근원(공간이든 개념이든)에

자연스럽게 안착하는 흐름이 유쾌하고 매력적이다.


호모 목록쿠스, 취향 수집가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며

"우리가 돈이 없지, 취향이 없니?" 라고 말하면서 동경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노래, 술, 춤, 커피, 피자, 소비, 고양이, 스케이트보드, 버거, 아지트, 영상, 모자 등등

누구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익숙한 주제를 제목으로 걸고

아무도 그렇게까지는 해보지 않았을 '나다운'에 갇히지 않은 '나다움'으로 펼쳐진다.


'취향이 뭐에요?'라는 질문에 그럴듯하게 '보여주기' 식으로 생각이 들다가도

문득, 지금까지 나의 삶을 살아오면서 정작 내가 무엇에 좋아 죽는지,

가장 깊게 혹은 오래 열변을 토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을 준 대상이 무엇인지,

그 대상들의 변천사는 어떻고, 그렇게 된 까닭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인 마이 백' 시리즈처럼

남들은 도대체 뭘 하면서 재미있게 사나, 싶어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고서도, 혹은 그 흐름에 몸을 자연스럽게 맡기면서도

나만의 리듬감과 깊이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취향'임을 또 한번 깨닫는다.


300페이지가 좀 안 되는 분량에다 본인의 변덕과 허세가 

결국 자기만의 관심사와 안목을 만들어 낸 과정을 신이 나서 서술하는 것을 읽자니

출판을 위해 덜어내 버린 많은 원고가 있을 것 같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고

그 나머지 원고도 보고 싶은 궁금증도 생긴다.


책을 읽으며 '어머, 나도!'하는 랜선 친밀감이 생기는 것은 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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