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딴' 시리즈의 (벌써) 네 번째 책 <검도:몸과 마음을 쭉 펴는 시간>에서
다루는 주제는 검도.
저자 이소는 콘텐츠 제작 프리랜서 그리고 생활 검도인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직업은 온라인 기반의 콘텐츠 제작이지만
'생활'이나 '반려'라는 말은 기꺼이 검도에 붙인다.
그도 그럴 것이 20년 가까이 검도를 '취미'로 삼고
함께 살아가고 수련하는 생활 체육인의
자아와 애정이 듬뿍 들어간 책을 낼 정도이니까.
검도, 라는 말보다 더 흥미를 끈 것은 부제인 '몸과 마음을 쭉 펴는 시간'이었다.
기운도 없고 마음도 쪼그라드는 요즘같은 때,
'쭉'이라는 의태어가 주는 에너지가 좋았다.
장비를 쓰고 호쾌하게 소리를 내지르고
바람을 가르며 칼을 휘두르는 검도의 순간 뒤에
일과는 달리 수련의 성과가 당장 나올 필요가 없다고 마음을 다스리는 태도가 있었다.
내 속도대로 차근차근 쌓아온 노력이
어느새 n단이라는 발전을 이뤄내는 모습도 자랑스럽고
남들이 인정하는 n단 심사에 통과하는 쾌감과 뿌듯함도 좋지만
내 스스로 확신하고 몸으로 느끼게 되는 성장의 과정에 집중하는 점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와 책을 쓴 저자와의 물리적이고 시간적인 간격을 확 줄여주며
다른 모습의 일상을 살고 있어도 멀리 보면 비슷한
지금, 현재에 살고 있다는 동질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