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이따위로 살 텐가?
모범피 지음, 동생피 그림 / FIKA(피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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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이따위로 살 텐가?>는 나약해진 스스로에게 던지는 준엄한 질문이다.

그런데 그 '나약'의 스펙트럼이 좀 다르다.


다른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라고 착각하는 포장, 전시, 때론 과장된 일면)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는 SNS가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을 불러 일으키는

'남과 나의 비교'에 최적화된 생태계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 세상에는 잘난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


노력과 의지로 바디 프로필을 찍고 심지어 n개월째 유지하는 사람,

미라클 모닝 실천, 강연회 참석, 자기계발서 읽기, 외국어 공부 등을 꾸준히 하는 사람,

타이밍좋게 투자를 잘 해서 파이어족이 되었거나

꾸준히 돈이 유입되는 파이프 라인을 만든 사람,

새로운 취미를 만들고 마치 cf의 한 장면처럼 

열정을 불사르며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사람 등등

분명 나와 똑같은 24시간을 살고 있겠지만

나처럼 이렇게 침대에 모로 누워 

그들의 삶을 구경하거나 하며 시간을 흘려보내진 않겠지....


이제부터 갓생이다! 라고 외치며 

나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오히려 더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브런치북 전자책 출판 프로젝트에서 수상하고

밀리의 서재 top 50 베스트셀러이며

독자 요청 쇄도로 -출판의 암흑기에 무려- 종이책을 출간한

저자 '모범피'님은 그런 모범생의 열심한 삶을 충분히 살아온,

어디에 내어놓아도 빠질 구석이 없는 모범생-> (무난히 입학한) 대학 졸업 후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의 루트를 충실하게 탔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쯤되면,

번아웃과 우울감이 뒤따라온다는 전개는 어색하지 않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명확하게 모르거나

혹은 안다고 해도 남들의 시선/기대와 

그것을 충족시켜주고 싶은 인정욕구와 승부욕이

좋아하는 것을 몰라도 되게 하고 좋아하는 것보다 우선 순위로 해야 하는 것을 두기에

정신없이 달리던 궤도를 한번쯤 관망하게 되는 시기인 20대 후반, 30대 초반이 되면

'내 인생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이 과연 이게 맞나?' 싶은 의문이 든다.


저자 모범피에게는 또다른 스타일의 삶이 매우 가까이에 있었다.

바로 이 책의 그림을 그린 동생피님이다.

인생의 주요 순간마다 삐꺽대며 방황한 문제아였고

3년 전까지만 해도 집안의 멸시와 구박을 받던 백수 동생이 아티스트가 되었다.

그것도 꽤 괜찮은 곳에서 사업 제안이 들어오고 코로나 시국에도 타격을 안 받는.

한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란 두 명의 데드 크로스가 일어난 삶을

아주 가까이에서 보고 스스로 경험한 모범피가 내린 결론은

이런 책을 많이 읽어본 사람들은 당연하게 기대하고 있을 결론에 안착한다.

그럼에도,

생각의 전환,

나를 찾아가는 내밀한 고백,

궤도를 벗어난다고 당장 망해버리거나

영영 밑바닥인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님을

또다른 사례을 통해 확인하고

따뜻한 응원을 얻는 경험은 언제나 환영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원하든 원치 않든 다양한 경험을 직/간접적으로 하는 것인가보다.

어리고 약한 것들에게 갖는 연민의 마음을

스스로에게도 베풀어 가길 n번째 다짐한다.

남에게도 한다면 바로 손절될 날카롭고 비아냥거리는 말과 생각을 퍼붓고

내가 살아가는 것인지 남들에게 보이기/인정받기/증명하기 위해 사는 것인지

이미 답은 알고 있지만 관성에 젖고 두려움에 움츠러들어

쳇바퀴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울면서 뛰고 있는 나에게 물어보자.

'언제까지 이따위로 살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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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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