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여성 철학사
리베카 벅스턴.리사 화이팅 외 지음, 박일귀 옮김 / 탐나는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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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분쟁의 시대라서 타이틀이 무엇이든

그것으로도 밤새 싸울 수 있는 분위기의 요즘이다.

성별, 종교, 인종, 직업(혹은 같은 직종 안에서도 고용의 형태), 급여, 주소지, 출생지,

심지어 MBTI로도 나와 다른 사람을 구분짓고 함부로 판단하고 당연히 평가한다.


<처음 읽는 여성 철학사>라는 책도 그런 면에서는 다소 불리한(?) 제목을 뽑았다.

'여성'이라는 단어만 읽고도 '또?' 라는 불쾌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의 숫자가

책을 즐겨 읽는 독자들 중에서는 적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남성/여성을 나누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불균형과 불평등의 대상에 눈을 뜨게 한다는 점에서

사회, 교육, 학계에서 제도적으로 배제받는 여성의 역사가 포함되어 있다.

목차에 있는 철학자들의 이름 중 -나의 무지 탓인지-

익숙한 이름보다 처음 보는 이름이 더 많이 있다는 점이

페이지를 넘기는 마음을 착잡하게 만든다.


여성은 이성보다 감정에 더 영향을 받아서 철학을 못하는 존재일까?

그보다는 여성이 교육'씩'이나 받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던 시대나,

기껏 돈과 시간을 들여 교육을 받았는데 '밥벌이'를 못하는 공부는 사치스럽다고

스스로 생각하여 먼저 포기하도록 압박을 주는 사회의 분위기와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취업은 거의 포기함과 다름 없다는

효용,실용,물질(=자본) 우선(만능)주의의 영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여성'이었으나 '철학'에 무게를 실을 수록 '계층'으로 확대되는 불균형함이란....


철학자,

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몇 명의 이름들은

죄다 백인 남성들이라는 점에서도

이 책이 시도하고 말하고자 하는 바는 뚜렷하다.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과 경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언어로 잘 정리되어, 행동으로 표현되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때,

그것이 철학과 다름없음을 책에 소개된 철학자의 국가, 인종, 시대를 보며 깨닫는다.



누가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가- 를 공부하듯이 읽겠다는 생각이라면

각각의 철학자가 연구한 내용에 대한 분량은 충분하지 못해 다소 아쉽다.

하지만 이 책은 독자에게 몰랐던 세상을 안내해주고,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더 깊은 탐색을 원하도록 은근하고 강렬하게 권유하는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

 

 

주류의 사회에서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여

그의 업적까지 가려지고 지워지는 이들이 있음을

우리에게 새삼스레 상기하게 만든다.

그 때는 옳았던 것이 지금은 틀릴 수 있기 때문에

새로움이 때론 버거움으로 다가오더라도

모른 척하고 싶은 안일함과 싸우는 마음과 생각을

실천에 옮긴 사람들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가 되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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