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 - 건강하게 살다 가장 편안하게 죽는 법
우에노 지즈코 지음, 이주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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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혼자 죽는 거? 그거 고독사 아니야?'

달랑달랑 이 책을 손에 들고 출근했을 때, 표지를 흘끗 본 사람이 말을 건넨다.

표정에는 아직 이런 걸(?) 볼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 싶은 어색함도 살짝 감돈다.

죽음을 말한다는 것이 완전히 편하진 않다.

남의 일을 말할 때도 그렇지만 가까운 지인, 친지, 가족의 일이면 더 그렇다.

장례식에 사람들을 초대해서 농담과 이야기를 자연스레 나누거나

종교의 영향으로 크게 슬퍼하는 모습을 덜 보여 꽤나 이성적인 느낌의

서양과는 다르게 동양에서의 죽음은 감정의 폭이 더 크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 우에노 지즈코는 집에서 혼자 죽는 것을

'건강하게 살다 가장 편안하게 죽는 법'이라고 말한다.

대한민국의 10년 후 모습이라고 종종 말하는 일본은

이미 초고령사회인지 오래이고 사회적 제도보다 가족이 케어하는 것을

일종의 '도리'라고 여기는 나라이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은 더 흥미롭고 현실적이다.

-안타깝게도- 노년에 부부 두 명이 사는 것보다 1인 가구의 삶에 만족도가 높고

돈을 많이 내는 요양원에서 지금껏 몰랐던 사람들과 함께

의료 전문가의 보살핌과 생활 보조인력들의 도움을 받고 사는 것보다

-혹은 치매나 각종 질환으로 자신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도 인식하지 못하거나-

익숙한 내 공간에서 거동과 운신이 가능한 만큼 살림을 소박하게 줄여가며

촛불이 꺼지듯 자연스럽게 스러져 가는 죽음의 모습이

오히려 더욱 자유롭고 나 답게 살다가 가는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구체적인 수치와 적절하고 공감가는 에피소드들로 힘을 얻는다.

닥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내 노후의 실질적인 일상을

현재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일본과 비교해서 세심함과 두터움이 뒤지지 않을

우리나라의 복지제도에 대해 더 알아보아야겠다는 다짐과

사회적 복지가 불평등하게 배분되거나 슬그머니 없어지는 일이 없도록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분명하게 요구하고 감시해야겠다는 결의가 생긴다.




비혼에 1인가구가 늘어나는 우리나라도,

태어났으면 피할 수 없는 노년과 소멸의 시기를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삶을 살아가야 할 지 고민해 볼 때이며

개인, 가정, 지역사회, 제도가 구체적으로 해야할 준비는 무엇인지

통찰을 얻고 차근차근 구축/실천/확장해나가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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