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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홈메이커입니다
크리스티나 피카라이넌 지음 / SISO / 2022년 8월
평점 :
경력단절.
이 말을 들으면 친숙하게 느끼는 사람 중에서 여자가 많을까 남자가 많을까?
성별논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지만, 이 말은 주로 여자에게 해당된다.
남성의 경력단절은 커리어를 변동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여성의 경력단절은 임신-출산-육아라는, 결혼을 한 뒤의 과정이다.
물론, 생물학적 이유로 임신과 출산은 여성이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취업과 승진에 있어 여성들은 배제된다.
게다가 안정적인 가정이 주는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사회적인 효과를 강조하고
아이들의 정서적, 신체적 및 다양한 이유의 성장을 보장하기 위해
보호자와 양육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임금을 받지 않고, 가정 경제에 가시적인 수입을 들여오지 못한다는 이유로
가사와 양육은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일을 주로 전담하는 대상은 여성이다.
(어쩌면 그래서 그 가치에 상응하는 댓가를 정확하게 받고 있지 못하고 있을지도...)
이 책의 저자 크리스티나 피카라이넌님은
미국에서 4개의 학사 학위, 1개의 석사 학위를 받았지만 소중하고 중요한 것은
다문화권 친구들과 어울리며, 삶에서 만나는 다양한 도전에서 배웠다고 말한다.
애초부터 홈메이커로 커리어와 자긍심을 가진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다니던 직장에서 '경력단절'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홈메이커라는 직업으로 '이직'했다는 표현을 하는 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어느 직업이든 만족도 최상에 자아실현을 꾸준히 해낼 수 있는 나에게 딱 맞는 것은 없다.
어떨 때는 맞기도 하고 어떨 때는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나' 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한다.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번아웃되고 있는 좌절을 겪기도 한다.
세계적인 팬데믹을 겪으면서 각 분야에서는 다름대로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집에 가족이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정 폭력, 학대, 방임같은 일도 크게 늘어났다.
가족 구성원이 각자의 직장, 학교 등으로 떠나면서 모른 척 했던 가정의 일들을
어쩔 수 없이 바라보고 문제점을 깨닫고 변화에 대한 결심을 실천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나는 홈 메이커입니다>는 거주하는 공간, 건물인 '하우스'가 아닌
가족의 구성원들이 서로 아끼고 보듬으며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에너지를 채우고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껴 사회에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정의 의미인 '홈'을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추진하고 점검하며 개혁하는
주도적인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예시도 제시한다.
무엇보다, 행복과 만족이라는 측정하기 어렵고 개인별로 다른 감정과 기분의 문제를
어떻게 지키고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조언도 건넨다.
읽으면서 희망적이면서도 또 좀 씁쓸했던 것은,
이런 치열한 고민과 즉각적인 보상없는 노력을 하는 대상이
구성원 중 한 명에게만, 혹은 한 명 위주로 정해져서는 안된다는 점을
가족, 사회, 직장의 모두가 깊게 깨달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중요한 일, 소중하고 가치로운 일이라는 점을 말로만 떠들 것이 아니라
함께 그 가정에 사는 사람인만큼, 그리고 행복한 가정으로부터 큰 덕을 보는 사회인만큼
각자의 몫을 충실히 해내고, 홈메이커로 주도적으로 임하는 사람에 대한 인정을 더해
제도적이고 경제적인 조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홈메이커'로서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려고 해도
주변에서 그 가치를 인정하지 못한다면,
부루마블에서 종이돈을 가지고 별장, 호텔, 빌딩을 짓는 것처럼
허무하고 허망한 일이 아닐까 싶다.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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