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가 직업인 개인의 이야기가 많은 챕터 1과 2부터
왜 노동과 연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스며들게 하는 챕터 3까지
저자는 세상을 현미경처럼 들여다 보았다가
망원경처럼 눈을 돌려 각자의 지점에서 고군분투하는 모두에게
응원을 보낸다.
'나만 아니면 된다'고 소리 지르며
타인의 고통을 무리지어 희화화하는 방송도 있었지만
-아직도 은은하게 그 기운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것이
순간순간 튀어나올 때마다 괴롭다....-
누군가가 잃어버린 소중한 인연, 물건, 사람에 대해
손을 내밀어 도움을 주고
해마다 기록하며 기억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방송도 있다.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정규직이 아닌 매년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프리랜서'로
일할 때는 한 식구이지만 해고할 때는 잉여인력인
방송작가로 사는 직업인이
삶의 곳곳에 어깨를 겯고 연대를 통해 서로를 지켜주고 위해주는 여정을
외로움과 수고로움, 미운 털이 박힐 수 있다는 두려움을 안고서도
꿋꿋이 지속하는 이유가 책의 마지막에만 있지 않았다.
챕터 1부터 챕터 3에 도착하는 동안 차곡차곡 쌓아왔던
삶과 사람, 작고 부드러워 지켜줘야 하는 마음과 정서에 풀썩 기우는
작가의 애정 덕분에 한번도 만난 적도 없고,
아마도 작가가 쓴 방송도 거의 듣지 못했을 -듣더라도 몰랐을-
완벽한 타인인 나도 따스한 에너지를 채워간다.
주말이 끝나면 다시 직장인 1의 삶으로 돌아가지만
주변을, 그리고 나 자신을 대하는
눈빛과 마음의 온도는 조금 달라져 있겠지.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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