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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아트
러셀 토비.로버트 다이아먼트 지음, 조유미 옮김 / Pensel / 2022년 1월
평점 :
눈이 아플 정도로 쨍한 핑크 색상을 책표지로 고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화려하고 대담한 색깔에 반해 멍때리며 계속 쳐다보다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면 (실제론 없는) 별들이 반짝반짝 거린다.
예술은 무엇일까? 를 얘기한다고 해서 책 제목은 <talk art>.
원래 팟캐스트 'talk Art'가 이 책의 조상님격이다.
배우로 낯익은 러셀 토비와 갤러리스트 로버트 다이아먼이
'친근하게 예술세계에 접근하자'는 목표로 동시대를 살아가며 대중들에게도 익숙한
배우, 음악가, 예술 애호가, 예술가, 큐레이터, 갤러리 관계자 등과
단독 인터뷰를 하며 인기를 얻었던 방송이다.
우리나라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거나 열었던 로즈 와일리, 데이비드 슈리글리의
이름을 발견하고 책에 수록된 작품으로 추억놀이 하는 것도 신나고 재미있었지만
'art'에 대한 개념이 확장되는 경험을 생생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사진, 도예, 사운드 아트, 퍼포먼스 아트, 공공미술, 만화 예술 등
현실과 상상의 경계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아,
예술의 세계는 늘 궁금하지만 가장자리에 머물러 있는 나같은 독자가
'작가가 뭔가를 표현하려고 하는 의도'를 어렴풋하게 감지-했다고 착각-하고
예술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별다른 저항없이 'art'로 수렴하다가도
아이들의 장난이나 의미없는 낙서처럼 보이는 것, 정리되지 않은 침구 형태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발상/설명/해석은 '벌거벗은 임금님' 동화가 생각나기도 했다.
'이게, 왜? 도대체 어디가?' 같은 질문이 폭죽처럼 머리와 마음에서 터질 때
이 책의 진가가 드러난다.
팟캐스트에서 시작된 힘이 발휘되는 것은
그 작품과 작품을 만든 작가에 대한 정보를 주고 설명하는 두 저자의 능력이다.
어려운 업계 용어를 남발하지도 않고 전문적인 지식을 늘어놓지도 않는다.
심도있는 인터뷰로 작가의 생각과 의도를 잘 전달받아 책에 넣고
예술 애호가이며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 콜렉터가 된 저자들이
세상에 더 알려지게 될 새로운 예술가와 전해지지 않은 이야기를 발굴하고
어떤 형태로 보면 세상의 비주류의 예술계에서도 더 비주류에 속해
목소리조차 내지 못해 주목받을 기회가 없는 여성, 유색인, 퀴어 예술인들의
활동과 그들이 표현하는 문화, 가치, 생각, 감정을 적극적으로 소개한다.
팬데믹 때문에 공연장, 미술관에 양껏 가지 못한 갈증이 해소된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예술인들의 작품을
나중에라도 한국의 미술관에서 볼 수 있을런지는 모를 일이지만
지금 나와 함께 이 지구 위에서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가
어디에서 무엇인가를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어 내고 있으며
그것을 응원하고 널리널리 알리기 위해 진심인 사람들이 꽤나 많다는 것을
알기 전과 후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
위로와 기운, 즐거움과 자유로움을 주는 예술의 힘이 이런 건가 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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