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 - '아무 몸'으로 살아갈 권리
김소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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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보다 더 끌렸던 것은 부제 '아무 몸'으로 살아갈 권리, 라는 말이었다.

어느 것 하나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은 것이 -쉽든 어렵든-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난 다음,

그래도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었던 것은 배움과 몸의 관리였다.


둘 다 타고난 것이 도와줄 수는 있어도

의지와 노력으로 어느 정도의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거라는

'바람직하고 건설적인' 사고가 그 바탕이 되었다.

쉽게 퍼지거나, 그만 두거나, 혹은 자제심없이 

그저 내키는 대로 할 자유를 스스로 헌납하고

처음에는 허울 좋은 '건강'과 '자기계발'이라는 이름으로

끝이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경주를 시작했더랬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자존감과 안녕을 위해서라는 말 안에 감춰진,

사회가 요구하고 인정하는 기준을 맞추기 위해,

혹은 사회가 우러러보고 질투하는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즉, 내 삶을 남의 잣대에 맞추기 위해 애쓰면서

남들의 선망을 받는 다른 사람들(주로 유명인이나 연예인들)을 

좀 더 촘촘하게 재단했고

남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점을 나에게서 발견하면 으쓱-함을 느끼는 것이

과연 건강하고 계발적인 것인가?


<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의 저자 김소민님은 

우리 눈에 보이는 '몸'이라는 물질에서

다른 사람의 존재와 가치를 구분, 분별하고 평가하며 조롱하고 우월감을 갖는 

마음의 상태와

그런 가치관/세계관/시각으로 세상과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관계'에 대해

그리고 궁극적으로 다른 사람을 보았던 시선과 기준이 

자신에게로 향하는 지점에서의 '사랑'과 '안전/안정감'에 대해 이야기한다.


존재했지만 투명인간처럼 보이지 않았던,

 곁을 스쳐 지나가버린 것, 한 때의 순간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늘상 공기 중에서 부유하며 빛이 들어올 때만 어른어른거렸던

사소해서 눈치채기 어려웠던 모든 것들이 가지고 있는 나약함과 불안함에

시선을 주는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문득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창문이 열리는 기분이 들었다.


부족하고 모자란 것을 경멸하며 떨쳐내지 않고

애잔하게 바라보되 다정하게 온기를 나눠줄 수 있는

연대의 든든함이 돌고 돌아, 어느 날 분명히 힘없고 흔들리게 될 나일지라도

영영 버려지진 않을 거라는 쉼터가 되리라는 위안과 희망을 준다.

나이 든,

장애가 있는,

가난한,

병든,

너무 말랐거나,

너무 살찌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내 몸과 타인의 몸에 대해

관대함이 생기도록 마중물을 부어주는 책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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