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고 사회 경험이 없었을 때에는 '연고'라는 말의 의미를 잘 모르고 있었다.
우리나라가 그렇게 큰 나라도 아닌데, 짧은 여행이라도 가보지 않은 곳이나
친척, 친구, 지인이 살고 있지 않은 지역은 지명을 들어도 아무런 감흥이 일어나지 않았다.
뉴스나 날씨에서 매일 듣는 큰 광역시, 관광으로 유명한 곳의 이름 정도만 익숙했더랬다.
특산물은 조금 다른 이야기이다.
지역명을 앞에 붙인 먹거리는 계절마다 관념적으로 그 도시를 머리 속에 떠오르게 했다.
전국적 체인점을 가지고 있는 마트에서 과일, 생선, 고기, 쌀, 야채 앞에 붙은
지명들은 그곳에 대한 인상을 납작하게 만드는 데에 알게 모르게 일조했다.
<송일준의 나주 수첩>의 저자이자 <pd수첩>의 pd, 광주MBC 사장이었던 송일준은
나주에 대해 '나주배' 나 '나주 곰탕' 말고는 떠오르는 것이 없다는 점에 안타까움과
나주에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싶다는 직업적(!) 본능에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은퇴 후 제주도 한 달 살기에 이어 나주 오래 살기를 시작하며
유년시절을 보내며 쌓아온 추억과 여전히 살고 있는 친구들과 그리운 풍경 이외에도
나주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 장소와 인물, 뉴트로 하거나 현대적인 카페, 맛집,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어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매력적인 풍광과 멋드러진 문화,
그리고 감성이 넘치는 핫플레이스들을 구석구석 자세히 탐방하여 소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