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미술관 - 지친 하루의 끝, 오직 나만을 위해 열려 있는
진병관 지음 / 빅피시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위로받고 싶은 사람이 정말 많은가보다. (왜 안 그러겠는가...)

사람들끼리 모여 왁자지껄하게 놀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어렵고,

호젓한 곳에 가서 조용히 지내기에도 쉽지 않은 코로나 시대.


사람마다 지친 마음을 달래는(그 중에서도 선호하는) 방법은 각양각색이겠지만

어떤 날은 그저 누구와도 접촉하거나 신경쓰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


직장에서 집으로 복귀하는 퇴근길도 만만치 않지만

밖에서 묻혀온 감정과 먼지를 다 털어내고

나를 계속 기다려줬던 포근하고 편안한 침대에 누우면, 딱히 할 일은 없다.

그저 휴대폰이나 태블릿, TV를 클릭하며 흐르는 소리와 영상을 바라볼 뿐이다.

좋을 때도 있지만 그저 시간을 흘려보낸 것 같아 아쉬울 때도 있다.


<위로의 미술관>은 그런 아쉬움을 채워주는 소중한 개인 미술관이다.

<기묘한 미술관>의 저자이자 프랑스 공인 문화해설사 진병관님의 새 책으로

그림을 매개로 삼아, 남들에게 인정받을지도 심지어는 알려질지도 모를 자신의 예술을

극도의 절망과 시련을 겪으면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고 세상에 내보인 

작가 25명의 생각, 마음, 삶과 생활을 촘촘하게 다룬다.




살아가며 시기와 진폭은 각기 달라도

자신만이 느끼는 고난과 괴로움, 외로움과 절망이 있다.

어둠과 아픔을 경험했기에 오히려 모두를 위로하는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예술가들.

그리고 시대와 공간을 넘어 그들의 이야기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달해주는

문화 콘텐츠 기획자이자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며 탁월한 이야기꾼인 저자의 솜씨를

독자는 자신이 가장 편안하게 생각하는 공간과 시간에 누리기만 하면 된다.


직접 미술관에 가서 여유있게 큰 원작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대신할 수 없지만

25명의 화가가 그들의 삶을 작품으로 보여주는 과정을 자세히 읽고 있으면

익숙한 그림 뒤에 이렇게 풍성한 이야기가 숨겨져있다는 것이 재미있고

고통과 고난이 늘 지속되지 않는다는 (어찌보면) 당연한 진리와

삶의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보석같은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받아들이는 여유를

어두운 하늘을 깨고 밝아지는 하늘처럼 서서히 깨닫게 된다.



고생하다 잘 나가다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화가로서의 삶과

감정적으로 행복을 느끼다가도 곧 절망하고, 다시 평화를 찾는 과정을

지난하게 반복하는 그들의 인간으로서의 삶은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진 않다.


"이렇게 해야한다"고 가르치지 않고 

타인의 성과나 평가로 재단하지 않고,

해석과 판단 그리고 실천을 각자의 몫으로 남기는 예술의 영역을 다루기 때문에 

<위로의 미술관>속 그림을 보고 글을 읽을 때 순수한 위로를 얻게 되나보다.




출퇴근길에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는 다소 무거운 책이지만

수록된 그림(사진)의 화질을 위해서라면 집에 도착해 잠의 유혹을 미루며 읽어도 좋겠다.

다시 나를 시험할 그곳에 가게 되더라도 애써 마음을 가다듬던 그 에너지가

내일의 나를 비춰줄 따스함이 될 것이다.


#위로의미술관 #진병관 #빅피시 #명화수업 #그림읽기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서평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